site
stats
에디션 선택 통합홈 English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DC 애틀랜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한국기독일보
X
뉴스 기독교 경제 Tech 라이프 오피니언 크리스천 잡스 포토 비디오

“평양이 북한의 다가 아닙니다, ‘평양 밖 북조선’ 민낯 보여주셨죠”

기독일보 이대웅 기자

입력 Apr 29, 2019 07:17 AM PDT

Print 글자 크기 + -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북한 주민들 사진으로 담아낸 <그들만의 평양> 강동완 교수

강동완 교수는 책에서 “카메라를 들면 왜, 무엇을 찍으려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늘 앞선다. 렌즈 안에 비친 또 다른 세상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끊임없이 싸운다. 그럴 때마다 단 하나의 약속만은 지키고자 한다. 그저 하나의 선택이 진실을 가리는 외눈박이만 아니면 좋겠다는 간절한 다짐”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 제공

강동완 교수는 책에서 “카메라를 들면 왜, 무엇을 찍으려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늘 앞선다. 렌즈 안에 비친 또 다른 세상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끊임없이 싸운다. 그럴 때마다 단 하나의 약속만은 지키고자 한다. 그저 하나의 선택이 진실을 가리는 외눈박이만 아니면 좋겠다는 간절한 다짐”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 제공 (포토 : )

올해 초 본지에 게재된 '엄동설한에 강가에서 빨래하는 북한 여성', '소달구지 끄는 북한 남성'의 사진은 많은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 뒤 부활절이 지났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아직 '부활'이 오지 않았다. 매일 자아가 죽지 않고 소확행 속에 자기만을 위해 사는 한국 그리스도인에게도 부활은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매일 죽음을 앞에 두고 죽지 못해 사는 북한 주민들은 아직도 부활의 소식을 들을 수 없는 것이다.

Like Us on Facebook

'평양 밖 북조선'의 충격적 민낯을 우리에게 보여준 이는 강동완 교수(동아대)이다. 통일연구원 출신의 강 교수는 북한 주민들을 사랑해서, 먼 발치에서나마 그들의 모습을 담아 우리에게 알리고 있다. 남들이 모두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쉬는 명절마다 북-중 접경 지역을 찾아 사진을 찍고 해설을 붙여 책을 낸다.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 명절까지 찍은 그들의 모습이 최근 <그들만의 평양>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본지에 게재됐던 사진들도 포함해, 올 컬러로 접경 지역 주민들의 실상과 일상을 담았다. 부제는 '인민의 낙원에는 인민이 없다'.

강 교수는 이전에도 <평양 밖 북조선: 999장의 사진에 담은 북쪽의 북한>을 통해 접경 지역의 풍경을 담아낸 바 있다. 또 <김정은의 음악정치: 모란봉악단, 김정은을 말하다>, <엄마의 엄마: 중국 현지에서 만난 탈북여성의 삶과 인권>, <사람과 사람: 김정은 시대 북조선 인민을 만나다>, <북중 접경지역 5,000리 길: 그곳에도 사람이 있었네>, <통일의 눈으로 부산을 다시 보다>, <한류, 통일의 바람> 등 다양한 북한 관련 서적을 출간했다.

부활절 너머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그리고 4·27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즈음하여 강연차 서울을 찾은 강동완 교수를 만났다. 강 교수는 4월 초 또 다시 북-중 접경 지역을 찾아 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온 후였다.

-계속 접경 지역에서 사진을 찍으시는데, 위험하지 않나요.

"물론 다소 위험합니다. 중국은 법적으로 접경 지역에서 촬영하는 일, 북한을 향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일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저는 국경선 너머 먼 곳을 찍어야 하기에 망원렌즈를 사용해야 하니 더 위험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수 없고,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길이 좋지 않거나 길이 아닌 곳을 다니다 보니 넘어지는 일도 잦습니다. 아무래도 국경이다 보니 북한 정보 라인도 있고요. 잡히면 더 이상 활동이 어려우니, 갈 때마다 노심초사합니다. 하지만 현행범으로 잡아야 추방할 수 있고, 제가 군사시설을 찍는 것도 아니니까요."

평양 밖 북조선 압록강
▲강 교수가 촬영한 북한 접경 주민들 모습. 얼어붙은 강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한 여성.  

-북한의 참 모습, '평양 밖 북조선'을 보여주는 책을 계속 내고 계신데요.

"정상회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년 4월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사회는 평양이 마치 북한이 전체인 것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평양 일부 특권층의 삶을 마치 북한 전체 주민들의 삶처럼 보여주면서, '북맹(北盲, 문맹(文盲)에 빗대 북한에 대해 무지하다는 뜻 -편집자 주)'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북한을 너무 모르고 있거나 나쁘게만 보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정상회담 후 평양 여행기나 취재기가 나오고, 김정은의 평화 이미지 등으로 미화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북맹'을 외치는 것이야말로 '북맹'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평양이 북한의 다가 아닙니다. 접경을 촬영하는 목적이 바로 그것입니다.

둘째 이유로 우리가 북-중 접경에 가면 북한의 풍경을 주로 보지만, 탈북민들은 그 안의 '사람'을 보기 때문입니다. 탈북민들에게 접경 지역에 자주 간다고 하면, '거기 보이는 곳이 우리 집'이라고 합니다. 친한 탈북민의 집을 갈 때마다 찍어오기도 합니다. 명절마다 접경 지역을 가게 되는데, 그렇게라도 명절에 고향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맹'을 외치는 사람들은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그러는 걸까요.

"평양에 다녀온 사람들이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같은 책을 냅니다. 지금까지 본 것과는 다른 평양의 모습이라는 것이지요. 저도 평양에 가 봤지만, 평양에서 보여지는 것은 철저히 연출과 의도에 의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평양 외에 다른 지역까지 봤다면서 그들이 의도하지 않은 일상을 담아냈다고 하지만, 그 역시 북한 당국이 의도하고 연출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허용해 준 곳들일 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담아오는 접경 지역은 북한 당국이 허용해준 곳이 아니기에, 그야말로 그들의 있는 그대로 삶을 볼 수 있습니다.

보여지는 삶과 보여주는 삶의 차이랄까요. 북한 주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실체를 보는 것은, 이처럼 그것과 많이 다릅니다."

평양밖 북조선 8
▲소달구지를 끌고, 방아질을 하는 사람들.  

-부족한 것 없이 첨단 사회를 살아가는 남한에 비해, 소달구지를 끌고 엄동설한에 강가에서 빨래 하는 여성들의 모습 등이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접경 지역을 가 보면, 과연 우리와 그들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가 생각할 정도입니다. 우리와 전혀 다른, 너무 어렵고 경제적으로 낙후된 모습입니다.

하지만 탈북민들은 '그나마 접경 지역이라 그 정도 사는 것'이라고 증언합니다. 내륙 지역은 더 사정이 어렵다는 것이지요. 국경은 그나마 밀수 등으로 중국 물건들이 들어갈 수 있고, 강이 가까워 빨래를 할 수 있는 물이라도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륙에는 강이 없어 물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요.

그들이 본 평양과 제가 본 접경 사이, 그 공간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더 어려운 삶이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닐까요.

"현장에서 보이는 그대로, 제가 담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계속 가려고 합니다. 북한에서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이 진짜 삶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내륙보다는 낫다고 하지만, 소달구지를 몰고 방아 찧는 사람들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이 팩트입니다. 북한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가는 그런 모습 속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탈북민들은 접경 지역에서 철조망을 넘다 적발되면 총살당한다고 증언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바로는 접경 지역에 CCTV가 부쩍 늘었습니다.

작년에는 없었는데, 소달구지가 다니는 디딜방아 찧는 마을 옆 초소에도 CCTV가 있습니다. 1년만에 큰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거의 200m 간격으로 초소가 있고, 그곳들마다 최첨단 CCTV가 달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믿지 않으려 해도, 보이는 실상이 그렇습니다."

강동완
▲접경 지역을 걷고 있는 강동완 교수. ⓒ강 교수 제공

-그러면 촬영이 더 위험해지는 것 아닌가요.

"중국 쪽에서는 원래 촬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북한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지역에는 어김없이 CCTV가 달려 있습니다. 북한 쪽은 그렇지 않았는데, 이번 달 다녀와 보니 모든 감시초소마다 CCTV가 생겼습니다. 탈북이 더 어려워진 것입니다.

빨래하러 나오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나오는 것조차 당국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 인권 문제가 사실과 다르다고 하지만, 빨래하러 강가에 나가는 일을 허락받고 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집에서 빨래를 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는 일입니까?"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그런다고 달라지느냐', '북한 내부 일에 간섭해선 안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통일을 지향하고 달성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북한 주민들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실 때 당신의 형상으로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같은 하나님 백성으로 만드셨는데, 지금 우상화된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함께 구원받아야 할 사람들이고 하나님의 형상들입니다. 우상화된 나라에서 핍박당하는 그들의 인권을 우리가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만의 구원일 뿐입니다."

-접경 지역을 자주 다니시다 보니, 신앙적인 체험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갈 때마다 두 가지를 기도합니다. 하나는 남들이 보지 않으려 하고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하셔서 북한의 실체를 알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공안이나 국경경비대의 눈을 가려 달라는 것입니다.

그곳에서는 경찰이나 공안이 제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있어, 누가 경찰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한 번은 적발돼서 아주 위험한 순간이 있었는데, 같이 다니는 분들이 기지를 발휘해 중국어로 이야기했습니다. 단순 중국 관광객인 줄 알고 보내줬습니다. 한국인이라는 게 알려졌으면 문제가 커졌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곳에 보내주셨고, 볼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접경에 가면 곧바로 어떤 풍경이 펼쳐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힘겨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야 하고 우상화 같은 장면들이 찾아져야 하는데, 보게 해 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평양밖 북조선 12
▲접경 지역에 붙잡혀 온 탈북민 형상의 표적지를 설치하여 공포심을 안겨준 모습.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으시지요.

"제 돈 써가면서 접경 지역에 다녀와서 책을 냅니다. 원가만 회수되어도 그걸로 다음 책을 냅니다. 수익을 생각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누군가 알려야 한다면, 그게 제가 되면 좋겠다고 기도합니다. 누군가 가야 하는 길이라면, 제가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곳에 가면 그냥 좋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돌아와 세상에 알리는 일입니다. 평양이 마치 지상낙원처럼, 김정은이 마치 평화의 전령사처럼 되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게 많지요. 집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하지만, 저는 그런 것들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너무 좋습니다.

대신 명절마다 접경 지역을 찾느라 한 번도 고향에 가지 못햇습니다. 짬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 기도하는 권사님이신데, '나라 위해 일하는 사람은 명절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기도의 힘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대북 지원과 연관되는 말씀인데요. 북한은 늘 '인민 중심'을 강조합니다. 늘 인민 생활 향상을 말하고, 심지어 북미 정상회담 때도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민을 위한 제재만이라도 해제해 달라'고 했습니다.

마치 인민을 생각하는 것 같지만, 사실 자신들이 인민에 대한 제재를 풀면 되는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아니라,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제재를 풀면 됩니다.

현장에서 소달구지를 끌고 겨울에 빨래하러 강가로 나오는데, 이는 상하수도 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생활을 하게 하면서도, 여전히 자력갱생을 주장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정말 어렵다고 달리 주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보이는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수십 km를 걸어가서 그 엄동설한에 물을 길어와야 살 수 있는 곳에서, 자력갱생만 외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고도 '북맹'이라는 표현이 나올까요?

이런 모습들을 보여주면 '목가적 풍경', '자연 그대로 살고 있다', '저 사람들만 그래? 우리도 1960년대에는 그랬어' 하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2019년입니다. 우리가 경험했으니 그들도 된다는 건 너무 가혹한 논리 아닙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께서, 북중 접경 지역에 직접 가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또 그 분들은 '가 봤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본 곳은 백두산 지역입니다. 백두산 관광 코스는 제가 가는 압록강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그곳을 가 보셔야 합니다."

평양밖 북조선 9
▲마을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영생탑. '위대한 김일성,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써 있다. 

-제재는 북한 핵무기 때문인데, 해법이 있으신가요.

"'빅딜'이니 스몰딜'이니 하지만, 결국 핵폐기를 비롯한 북한의 모든 변화는 주민들을 일깨우는 것만이 지름길입니다. 우리는 북한 정권과 협상해서 핵을 없애고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통일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북한에도 분명 의식 있는 계층들이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차라리 전쟁하자'고 할 만큼 북한 정권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들을 조직화하고 깨우는 정보전이 더 좋은 무기가 될 것입니다.

북한과의 협상 자리에 앉아 '핵을 포기하면 뭔가 해 주겠다'는 것, 그리고 지금처럼 '평화가 경제'라면서 경제협력을 하면 핵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호도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해서 핵무기를 내려놓지도 않겠지요.

협상을 주장하는 분들은 일단 반미 감정이 있기 때문에, 북한 핵무기는 미국에 대항하는 정당행위이므로 그것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핵이 있는데, 왜 북한만 포기해야 하느냐는 것이지요. 이 정권에서 핵 협상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전을 전쟁 직전 상황으로 과도하게 포장한 다음, 전쟁만 없으면 되고 그래서 지금이 평화의 시대인 것처럼 말합니다.

가장 답답한 것은 우리 사회 일각의 '대북 제재 극복 방안'이라는 용어입니다. 아주 나쁜 것을 함께 헤쳐가자는 의미입니다. 대북 제재의 근본 이유가 무엇입니까? 북한 핵무기입니다.

그러므로 제재를 어떻게 극복해서 남북간 교류를 활성화시킬지 고민할 것이 아니라, 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지요. 마치 제재는 나쁜 것이므로, '우리 민족끼리' 협력해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는 뉘앙스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통일과 남북관계는 경제나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통일이 되면 북한의 지하자원과 남한의 기술을 묶어 좋은 나라를...' 하고 말합니다.

하지만 통일은 '거기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들과 함께 하나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통일을 꿈꿔야 합니다. 최소한 교회 안에서라도, 돈과 경제가 들어가는 통일 논리를 극복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통일이 되면 남북한 모두 어려워지니 나중에 준비가 되면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는 아파서 절규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지금은 돌볼 여유가 없으니 좀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통일을 우리 관점으로 보는 전형적인 논리인데, 교계 내에서라도 이렇게 해선 안 됩니다.

평양 밖 북조선
▲북한 주민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원수도 사랑해야 하므로, 북한을 나쁘게 봐서는 안 되고 남북간 협상도 해야 하며 김정은을 용서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김정은과 원수 된 적이 없습니다.

실제 김정은의 원수는 그 정권 밑에서 고통당하고 생명을 잃고 원한이 맺혀 있는 북한 주민들입니다. 그들이 용서할 수 있을 때 용서라는 말을 꺼내야 하는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만으로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은, 성경을 잘못 해석한 것 아닐까요.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으면서, 왜 우리 바로 옆의 사람들은 그렇게 용서하지 못합니까? 왜 김정은에게만 그렇게 관대한 것입니까? 김정은이 정말 평화의 사도입니까?

우리는 오히려, 남북 관계가 좋아지려는 이 때에, 눈을 가리우는 것들을 벗겨 달라고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이전에는 한류를 북한에 보급하는 일에 관심이 많으셨는데요.

"그것도 지금 하는 일과 맥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북한에도 여러 계층들이 있습니다. 접경에는 소달구지를 모는 어려운 사람들도 있지만, 접경에 있기에 외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면도 있습니다. 북한을 깨울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들여보내는 진실된 정보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제 전략은 '트로이 목마'입니다. '그들은 알면 바뀔 것입니다.' 저는 이 한 문장을 얻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에 나와있는 북한 노동자들, 그리고 국내외 탈북민들을 만나보면, 이구동성으로 지금까지 속고 살았다고 말합니다. 북한을 나온 뒤 지금까지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북한 사람들이 안다면, 북한 사회는 금세 변할 것이라고 합니다.

평양이나 잘 사는 북한 사람들만 남한 드라마를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계층들에게 남한 영상물들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것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 내에 탈북민들을 섬기는 모임이 많은데,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교회 안에서 일반 성도들과 다른, 별도의 존재로 구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신앙 공동체 구성원으로 교회에 오는 것이지, 도움을 받고 섬김을 받으러 오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탈북민들을 '돌봐야 할 사람'으로만 여깁니다. 그렇게 접근하다 보면, 남한 성도들은 항상 우위에 서고 탈북민 성도들은 '2등 국민'이 되고 맙니다. 교회 안에서만이라도 '같은 지체'로서 대해주면 좋겠습니다.

평양 밖 북조선 15
▲고향을 두고 온 떠나온 그 아이는 북한을 내려다보며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보지 못했기에, 고향땅 보이는 압록강 물에 국화꽃 한 송이라도 놓아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탈북민들만의 별도 예배도 찬성하지 않습니다. 예배와 별도로 남북한 성도들이 함께하는 통일비전 공동체를 두는 건 좋지만, 탈북민들끼리만 모이거나 탈북민에게 봉사하는 선교회 등은 있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탈북민들은 봉사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도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취약계층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탈북민들 중에는 중국에서 자녀를 낳고 들어온 여성들이 많습니다. 모든 탈북민들을 돕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중국에서 온 탈북 여성들은 인신매매 등을 경험해 트라우마도 있고 중국 남성과 결혼해 자식들을 남겨놓고 온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듭니다. 자녀를 남한에 데려오더라도 미혼모로서 홀로 자녀 키우기가 굉장히 어렵지요. 그리고 그 자녀들은 한국어도 할 줄 모르고, 정착할 곳도 없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실질적 도움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탈북민들이 엊그제까지 북한에 있다가 금방 한국으로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최근 국내 탈북민 동향은 전혀 다릅니다. 70-80%가 중국에서 오래 살다가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많게는 15-20년까지도 있고, 대부분 5-10년 걸립니다. 이곳보다 중국 문화에 더 익숙하다는 말입니다.

이런 디테일한 상황을 알아야 적극 대처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주체사상을 교육받았으니 빨리 없애야 한다'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에 남겨진 자녀들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데려왔다 해도 학교를 보내기 힘들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그저 장학금 주고 김장 담궈주는, 눈에 보이는 지원을 위주로 해 왔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교회에서 한 명의 탈북민을 돌보는 일입니다. 확률적으로 여성일 경우가 많고, 그 중 70-80%가 중국에서 왔습니다. 최근 탈북 동향에 맞춰, 그런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돌봄이 필요합니다. 그 실태를 알리기 위해 쓴 책이 <엄마의 엄마>입니다. 책에 나오는 분들은 지금도 중국에 살고 있습니다."

강동완
▲강동완 교수는 이번 책에서 2019년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북중 접경에서 바라본 북녘 사람들의 가을과 겨울을 찍고 기록했다. 그는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살아가는' 평양시민이 아닌, 오늘 또 하루를 '살아내는' 북한 인민들의 억센 일상을 담았다"며 "평양만 바라보며 마치 저 분단의 땅 너머에 사회주의 이상촌이 우뚝 자리한 것처럼 감동의 눈시울을 적시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활절이 지났고 이제 북한자유주간을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평화의 시대'에 북한 인권을 말하면, 남북 관계에 저촉되는 존재들처럼 묘사됩니다. 하지만 우리마저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북한 인권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정말 없다는 사명감으로 이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자로서 정권의 방향에 맞춘 연구가 아니라, 이런 연구와 내용이 계속 필요하기에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학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학자가 아니었더라도, 북한 주민들의 아픔을 본 상황에서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제가 가진 사명을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시대에 영합하지 않고, 통일의 한 길을 위해 무쏘의 뿔처럼 묵묵히 걸어가고 싶습니다. 모두가 'No' 하더라도, 묵묵히 가자는 것이 제 마음입니다."

-비전이 있으시다면.

"1년에 3-4권씩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렸듯 원가만 회수되면 다음 책을 내고 있는데,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게 주어진 사명,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는 일을 계속 해 나가는 것이 비전입니다."

© 2016 Christianitydaily.com All rights reserved. Do not reproduce without permission.

의견 나누기

Real Time Analytics
Web Analy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