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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요 칼럼]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

기독일보 news@christianitydaily.com

입력 Apr 15, 2019 12:08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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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요 목사
김한요 목사(베델교회)

옛날 어른들은 자기 자식들을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고 농담처럼 말하 곤 했습니다. 아마 속 썩이는 자식들에게 부모를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출생의 비밀(?)을 남발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다리 밑에서 주 워 온 자식이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얼핏 보면 정말 아버지와 닮은 곳 이 없어서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는 이야기에 설마… 했지만 자라면서 아버지와 붕어빵이 돼 가는 모습에 영락없는 아버지의 자식임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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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내 안에 아버지의 모습이 있는 것을 발견하 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식성이 비슷한 것부터 사소한 몸짓이나 제스처 까지 아버지의 모습이 저에게 그대로 배어 있음에 몹시 놀라곤 합니다. 아버지께서 남의 말을 들으실 때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입을 동그랗 게 오므리시던 모습은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던 아버지의 모습이셨는 데 요즘 제가 가끔 성도님들과 이야기할 때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 이며 입을 오므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아버지를 닮은 저를 보며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의 핏줄이며 한 가족임을 확인합니다.

부부는 닮는다고 합니다. 남남이 만나 닮은 구석 하나 없었는데 같이 살다 보면 세월의 흔적에 굽이굽이 잡힌 주름이 두 사람을 비슷하게 만 드나 봅니다. 사진을 찍어 보면 틀림없습니다. 서로의 개성이 뚜렷했 던 젊은 시절의 모습과는 달리 어느새 세월의 풍파에 깎인 듯 둥글둥 글하고 부드러워진 얼굴은 남매간의 모습으로 변해 있습니다. 이목구 비가 너무나 뚜렷하게 태어난 늦둥이 막내를 보며 ‘내 아이가 맞나’ 라 며 농담을 했는데 이 별종이 자라 가며 형제들과 닮은꼴이 되어가는 것 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영적인 면에서 다리 밑에서 주워 온 남의 자식과 같았습니다.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을 보면 아버지를 닮은 구석이라 곤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한 해 두 해 살다가 어느 날 아버지를 닮은 점들이 우리 가운데 하나둘씩 나타나는 정말 신기한 일 들이 벌어집니다. 기도하는 모습, 남을 돕는 모습, 인내하는 모습, 차 분하면서도 따듯한 말투,… 성경을 읽으며 가슴이 뜨거워지고 말씀대 로 순종하는 모습들… 나도 모르게 배어 나오는 이런 모습에 화들짝 놀 라는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영적 고아와 같던 우리들에게 어느 날 주님 닮은 모습이 조금씩 조금씩 생겨나는 게 신 기해서 스치는 봄바람에도 눈물이 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한 가 족임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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