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하나님의 존재
과학과 하나님의 존재 칼 가이버슨, 프랜시스 콜린스 | 김정우 역 | 새물결플러스 | 323쪽 | 17,000원

유신론적 진화론 이끄는 과학자들 저술한 입문서
성경과 자연계, 두 개의 독립적·상호보완적 계시

“진화는 실험을 통한 여러 증거의 지지를 받는 하나의 과학 이론이다. 신학적으로 볼 때 진화는 하나님의 창조가 내보이는 놀라운 특성에 대한 비범한 통찰이다.”

<과학과 하나님의 존재(The Language of Science and Faith)>는 유신론적 진화론(theistic evolution) 개념을 받아들이는 바이오로고스(BioLogos) 재단을 이끄는 두 명의 과학자, 프랜시스 S. 콜린스(Francis S. Collins)와 칼 W. 가이버슨(Karl W. Giberson)이 썼다.

그들은 유신론적 진화론에 대해 “하나님이 생명을 창조하실 때 자연 질서 안에서 자연 법칙들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과정들을 사용하셨다는 믿음”이라고 정의한다.

이들 그룹은 현재 젊은지구창조론(Young Earth Creationism)과 오랜지구창조론(Old Earth Creationism),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ng) 운동과 더불어 ‘창조-진화 논쟁’의 한 축이다.

책은 유신진화론 또는 바이오로고스의 과학과 종교(기독교와 신학)에 대한 입장, 그 ‘난처한 질문’들에 ‘솔직한 대답’을 하면서 이를 잘 정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과학자들의 글이지만, 의외로 웬만한 신학서적들보다도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 그래서 독자가 유신론적 진화론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들의 주 논거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입문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진화론에 대한 여러 오해와 편견들을 풀어주면서, 때로는 ‘하나님의 창조하심’에 대한 신앙적 입장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예컨대 진화론은 현존하는 모든 종은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래했다고 말하지만, 이 이론이 ‘생명의 기원’과 ‘진화 과정에서의 목적성’ 등을 다루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신학의 과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공통 조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우리가 원숭이나 다른 어떤 영장류로부터 유래했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인간은 침팬지나 다른 어떤 영장류로부터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들과 조상을 공유한다.”

이 외에도 과학과 종교의 조화, 다윈의 진화론, 우주의 미세조정, 지구의 연대 문제 등 이제까지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놓고 진행된 다양한 논쟁과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오랜지구창조론은 다윈의 진화론 이전에도 존재했으며, 젊은지구창조론은 비교적 최근에야 각광받고 있는 이론이라는 사실도 전해준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과학이 무신론을 조장한다고 두려워하거나 외면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과학이 자신들의 믿음을 부식시킬 것이라고 오랫동안 겁내면서 초조해했던 신앙인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하나님께서 두 개의 독립적이고 상호보완적이며 신뢰할 만한 계시, 즉 성경과 자연계를 주셨다는 믿음으로부터 도출된다.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자라는 주장에 있어 지성적으로 겸손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창조자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그보다 더 풀기 어려운 어려움을 많이 불러 일으키며, 궁극적으로는 의미와 목적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세계관과 관련해 덜 만족스러운 토대만을 제공할 뿐이라는 사실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