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흑인 여성이 시카고의 시장으로 선출됐다.

흑인 여성이 시카고의 시장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뉴욕, LA, 시카고라는 미국의 3대 대도시에서 동성애자가 시장으로 당선된 것도 최초다.

상대 후보도 흑인 여성으로, 둘 중 누가 당선되도 시카고 시장 선거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었다. 두 흑인 여성이 시카고 시장을 놓고 결선 투표를 벌인 것도 이번이 최초였다.

동성애자 시장의 당선으로, 향후 시카고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가 주목된다. 앞서 휴스턴에서는 동성애자 여성 시장이 당선돼 보수적인 시민들과 특히 기독교인들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시카고 트리뷴, CNN, 폭스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2일 열린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정치 신인인 로리 라이트풋(56·민주) 전 연방검사가 '거물급 정치인'인 같은 당의 토니 프렉윈클(72·쿡 카운티 의장)을 압도적 차로 누르고 최종 승리했다.

개표 초반부터 앞서나간 라이트풋은 무려 7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6%에 그친 프렉윈클 후보를 압도했다.

라이트풋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기 전까지 한 번도 선거에 출마한 적이 없는 정치 신인이었다.

라이트풋은 당선 확정 후 "우리가 사랑하는 이 도시를 위해 우리는 함께 일해갈 것"이라면서 "오늘 여러분은 역사 이상의 것을 만들었고, 변화를 위한 새로운 무브먼트를 일으켰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라이트풋은 이번 선거에서 급부상한 시카고 정계의 새 얼굴로, 경찰 감독·감찰 기관의 수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동성애자다. 시카고에서 '흑인' '여성' '동성애자'라는 수식어를 모두 가진 정치 무경험자가 시장이 된 것에 대해 대해 현지 언론들은 '정치 머신'(Political Machine)으로 일컬어지는 부패한 시카고 정치에 신물 난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라이트풋은 오하이오 주 매실런에서 태어나 미시간대학(앤아버)과 시카고대학 법대를 졸업했고, 동성배우자 에이미 에술먼과의 사이에 딸(10) 1명을 두고 있다. 

한편, 앞서 또 다른 미국의 대도시 중 하나인 휴스턴에서도 동성애자 여성 시장이 당선된 바 있는데, 이후 시에서 성평등 법안이 도입돼 논란이 됐었다.

남성이 여성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례의 도입이 추진되고, 휴스턴 시 목회자들이 시의회로부터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거나, 바른 성정체성 정립을 요구하는 설교를 해서는 안된다'는 강요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