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언젠가 TV를 보다가 한 아프리카 흑인 소년의 기구한(?) 삶을 마주하고 눈물이 났던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한창 응석을 부릴 나이지만 소년은 늘 할머니를 염려하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가족이라고는 80이 넘으신 할머니 한 분 뿐인데 그 할머니가 앞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아이는 이른 아침부터 남의 밭에 나가 땅을 일궈 400원을 벌었고, 그것도 모자라 뜨거운 낮에는 양조장에 나가 술 담그는 일을 도와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천근같이 무거워 보이는 몸뚱이를 끌며 그 아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너무 힘든 날에는 엄마가 보고 싶어요..." 하지만 눈물을 닦으며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할머니가 계셔서 너무 좋아요. 열심히 일해서 할머니에게 맛있는 것 많이 사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그 아이는 앞을 보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길이 되고 있었습니다. 

 

놀먼 슈워츠코프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수 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미국의 전쟁 영웅입니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이동중이던 그의 부대에 폭발음이 울려 퍼졌습니다. 흑인 병사 하나가 실수로 지뢰를 밟았던 것입니다. 한 쪽 다리를 잃은 병사는 사시나무 떨듯 떨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그 누구도 선뜻, 그를 구하겠다고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 반대쪽에서 병사를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당시 연대장이었던 놀먼 슈워츠코프였습니다. 그는 그렇게, 지뢰를 밟아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던 부하를 들쳐 업고 지뢰밭을 걸어 나왔습니다. 여러분,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모두가 두려움에 압도되어 죽어가는 전우를 보면서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 일반 사병도 아닌 중령이, 분대장도 아닌 연대장이 직접 목숨을 걸고 자신의 부하를 구해내는 장면을 보면서 그들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저런 분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요? 모두가 두려움에 압도되어 있었을 때, 슈워츠코프는 그들의 길이 되었습니다. 

'김우수'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중국집 배달원이었던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던 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저 흔하게 있을 법한 사고였지만 그의 죽음이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이유는, 그의 선한 행적 때문이었습니다. 고아원에 버려져 불우한 성장기를 보냈을 뿐 아니라 방화사건에 연루되어 교도소에도 수감된 적도 있었지만, 그는 수년간 중국집 배달원 일을 하면서 불우한 아이들을 돌보는 삶을 살았습니다. 한 달에 달랑 70만원을 벌고, 고시원 쪽방에 살 수 밖에 없을 만큼 가난했지만, 그는 5명의 아이들을 돌보며 그들의 길이 되어주었습니다. 길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길이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영혼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입니다. 죄인들을 살리시기 위해 모든 영광을 버리신 예수님의 마음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누군가에게 길이 되는 삶을 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길이 되어 주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길인 줄로 믿습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