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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칼럼] 어느 재벌의 고백

기독일보

입력 Mar 11, 2019 05:57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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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박사
김형태 박사

돈은 목적가치 아닌 사용가치
돈은 사랑의 대상 아닌 활용의 대상
재물도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것

돈은 돌고 돌아야 (유통)된다 해서 '돈'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데, 돈이 돌지 않고 통장이나 금고나 지하실 어느 상자 안에 갇혀있다면 경제는 질식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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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위해 피(혈액)가 계속 순환되어야 하듯 돈도 좋은 목적(인간의 행복)을 위한 수단 가치로 계속 활용해야 한다. 마치 물이 계속 흘러 땅을 적시고 식물들을 자라게 하며 이 지구를 윤택하게 해야 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돈은 목적가치가 아니라 사용가치로 대해야 한다. 그것이 목적가치로 변질되는 순간,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발동하며 치사하고 누추하게 된다.

그래서 돈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의 대상이고 소유권보다 사용권을 누려야 축복이 된다.

성경에서도 "돈을 사랑함은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딤전 6:10)"라고 했으며,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히 13:5)"고 가르치고 있다.

동양에서도 "삼일 동안만 마음을 닦아도 천 수레의 보배가 되지만, 백년 동안 물질을 탐냈어도 하루 아침에 티끌이라(三日修心千載寶 百年貪物一朝塵)"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교훈을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나의 어린 시절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약물과 알코올 중독자였고 어머니는 내가 12살 때 아버지와 이혼했다. 점점 약물과 우울증에 빠진 아버지는 절도죄로 감옥까지 다녀왔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여동생 역시 가출했고 아버지처럼 약물 중독에 빠졌다. 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가족도 친구도 없었고 오직 컴퓨터 앞에서만 지내왔다. 매우 힘들고 외로웠다. 그래도 컴퓨터 앞에서만 지내다 보니 나름대로 기술은 늘어갔다. 드디어 게임을 개발하게 되었고, 나만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완성시키게 됐다.

그렇게 하여 '마인크래프트(Minecraft)'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대부분 이름을 알고 있는 게임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받게 되어 MS에 팔았더니 25억 달러(약 2조 9,660억 원)를 받게 됐다. 그야말로 대박이 난 것이다.

물론 가난했던 내 인생도 바뀌었다. 비버리 힐스에서 가장 비싼 집을 샀고 주말엔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돈을 막 뿌렸다.

우리 집이 어느 정도냐면 침실이 8개, 욕실이 15개, 차고도 16칸쯤 된다. 집 안에 수영장이 있고 창밖으로 도시 전경이 펼쳐 보이는 장소다.

하룻밤 파티 한 번에 16만 달러(약 1억 8,900만 원) 정도를 껌값처럼 지불했다. DJ도 부르고, 유명한 배우들도 초청하여 질펀하게 즐기고 놀아도 무방했다.

몬테카를로에서 헬기와 요트를 즐기려고 전 직원을 제트 여객기로 태우고 날아간 적도 있다. 진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사치스런 생활을 했다. 하지만 현재 나는 행복하지 않다.

막대한 재산과 명성은 나에게서 ①사람과 ②의욕과 ③관계를 모조리 빼앗아 갔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맘대로 누리게 됐지만, 더 이상 노력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고 더 없이 외로워졌다.

좋아했던 여자는 내가 사는 방법이 두렵다고 말하면서 더 평범한 남자한테 가 버렸다. 어찌어찌 하여 결혼은 했는데 그 아내도 일 년만에 나와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 '가족'이라는 단어에 남은 의미는 딸의 양육비로 매달 보내는 6,000달러(720만 원)가 전부인 셈이다.

사람들은 내가 개최하는 호화로운 파티에 찾아오지만, 대머리에 이상한 옷을 입은 나를 보고 싶어 오는 것은 아니다. 나와 친해지려는 사람들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

어렸을 때와 젊었을 때엔 이런 것을 몰랐었다. '사람은 그리고 행복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었다. 지금 나는 너무도 외롭고 정말로 고통스럽다."

이 이야기는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마커스 페르손의 자기고백 내용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계영배(戒盈杯)라는 술잔이 있었다.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만든 의기(儀器)에서 유래됐다 한다. 공자가 제(齊)나라 환공(桓公)의 사당을 찾았을 때, 생전의 환공이 늘 곁에 두고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사용한 술잔을 보았다.

술잔 밑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도 술이나 물을 어느 정도까지 부을 땐 전혀 새지 않는데, 7부 이상 채우게 되면 사이펀 작용에 의해 밑구멍으로 쏟아져버리는 잔이었다.

환공이 이를 늘 곁에 두고 조심했다하여 '우좌지기(宥坐之器)'라 불렀고, 이를 본받아 공자도 똑같이 이를 옆에 두고 지나침과 과욕을 스스로 경계하였다 한다.

재물도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것이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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