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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칼럼] 절망의 세대 속에 소개된 소망

기독일보 news@christianitydaily.com

입력 Mar 07, 2019 12:44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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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읽고 의아해 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대사가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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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공연된 작품을 지금 다시 보아도, 몇 되지 않는 인물의 대사를 명쾌하게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사뮈엘이 별로 하는 일도 없이 ‘고도를 기다리며’ 이럭저럭하다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내가 그 의미를 모른다고 전문가들이 엉터리는 아닙니다. 이 작품은 전에 없었던 장르, 즉 “부조리극”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습니다. 2차 대전 후에 유럽이 정신적으로 붕괴되면서, 아울러 가장 개화된 유럽이 전쟁으로 처참해진 상황을 바라보면서, 그 시대의 지성들이 인간의 불합리와 절망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시대의 철학자 중 하나인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인간을 내 던져진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알베르 카뮈는 인간이 “불합리하고 부조리하며 절망스런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사뮈엘 베케트는 그 불합리와 부조리한 상황을 작품 속에서 밑도 끝도 없는 정체불명의 대화를 통해 이어갑니다. 음습함과 불안, 합리적인 이성으로 딱 떨어지지 않고 모호하게 이어지는 대화가 그 특징입니다. 불안과 절망과 몰이해의 안개가 이 작품의 전편에 흐르는 분위기입니다. 바로 그것이 내 던져진 시대의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작품의 절망 속에서 변치 않는 한 가지 도전적 단어는 “기다림”입니다. 작품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도(Godot)가 하나님(God)인지 재림주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못내 떠나지 못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기다리지 않는 등장인물보다 낫다는 것을 작가는 넌지시 말합니다. 누구를 기다리는지 확실히 알지도 못하지만,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가 정확한 소식을 전한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소망을 기다리는 쪽이 더 낫다는 결론입니다.

오늘도 성도들은 암울한 시대 속에서 살아갑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다원주의와 상대주의, 혼합주의와 상황주의의 혼돈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참 진리이고 대안인가를 질문 받습니다. 사람들은 “신이 죽었다”고 하며, 혹은 우리가 “신을 죽였다”고 말합니다. 더 이상 하나님과 교회에 의지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황제숭배가 만연되기 시작하던 서기 50년대 초반에, 사도 바울은 절망적 세상을 향하여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하나님이 소망이다! 그리스도가 대안이다! 교회가 대안이다! 교회의 잘못을 바라보며, “교회가 소망”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하여 “정말 당신들이 우리의 영광이요 기쁨”(살전 2:20)이라고 고백합니다. 소망은 그리스도와 그의 몸인 교회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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