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즈음해, 납북자와 북한 억류자들을 기억하는 모임이 개최됐다.

'제38차 북한억류자 송환 및 6.25 납북자, 김동식 목사 등 납북자 생사확인과 유해송환 촉구' 기자회견은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개최됐다.

주동식 회장(김정욱 선교사 후원회)은 인사말에서 "2013년 10월 북한에 억류돼 6년째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 6명의 무사 귀환을 위해 오늘도 우리는 38번째로 집회를 갖는다"며 "비핵화도 좋고 평화선언도 좋지만,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 6명의 무사 귀환이 이뤄지지 않는 회담은 잘못된 회담"이라고 지적했다.

주 회장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1번 만나 억류했던 한국계 미국인 3명 모두를 풀어줬지만, 문재인 대통령과는 3번이나 만나면서도 대한민국 국민들을 풀어주지 않고 있다"며 "민족공조를 강조하면서도 같은 민족인 대한민국 국민을 억류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랜 감옥 생활로 김정욱 선교사의 건강이 매우 나빠졌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이 된다"며 "지금도 가족들은 무사귀환을 눈물로 기도하고 있다. 오토 웜비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즉각 대한민국 국민 6명을 집으로 돌려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김기용 회장(6.25납북결정자가족회)은 연대발언에서 "6.25 전쟁 시기 우리의 아버지들이 억울하게 북한으로 끌려가 지금까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가 없다. 내년이면 6.25가 발발한지 70년인데, 아버지를 잃은 슬픔으로 살아온 기나긴 세월을 생각하면 억울해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김 회장은 "종전선언을 하려면 제네바 협약에 따라 포로와 민간인 억류자를 먼저 송환해야 한다"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를 이루려 한다면, 먼저 6.25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을 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달라"고 했다.

황인철 대표(KAL기납치피해자 가족회)도 "1969년 MBC방송 PD였던 아버지는 출장을 위해 대한항공 비행기를 탔다 북한 공작원에 의해 공중납치를 당해 50년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납북자들의 가족이 송환되지 않는 한, 진정한 평화의 시작은 절대로 없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국민 여러분들의 가족이 소중한 것처럼, 우리 가족도 너무나도 소중하다"며 "진정한 평화를 위한 새로운 시작점이 우리 가족과의 만남에서 시작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께서 적극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규호 목사(선민네트워크 대표)는 성명서 낭독에 앞서 "북한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얻어진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닌 거짓 평화다. 대한민국 국민 6명의 무사귀환 없는 평화회담은 나쁜 회담"이라며 "10만여명의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얻어지는 평화는 비겁한 평화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결코 비겁한 평화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용기있고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억류자를 석방하고 국군포로, 6.25 납북자, 납북 어부, KAL기 납북자, 김동식 목사를 비롯한 모든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막중한 책무를 가진 문재인 대통령도 이 문제에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번 더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해 5월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전격 석방됐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억류자들과 함께 북한을 떠났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는 미국 시간 새벽 3시 앤드루스 공군기지으로 직접 마중을 나가 억류자들을 환영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또 "자국민 보호를 위해 애쓰는 미국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래서 미국 시민권을 얻으려고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구나' 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제 다음 차례는 김정욱 선교사(2013년 10월 억류), 김국기 선교사(2014년 10월 억류) 최춘길 선교사(2014년 12월 억류), 고현철 씨(2016년 7월 억류)를 비롯한 탈북민 3명 등 우리 대한민국 국민 6명의 무사 귀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북한 비핵화와 평화구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북한인권 문제들"이라며 "특히 대한민국 국민과 관련된 북한 억류자들의 송환과 국군포로, 6.25 납북자, 납북 어부, KAL기 납북자, 김동식 목사를 비롯한 모든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 이산가족 자유상봉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성명서에서는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종전을 할 경우 포로와 억류된 민간인을 석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종전 논의와 함께 국군 포로와 6.25 납북자를 비롯한 모든 민간인들의 석방과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나아가 우리 후손들에게 인정받는 진정한 평화를 이루려면, 탈북난민 강제북송, 탈북여성 인신매매, 정치범수용소, 종교탄압, 공개처형, 고문, 구타, 강제노역 등의 북한 인권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북한인권 문제는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우리 민족의 매우 중대한 과제"라며 "북한인권을 외면하고 얻어지는 평화는 참된 평화가 아닌 거짓 평화이며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평화"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이번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핵폐기 못지 않게 북한인권문제도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인권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한 북한 억류자 6명의 석방과 국군포로 및 6.25 납북자, 납북어부, KAL기 납북자, 김동식 목사 등 모든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을 통해 남북평화 정착에 대한 의지를 실제적으로 보여주길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생사확인과 송환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북한억류자석방촉구시민단체협의회, 6,25납북피해자대책위원회, 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 등 주최 측은 매주 납북자 석방 촉구 집회를 갖고 있으며, 이날부터 목요일에서 수요일로 요일을 바꿔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