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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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초막절과 초막절 관습

1. 서론

히브리어로 '숙곳'(Sukkot)이라 명명되는 초막절은 이스라엘 3대 명절 중 하나로서 유대력 7월 15일부터 시작하여 8일간 계속되는 가을명절이다. 유대력으로 7월은 서양력에서는 9월이나 10월경에 해당된다. 시기적으로 초막절은 모든 추수를 마친 후에 감사절 의미로 진행되는 축제이다. 따라서 어느 명절보다도 즐거운 절기로 여겨지고 있다. 유월절이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그 해의 첫 추수를 거두는 시작이라고 본다면, 초막절은 일 년 추수의 종결과 함께 겨울 우기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기도 한다.

초막절이 지켜지고 있는 유대력으로 7월 '티쉬리'에는 초막절 외에도 행정적으로 신년인  나팔절(7월 1일)과 전국이 금식일로 지키는 대속죄일(7월 10일)이 연이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달 거의 대부분 시간을 명절 분위기로 보내는 달이기도 하다. 바벨론 포로 이후 신약시대에 이르기까지 초막절은 시기적으로 한해의 추수를 마치는 때이면서 새로운 신년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종말적 신앙과 관련되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2. 초막절의 명칭들

초막절에 대한 명칭들은 성경에서 몇 가지로 다르게 나타나 있다. 그러한 명칭들은 각각 다른 측면에서 초막절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반영시킨 것이다. 성경에 나타난 초막절의 명칭들과 의미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초막절

우리말 개역 성경에서 '초막절'이라 번역된 이 명칭은 히브리어의 '하그 하-수콧' (hag ha-Sukkot)에 해당되는 것으로 성경의 대표적 명칭이다. 영어에서는 'the Feast of Booths' 혹은 'the Feast of the Tabernacles'로 번역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수콧'은 초막절 기간 중 집밖에 짓는 초막인 '수카'의 복수형으로서 출애굽 사건에서 가나안 입국까지 광야 방랑 중 이스라엘이 거주했었던 장막생활을 기념하는 것이다.

(2) 수장절

이 명칭은 출애굽기에서만 두 번 사용된 명칭으로서 히브리어로는 '하그 하-아시프' (hag ha-Asif)이다(출 23:16; 34:22). 영어에서는 이것을 'the Feast of In-gathering'으로 번역하고 있다. 이것은 일 년 동안 추수한 것을 거두어들인다는 의미이며(레 23:39), 특히 "타작마당과 포도주들의 소출을 수장한 후(신 16:13)"에 초막절을 지키라는 말씀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막절을 지키는 시기와 계절은 일 년의 마지막인 '연종'(출 23:16)이라 규정하였으며, 한해에서 다른 해로 넘어가는 '가을'(출 34:22)로 이해하였다. 우리말 성경에서 '가을'로 번역된 히브리어 '테쿠파트 하샤나'(Tekupath ha-Shanah)는 '그 해의 바뀜'(the turn of the year)이란 의미이다.

(3) 여호와의 절기

레위기 23:39과 사사기 21:19에서는 초막절을 여호와의 절기라고 부른다. 이것은 초막절이 추수감사제를 비롯한 신년 축제로서 여호와의 언약을 갱신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절기이기 때문이다. 신명기 31장과 느헤미야 8장에 의하면, 초막절에 여호와의 율법이 낭독되었는데, 이것이 곧 하나님과의 언약을 갱신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명칭과 관련하여 성서에서는 단순히 '절기'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하그'(hag)에 정관사만을 붙여서 '헤-하그'(he-hag; the feast)라는 명칭도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왕상 8:65; 대하 7:8; 신30: 27; 겔45:23,25), 때로는 '절기'에 초막절이 있는 '7월'을 붙여서 '7월 절기'라고 명명하기도 하였다(왕상 8:2; 느 8:14). 삼대명절은 외형상으로는 동등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초막절이 다른 어느 명절보다도 더욱 중요시된 절기임을 이 명칭은 드러내주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