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림 목사
평안교회 강성림 목사

2013년 5월 3일 조선일보 문화면에 "소속 없는 신앙인 '가나안' 교인을 아시나요?"라는 부제가 붙은 글이 기사로 났었습니다. '가나안'을 거꾸로 하면 '안나가' 입니다. 그래서 '가나안' 교인이란 "나는 교회에 나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크리스천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랍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Believing without Belonging (소속없는 신앙)' 혹은 'unchurched Christian (교회없는 크리스천)'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목회사회학 연구소 (소장 조성돈)에서 '가나안 교인' 316명을 설문조사하고, 그 중 18명을 심층 인터뷰해서 '갈 길 잃은 현대인의 영성 - 소속 없는 신앙인의 모습'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4월 25일 한국 명동 청어람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우선 간단히 이 보고서의 결과를 보면, 보통 '가나안 교인'은 초등학교부터 교회에 출석했던 분들이고 (46.7%), 5~15년 교회를 출석했으며 (43%), 열성적으로 혹은 어느 정도 교회 활동을 했던 분들 (90.3%) 이었답니다. 또한 이들이 교회를 안나간 지는 평균 10년 쯤 (52.6%) 이었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교회를 등지고 떠난 결정을 하게 된 이유가 최근 10년간의 교회 모습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하고 이 보고서의 핵심인 "이들이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를 보면 큰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첫째, "교회의 이중적인 모습에 질려서", 둘째 "무조건식 믿음에 거부감을 느껴서" 였습니다.   

"감정에 호소해 엉엉 울음을 터뜨리게 하는 틀에 박힌 집회가 싫었다" (30대 회사원), "시대착오적인 예화만 늘어 놓는 설교가 견디기 어려웠다" (40대 회사원), "돈 많이 번 교회, 크고 화려한 교회가 다 좋은 거라면 교회가 세상과 다른게 뭔가" (50대 의사) 같이 교회에 실망하고 낙심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그 이유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 권오성 목사는 "문제의 본질은 '가나안 교인'이 기존 교회에 대한 의문과 불신을 드러내는 '시대적 현상'이라는 점이다"라고 했고, 실천신학대학원대 정재영 사회학 교수는 "교회가 본질적 모습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 될 수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2018년 11월 30일 기독일보에 "한국 '가나안 성도' 더 늘어, 교회 떠난 기간은 평균 7.7년" 이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이번에는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소장 정재영 교수)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 10월 4일부터 16일까지 13일 동안, 1년 2회 이하 출석자를 포함해 기독교 신앙은 있지만 현재 교회를 다니고 있지 않은 826명을 대상으로 '가나안 성도' 실태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조사 중에 가나안 성도의 55.9%가 교회에 다시 나갈 의향이 있다고 답을 했고 그들이 다시 가고 싶은 교회의 유형을 알아보았습니다.  

         6위        6.7%   신앙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회 

         5위        8.2%   교인 간에 관심과 배려가 많은 교회

         4위        8.4%   헌금을 강조하지 않는 교회 

         3위        9.9%   생활에 모범을 보이는 교인이 있는 교회 

         2위        18.2% 예배 형식이 자유로운 교회 

         1위        46.0% 신앙과 생활이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

1위, 3위, 5위가 예수를 믿는 사람들에 관한 기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 1위가 다른 이유보다 월등하게 높게 나왔습니다. 목회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면서 기대하는 것은 큰 교회도 아니고, 좋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있는 교회도 아니고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눅7:24)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부드러운 옷 입은 사람이냐?" (눅7:25)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선지자냐? (눅7:26) 

이렇게 세번 물으시고는 "옳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선지자보다도 나은 자니라" 하십니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람을 보고 싶어 합니다. 20년 전 헬라어 교수님이 기도하실 때마다 항상 고백하시던 구절이 가슴 깊이 떨림으로 다가 옵니다.

Kuvrie !elevhson hJma'",  "큐리에 엘레에손 헤마스" (Lord! Have mercy on us.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