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전 국가가 감옥과 같다."

북한 인권 실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7일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UN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경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삶의 질 개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예비조사 연구에 따르면, 이같은 노력들이 대부분의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으로 전환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사실, 지난 1년 동안 세계가 (북한의) 긍정적인 발전들을 지켜보았으나, 현장에서 인권에 대한 실상은 변함이 없으며 극도로 심각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욱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사회적 누림, 건강, 주거, 교육, 사회 안전, 고용, 음식, 물, 위생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북한 인구의 대다수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인권 학대를 부인하며, 국제 사회가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정치적 술책으로 인권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지난 2004년부터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와 탈북자,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해 오고 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작년 10월 23일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한반도 안보와 평화, 번영에 대한 중요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은 변한 게 없다"고 지적했었다.

그동안 북핵 관련 남북, 미북간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대화의 분위기가 진전됐으나, 북한의 인권 문제는 눈에 띄게 다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작년 12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심각한 인권 유린 혐의로 김정은의 최측근인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 등 3명에게 제재를 가했다. 다음날에는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했다.

이에 북한은 "이같은 제재는 전쟁 국면의 재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북한의 비핵화는 영원히 차단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은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국제 제재가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면서 경제 전반을 상대로 한 제재가 주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생활수준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많은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인정했다. 그러나 UN은 수 천 명의 수감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정치수용소들의 지속적인 사용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 국가가 감옥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북한을 떠난 목격자들이 광범위한 차별, 노동 착취, 일상 생활의 부패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학대와 고문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오는 3월 열리는 UN 인권위원회에도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