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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센터 해킹 사고 탈북민 997명 정보 유출, 통일부 장관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기독일보

입력 Dec 31, 2018 08:11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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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탈북민들에게 개인정보란, 본인과 가족들의 목숨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통일부 홈페이지 캡처

조명균 통일부 장관. ⓒ통일부 홈페이지 캡처

탈북민 정착을 지원하는 하나센터의 컴퓨터가 해킹돼 탈북민 997명의 이름·나이·주소 등이 유출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부산하나센터 강동완 센터장(동아대 교수)의 글을 게재합니다.

이처럼 탈북민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대량 유출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통일부는 28일 경북하나센터의 PC 1대에서 이러한 개인정보가 포함된 명단이 유출된 사실을 관계기관과 경북도청, 하나재단이 지난 19일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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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된 PC는 센터 대표 메일로 수신된 해킹 메일을 직원이 열람하면서 악성코드에 감염돼 발생했으며,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는 지난달에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직원은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경상북도(경산시 제외) 내 탈북민들의 이름·나이·주소 등을 정리한 문서를 작성했고, 연락처는 다행히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통일부는 관계기관 및 하나재단 등과 함께 전국 모든 하나센터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다른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례를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편집자 주

탈북민 지원기관인 하나센터가 해킹을 당했다. 탈북민 신상정보는 남쪽 출신 사람들과 달리, 본인은 물론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목숨이 걸려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지난주 하나센터에 갑작스런 전산 점검을 온다는 공문을 받았을 때만 해도 일상적인 업무라 생각했다.

담당부서인 통일부 정착지원과는 지난 22일 전산점검 관련 공문을 전국 하나센터에 보냈다. 이후 24일과 26일에 걸쳐 점검이 이루어졌다. 점검은 통일부 장관 지시로 이루어졌으니, 당연히 장관은 해킹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전국하나센터를 점검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더욱 황당한 건 점검이 이루어지는 당일, 장관은 철도 연결 착수식을 위해 북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소행이라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에 공식적인 항의나 재발방지 대책은 요구하지 않아도, 최소한 비상상황으로 인지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그건 사람의 목숨이 더 귀하기 때문이다. 북한 눈치를 보느라 입막음하며 겨우 변명이라고 내놓은 것이 내년부터 망분리를 시행하려 했다는 것이다.

대체 누구를 위한 철도도로 연결인가. 철도를 연결하는 날, 사이버보안도 함께 뚫렸다. 그들은 북한에 가족을 두고 살아가는 신(新)이산가족이다.

철도 연결식이 전국민의 환영을 받는 자리였다면, 이 자리에 탈북민이 있어야 했다. 정치인들이 가서 쇼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가고픈 사람들의 애환을 담아야 했다.

그러지는 못할망정,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해킹당해 목숨을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쇼는 계속됐다.

해킹사고가 언론에 공개되기 전, 필자는 해킹사고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괜한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아 입을 막고 있었다.

하나센터
▲접수된 피해사례가 없다는 뉴스들.

하지만 언론 공개이후 통일부의 대응 과정이 너무 뻔뻔해서 참을 수가 없다.

"접수된 피해사례가 없다"는 해명과 언론보도자료....

무엇이 피해인가? 그들의 신변이 직접 위협받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죽어나가야 피해라고 할 것인가?

일부 기업에서 해킹사고가 났을 때 책임자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재발방지 및 피해 보상을 위해 전심을 다한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탈북민의 신상은 목숨과 같기에, 이번 사고는 생명을 담보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는 사과 한 마디 없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

강동완
▲강동완 교수.

이제 내일이면 김정은의 신년사가 나올 것이고, 모든 대북문제는 김정은이 무슨 말을 했는지에만 온통 관심이 쏠릴 것이다. 그러면 또 이번 해킹사고 이슈는 묻혀 버린다.

메일을 열람한 직원 개인의 잘못과 책임으로만 모는 건 더없이 비겁하고 졸렬한 짓이다. 하나센터 직원들과 상담사들은 열악한 처우와 환경에서도 최일선에서 탈북민들과 함께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아직 북한의 소행이라 단정지을 수 없다는 말은 더더욱 해선 안 된다.

꼬리 자르기와 이슈 전환으로 책임을 모면하려만 하지 말고, 북한에 당당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자유를 찾아 죽음을 무릎쓰고 온 탈북민들 역시 '먼저 온 통일'이라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제 나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 이게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인가.

강동완 교수(동아대, 부산하나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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