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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이후 북녘 교회사 얼마나 아십니까?(上)

기독일보

입력 Dec 31, 2018 08:02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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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선교라는 농사에 쓸 지하수는 북녘 교회 역사”

졸고의 제목에 나오는 '분북사'는 '분단 이후 북녘교회사'를 줄인 말이다. 보통 '해방후 북한교회사'라고 하는데, 이렇게 생소한 말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분단'이라는 말, 한반도 북부의 교회들이 남의 교회들과 아주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유는 '해방'보다 '분단'에 있기 때문에 이 말을 썼다.

다음, '북녘'이라는 말, 남과 북은 공식회담이나 행사에서는 '남한 '북한' 대신에 '남측' '북측' 또는 '귀측'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북녘 사람들은 '북한'이라는 말을 쓰면 강하게 반발한다. 아시안게임 때 '북한선수단 환영'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가 심한 항의를 받고 철거한 일도 있었다. 이를 생각하며 '북녘'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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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은 물론 북녘 사람들도 분북사를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아니, 북녘 사람들이 더 잘 알아야 한다. 북녘 사람들은 '교회는 인민의 아편, 미제의 앞잡이'라고 배우고 있는데, 그것이 아니고 '이렇게 민족을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했고, 장엄한 역사를 가지고 있구나!', 이렇게 진실을 알아야 한다.

희망사항이지만 북녘 사람들도 이 글을 읽게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용어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 '분단 이후 북녘교회사'라고 하였다. 제일 큰 이유는 분북사를 전체 한국교회사의 연속 선상에서 보기 위해서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 좀 더 자세하게 말하려고 한다.

ⓒ한국오픈도어
ⓒ한국오픈도어

역사는 '내비게이션'

역사는 내비게이션과 같다. 가야 할 길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전에는 '나침반'이라고 했는데, 내비게이션이 필수 생활용품이 되면서 말을 바꿨다. 그러니까 역사의 책임이 더 중요해졌다. 나침반은 방향만 가르쳐 주는데, 내비게이션은 지금의 위치, 앞으로 남은 거리와 시간, 그 밖의 여러 가지도 알려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경고음을 내며 맞는 새길을 알려준다.

역사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을 막아준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연결선상에서 미래를 예측하게 해 준다. 성경에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버지께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말하리로다'(신 32:7)라는 말씀이 있다. 굵은 글씨로 된 말에 '역사'를 대입해보기 바란다. '아, 역사란 것이 이렇구나!' 알게 될 것이다.

통일선교를 하려면 분북사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분북사에 대한 이해 없이 통일선교를 하려는 것은 토양을 모르고, 또 과거 그 땅에 어떤 작물을 심었는지 파악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북녘은 한국교회의 발원지요, 교회가 매우 왕성했던 곳이다. 서북(황해도와 평안도)은 과거 한국교회사의 중심 무대였다. 분단 이후 70여 년의 세월이 흘러 그 자취는 많이 지워졌다. 필자는 탈북민을 만나면 빠뜨리지 않고 그의 고향에 있었던 교회에 대해 물었는데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릅니다"고 대답했다. '공산정권이 참 철저하게 교회의 자취를 지웠구나!' 감탄 아닌 감탄을 했고, 이제는 묻지도 않고 있다.

그러나 그 왕성했던 역사는 저 깊은 곳의 풍성한 지하수처럼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확실히 믿는다. 그것을 퍼 올리면 통일선교라는 농사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모르고 먼 남쪽에서 급수차에 물을 싣고 오려고 하면 그것이 지혜로운 일이겠는가?

성경은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호 10:12)라고 가르친다. '묵은 땅'은 지금은 황폐해졌지만 묵었기 때문에 지력(地力)이 회복되었을 수도 있다. 이 묵은 땅을 기경할 생각을 하지 않고, 주체사상, 통치자에 대한 본능화된 숭배, 반종교교육, 이런 돌멩이들이 꽉 찬 돌짝밭을 보며 미리 기가 죽어서는 안 된다.

유관지 목사
▲유관지 목사(북한교회연구원 원장, 성화감리교회 원로목사)

한국교회사의 분북사 연구 '위기입니다!'

한국교회의 분북사 연구는 황무지이다. 분북사에 대한 책이나 글들은 대부분 '종교'의 일부로 발표되고 있다. '북한의 종교정책'(고태우), '북한종교의 새로운 이해'(김흥수, 류대영), '북한의 종교'(아세아연합신대 북한연구소), 이런 식으로 말이다. 종교사와 교회사는 엄연히 다르다. 북녘에서는 더욱 그렇다.

분북사의 통사(通史)는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1996년에 발간한 '북한교회사' 하나뿐인데 이 책도 분북사의 '온전한 통사'는 아니다. 이 책은 분북사보다 '분전사'(분단 이전 북녘교회의 역사)에 훨씬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19세기 중반, 북한지역의 개신교 복음 수용에서부터 1990년대 전후까지를 통틀어 다루고 있는데, 전체 네 부분 가운데 세 부분이 '분전사'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의 분북사에 대한 기술도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이 책이 1996년에 발간되었는데 분북사에는 그 이후에 굵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여러 전문가가 1990년대 후반의 북녘교회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는 1998년 이후를 '비공식 종교활동 박해 강화기'라고 부르고 있고, '북한의 종교지형 변화' 저자인 송원근 박사는 같은 때를 '경제난 종교 확장기'라고 부르고 있다. 필자는 1998년 이후를 '지하교회 활성화기'로 시기를 구분하고 있다. 모두 '북한교회사'가 출간된 이후의 일들이다.

또 하나 큰 문제가 있다. 북한 전체를 보는 눈이 그렇지만, 분북사는 어떤 안경을 쓰고 보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가 달라진다. 그 안경의 이름은 하나는 '진보표 안경', 하나는 '보수표 안경'이다. 이 책은 성능 좋은 어느 한 안경을 끼고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참고로 이 책의 'IV. 해방 이후 북한교회의 역사' 부문의 목차를 보면 ①교회의 재건과 부흥 ②기독교의 정치화와 내적 갈등의 심화 ③기독교의 분단과 위축 ④반종교운동과 기독교의 위기 ⑤반종교운동의 부분적 이완과 사회주의화된 기독교의 점진적 활성화 ⑥신종교정책의 등장과 사회주의형 기독교의 발전이다. 무슨 표 안경을 끼고 기술했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이런 문제가 있기는 해도 연구의 정밀성 등 여러 면에서 이 책의 기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계속> -전방개척선교 2019년 1∙2월호-

유관지 목사(북한교회연구원 원장, 성화감리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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