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콩고민주공화국 산부인과 의사 데니스 무퀘게(Denis Mukwege·63) 박사가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사에서 개최된 노벨평화상 시상식 연설에서 하나님께 드렸던 기도를 나눴다.

"우리는 침묵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나쁜 꿈이라고 말해주세요. 꿈에서 깨면 모든 게 괜찮다고 말해주세요'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꿈이 아니었습니다. 현실이었습니다"

무퀘궤는 판지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을 회상했다. 판지병원은 1년에 3,500여 명의 여성을 돌보며 20여년 간 운영되어 왔다. 1999년 그가 만난 강간 피해자는 겨우 18개월된 여자 아기였다.

"제가 도착했을 때 모든 간호사는 울고 있었습니다. 아기의 방광과 생식기, 대장의 끝부분 등은 심하게 망가져 있었습니다. 출혈히 심해 곧바로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을 겨냥한 강간과 학살, 고문이 일상화된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법치주의의 부재, 전통적 가치의 붕괴, 특히 권력 있는 사람들이 처벌받지 않는 체제로 인해 베니(Béni)와 카사이(Kasaï)에서 강간과 대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며 "강간, 학살, 고문, 광범위하게 깔린 불안함 등 교육의 부재는 폭력의 소용돌이를 야기한다. 인간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고통을 종식하기 위해 세계 지도자들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행동하는 것은 선택입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거나 말거나, 양성평등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남성성을 만들거나 말거나, 평화 시기에, 그리고 전쟁의 시기에 말입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그것은 우리 사회를 먹어 치우는 무관심과의 전쟁일 것입니다."

한편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의사인 드니 무퀘궤 박사는 두 차례 콩고 내전 중 잔인한 성폭행이나 신체 훼손을 당한 여성 피해자들을 치료한 공로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의 아버지는 오순절교회 목사였고, 무퀘궤 박사는 어린 시절 환자를 방문하고 기도하기 위해 심방을 나선 아버지를 따라 나갔다가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의대생 시절 국제복음주의학생회(IFES) 일원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