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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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가 지금 일어나는 일이 전에도 경험했던 일이라고 느끼는 것을 데자뷰(déjà vu)라 합니다. 거의 반복될 수 없는 희안한 일을 겪으면서 이상하게 어렸을 때, 똑같은 경험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지난 주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사우즌옥스(Thousand Oaks)의 한 컨트리음악 식당, Borderline Grill & Bar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12명이나 희생되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우리는 들었습니다. 그런데 살아남은 생존자 일부가 지난해 10월 미 범죄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인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도 경험했던 자라고 합니다. 니콜라스 챔피언이라는 남성은 CBS 뉴스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내 생애에 두 번째”라며 “그것도 1년 1개월 만에 반복됐다”고 말했습니다.

창세기에 보면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이 그랄(Gerar)에 거할 때에 자기 아내 리브가를 누이라고 속이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창 26장).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의 생애에 두 번씩이나 있어서는 안될 일을 겪는데, 아들 때에 와서 또다시 겪는 일 “déjà vu all over again”이 된 것입니다. 우리에게 죄악의 뿌리와 습관이 얼마나 깊이 박혀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생명을 걸고 지켜야할 아내를 오히려 더 위험에 던져 놓고 자기는 살겠다는 치사하고 부끄러운 남편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심장 질환을 아들도 똑같이 갖게 되었을 때, 혹은 엄마가 자궁암으로 떠났는데, 딸이 같은 병으로 치료를 받게 되었을 때, 피에 흐르는 내재된 끈질긴 유전성이 바로 죄의 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속에 흐르는 유전적 죄성을 조심히 살펴 보아야 합니다. 게으름, 자기연민, 습관적 자기변명, 반항 기질, 걱정을 사서 하는 부정적 생각 등 이러한 죄악의 뿌리들을 끊어 내야 합니다. 이런 유전적 죄악들이 우리 삶 속에 재현될 때마다 다시 한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뿌리를 캐는 제근(除根) 작업을 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