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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힐장로교회, 화재 속에 경험한 ‘세가지 기적’

기독일보 news@christianitydaily.com

입력 Nov 15, 2018 12:18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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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웨스트힐 장로교회 오명찬 목사

[들어가며]

출애굽기 3장에 보면, 모세가 우연히 호렙산으로 가서 양을 치다가 떨기나무에 분명 불이 났는데 그 타오르는 불꽃이 떨기나무를 태워 없애지는 않는 놀라운 ‘기적’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광경에 매료된 모세는 그 배후에 계시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과 실존에 직면하게 되고, 그 결과 타국에서 종살이하던 언약 백성을 인도해야 할 중대한 소명을 받아 순종하게 됩니다. 그 대상과 방식은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은 오늘날도 여전히 지속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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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기적]

지난주 목요일 (11월 8일) 오후, 남부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와 엘에이 카운티 서쪽 부근에서 화재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속 100km로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며 불어오는 광풍으로 인해, 화재는 싸우전 옥스, 뉴베리 파크, 옥스나드, 카마리요, 시미 밸리, 아고라 힐스, 도스 비엔토스, 오크 파크, 웨스트레이크, 칼라바사스, 말리부 등지로 삽시간에 퍼져 나갔고, 약 30만명의 사람들이 강제퇴거명령(mandatory evacuation order)에 따라 집을 떠나 대피하였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열거된 이 도시들은 제가 섬기고 있는 ‘웨스트힐 장로교회’ 성도들의 삶터요 일터입니다. 그 날 저녁 강제퇴거명령이 떨어지게 되면서, 가정에 있던 아내들은 짐도 제대로 못 챙긴 채 마치 전쟁통에 피난 떠나듯 급하게 집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주변의 고속도로들과 지역도로들이 화재로 인해 통제되고 수 많은 차량들의 붐비는 행렬로 도로는 인산인해가 되어, 직장에 출근했던 남편들을 만나지 못한 채 밤 10시가 훌쩍 넘고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이산가족 상봉하듯 지친 몸과 마음으로 가족들과 만나 낯선 곳에서 일단 숙소를 잡고 그 날 밤을 뜬 눈으로 보낸 가정들이 많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다음날인 금요일 (11월 9일) 화재상황은 더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광풍으로 인하여 화재현장의 불덩어리가 마치 화염폭탄처럼 공중으로 날아가 여기저기 또 다른 지역들에 떨어져 불이 옮겨 붙기 시작하더니, 금요일 (11월 9일) 오전 11시경 ‘웨스트힐 장로교회’와 근접해 있는 ‘벨 캐년’이라는 산지에까지 불덩어리가 붙었고,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산 능선을 따라 불이 활활 타며 번지는 장면이 제 교회 사무실 창밖으로 대낮에도 훤히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불이 붙은 그 지역은 점점 불길이 확장되며 내려왔고, 급기야 사람들이 사는 웨스트힐 근처 주거지역까지 엄습해왔으며, 웨스트힐 지역도 이내 강제퇴거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금요일 오전부터 거의 9시간 이상을 소방헬기와 소방관들이 사투를 벌이는 진화작업을 벌였건만, 금요일 저녁 8시경이 되었을 때 불길은 점점더 확장되고 거세어져 교회 건물 근처 지역까지 불길이 근접해 오는 것을 보고 있을 수 밖에는 없었을 때, 담임목사로서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는지 모릅니다. 빌립보서 4장 6절-7절의 말씀을 되뇌이며,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는 없지만 세상에 기도만큼 강력한 방어는 없으니, 교회의 리더들과 목자들에게 합심으로 기도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에스더의 심정으로 본당 안으로 들어가서 하나님 아버지께 뜨거운 믿음의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위해 오직 믿음으로 기도 드린 후, 밖의 화재상황을 확인하고자 조심스레 나가 보았습니다. 너무나 놀랍게도, 교회 주변에 보이던 맹렬히 타오르던 붉은색의 화염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차를 몰고 불이 번지던 지역 주변지역까지 차분히 돌아보았습니다. 역시 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10시간 이상 소방헬기가 물을 아무리 쏟아 부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점점 번져나가며 교회까지도 근접해 왔었던 화재였는데, 성도들과 함께 본당과 각자의 처소에서 주 예수의 이름으로 밤 9시에서 10시까지 1시간여 동안 믿음으로 합심해서 기도한 그 한 시간안에, 불던 광풍이 일제히 잠잠해지고, 맹렬한 불길이 순식간에 잡히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불이 타오르던 그곳에서 갑자기 바람이 잠잠해지고 불이 급속히 꺼져가는 경이로운 광경을 현장에서 목격했던 지역주민도 그 시간이 밤 9시쯤이었다고 증언한 것을 들으며, 과연 하나님이 하신 일이로구나 라는 감탄과 함께 성도들과 하나님의 보호하심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1월 9일 금요일 밤에 불이 교회 근처에까지 번지고 있을 때 교회 건물 주차장 입구에서 찍었던 사진과, 불이 꺼진 후 다음 날인 11월 10일 토요일 이른 아침 날이 밝았을 때 찍은 다음의 두 장의 사진 안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첫번째 기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웨스트힐
(Photo : 웨스트힐장로교회) 11월 9일 금요일 밤 불이 교회 근처까지 번지고 있을 때 교회 주차장 입구에서 찍은 사진
웨스트힐
(Photo : 웨스트힐장로교회) 다음 날인 11월 10일 토요일 이른 아침, 불이 모두 꺼져 있는 모습.

[두번째 기적]

11월 11일 주일 아침이 되었습니다. 동네에 불에 탄 냄새가 제법 많이 났고 하늘도 회색 빛이 맴돌았지만, 예배 드리기에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어서 주일 1부와 2부 예배를 평상시처럼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강제퇴거명령으로 대피중인 성도들이 많기에 주일예배에 많은 분들이 못 오실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평소와 거의 비슷한 수의 성도님들이 주일 1부예배에 참석해 뜨겁게 예배를 드리셨고, 그 자체로 성도들에게 믿음의 덕세움과 격려가 있었고, 우리의 믿음을 드린 제사위에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특별하고 풍성한 은혜가 있는 예배였습니다. 그런데 1부 예배 축도를 마치고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러 로비에 섰는데, 어떤 분이 당황스런 얼굴로 다가와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 웨스트힐 지역에서 금요일 밤에 꺼진 줄 알았던 불이 오늘 주일아침 불덩어리가 날아와 불이 붙어서 지난 금요일처럼 다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고, 웨스트힐 지역에 긴급히 퇴거명령이 내려졌다고 다시 뉴스방송에 나왔습니다. 위급한 상황이라 교회 2부 예배를 드리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얼마나 하나님을 의심하며 믿음을 잃어버리기 딱 좋은 상황입니까!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상황은 다시금 심각해졌는데, 제 마음속에는 상황을 초월하는 평안이 머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날 설교한 본문 말씀 중,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라는 요한복음 11:40의 예수님의 말씀이 제 마음속에 가득 차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장로님들과 함께 믿음의 결정을 내리고, 2부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기로 하였고, 만약 예배중에 경찰이 긴급히 퇴거하라는 명령을 하면, 기도로 예배를 마무리하고 경찰의 명령을 따라 질서있게 해산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그러자 조금은 불안해했던 예배를 섬기는 몇몇 성도님들도 평안을 되찾았습니다. 이내 저는 다시금 본당으로 내려와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불과 바람을 다스려 주시리라는 믿음으로 주일 2부 예배를 간절한 기도로 준비하였고, 오전 11시에 2부 예배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배 중에도 설교하기 전인 11시 30분경까지 불과 바람이 꺼지도록 마음으로 읊조리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설교 순서가 되어 믿음으로 주신 말씀을 담대히 선포하였고, 말씀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은혜가 성도님들에게 부어졌습니다. 그렇게 찬양하고 말씀듣고 기도하는 가운데, 아무런 문제없이 2부 예배를 잘 마칠 수 있었고, 성도들은 하늘의 평안과 기쁨을 안고 그 와중에도 교제의 시간까지 갖으셨습니다.

그런데, 예배를 마치고 교제의 시간이 되었을 때 한 성도님이 제게 찾아와 놀라운 사진 2장을 보여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주일 당일, 오전 웨스트힐 지역의 화재에 관한 보도가 abc7 뉴스 생방송에 나왔는데 그 뉴스화면을 담은 두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한 장은 웨스트힐 지역에 다시 불이 붙어 타오르던 11월 11일 주일 1부 예배 당시의 모습이었고, 그 다음 사진은 불이 꺼지기를 믿음으로 기도한 후, 주일 2부 예배 말씀을 선포할 무렵의 사진이었습니다. 1부와 2부 약 30-40분의 짧은 상간에, 저와 성도들이 다시금 믿음으로 기도하면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나갔더니, 이리저리 강하게 불던 바람이 일제히 잠잠해지고, 오전에도 눈으로 선명히 보일만큼 붉게 번져가던 불이 짧은 시간에 완전히 꺼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기가 막힌 것은 불이 꺼진 시각이 바로 11월 11일 주일 오전 11시 34분, 2부 예배 설교를 하러 강단에 올라갈 무렵이었던 것입니다. 주일 오전 abc7뉴스에 방영된 다음의 두 장의 사진안에, 하나님께서 또 다시 행하신 ‘두번째 기적’이 선명히 담겨져 있습니다.

웨스트힐
(Photo : abc7 뉴스 ) 웨스트힐 지역에 다시 불이 붙어 타오르던 11월 11일 주일 1부 예배 당시의 모습
웨스트힐
(Photo : abc7 뉴스 ) 불이 꺼지기를 믿음으로 기도한 후, 주일 2부 예배 말씀을 선포할 무렵의 사진

[세번째 기적]

오직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남쪽 캘리포니아의 불길이 안정권으로 잡혀지게 되면서, 11월 12일 월요일 밤 9시경부터, 퇴거명령으로 다른 곳에 대피하였던 성도님들이 다시금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허락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대피하였던 대부분의 성도님들이 11월 14일 수요일 즈음까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화재후의 상황을 직접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네를 뒤덮은 불길에 우리집도 다 타버렸을지도 몰라…” 라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확인하러 자신들의 집으로 다시 돌아왔던 성도님들에게서, 많은 간증의 메시지와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 많은 지역들을 뒤덮은 엄청난 화염으로 인해 대피한 우리 교회의 가정들이 각 지역마다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가정들이 자신의 집으로 복귀하여 자신의 집들을 확인한 결과, 단 한 가정도 화재에 피해를 입은 집이 없다는 놀라운 간증이었습니다. 어떤 성도의 집은 바로 집 앞 건너편까지 전소되었으나 자신의 집은 안전하게 보호되어 있었다는 간증. 어떤 성도는 집에 돌아와 보니 집 앞 길거리에 있던 나무도 타고 뒤편 잔디도 일부 탔는데, 본인의 집은 조금도 타거나 피해가 없었다며, 섬세하게 보호해주신 하나님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며 감동의 눈물을 머금으며 전화하던 성도님도 있었습니다. 어떤 성도님은 집이 바로 산불 아래여서 집이 다 탔을 거라는 체념속에 집을 보러 갔는데, 불이 집 앞뒤로 훑고 지나갔던 검은색 흔적들이 자욱했지만, 자신의 집에게는 조금도 해를 끼치지 않고 그냥 우회해서 지나갔다는 간증도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너무 귀하고 놀라운 하나님의 보호하심에 관한 간증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30여 성도들의 가정이 화재로 인해 강제퇴거되어 그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대피하였으나, 긍휼이 많으신 하늘 아버지께서 한 가정도 피해가 없도록 지켜 주셨고, 그로 말미암아 우리 교회는 귀로만 듣던 하나님이란 분을 눈으로 뵈옵고 몸으로 체득하게 된, ‘세번째 기적’의 당사자들이 되었습니다.

[나가며]

소명없이 살아가던 모세가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생업중에 있을 때, 떨기나무에 분명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나무가 태워 없어져 버리지 않도록 보호하셨던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였습니다. 하지만, 모세의 인생에서 그 기적 자체가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그 기적을 허락하신 그 배후에 계신 하나님의 이름과 실존을 직면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모세는 하나님의 잃어버린 백성들을 이끌어 인도해내는 부르심에 비로소 순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번 화재를 통해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지나면서, 우리 교회의 성도님들도 하나님의 베푸신 기적들을 그와 같은 성경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 삶에 나타난 하나님의 기적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보호하심을 우리 교회에게 허락해주신 그 배후에 계신 언약의 하나님의 이름과 실존을 직면하는 웨스트힐 장로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그 결과, 남쪽 캘리포니아에서 화재로 고통받은 많은 분들과 북쪽 캘리포니아에서 지금도 화재로 인해 고통받고 계신 분들을 위해 같이 고통의 마음으로 기도하기 원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열방에 예수님없이 살아가는 많은 백성들을 이끌어 인도해야 할 소명에 무던히 순종하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께만 감사와 영광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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