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 목사

아담과 하와에게는 하나님이 아빠이고 엄마였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하나님의 딸이고 아들입니다. 하나님의 새가족이 된 것이지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즐겨 듣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면,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처럼 행복한 일이 없습니다. 교회안에서 함께 오랫동안 지내던 가족이 멀리 이사가면 목회자의 마음은 참 허전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멀리에서 새가족을 보내주셔서 그 마음을 채워주시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제 예수님을 나의 신랑, 나의 연인, 나의 형, 오빠라고 여길 수 있는 하나님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가족처럼 편한 사람은 없습니다. 가족끼리는 화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경쟁하지 않아도 됩니다. 긴장하거나 무장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수를 해도 괜찮고, 팬티만 입고 돌아다녀도 좋은 관계가 바로 가족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집에 들어오면 편안한 것 아닐까요? 바깥에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었어도 집 밥처럼 편안하지는 않습니다. 

가족끼리는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주어야 합니다. 힘을 받는 곳이 가정입니다. 회사에 나가면 힘을 빼고 옵니다. 직장에서 8시간 일하고 돌아오면 지쳐서 아무 것도 하기 싫습니다. 그러나 집에서 푹 쉬고 나면 힘을 충전합니다. 진정한 가족은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힘을 주는 사이입니다. 교회도 이런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교회에 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고, 우리는 누구인지를 배웁니다.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주님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예수님은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여러가지를 부탁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문화도 다르고, 생각도 틀리고, 성격도 다양하더라도 오직 한 가지,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너희들도 서로를 사랑하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더러워진 내 발을 씻어주신 것처럼, 제자들인 우리들도 상대방의 더러워진 부분을 씻어주면 된다는 것입니다. 

가족끼리도 각 자 자기 주장이 강하면 긴장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기를 주장하지 말고, 상대방에게 맞춰주라고 하셨습니다. 섬기는 관계가 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아내가 자기 몸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남편이 주장합니다. 마찬가지로 남편도 자기 몸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아내가 주장합니다."(고전7:4) 이 말은 결정권을 서로에게 양보할 수 있을 때 화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가족끼리는 서로의 부족함 점을 알아도 채워주는 것이지, 들춰내어 떠벌리는 것이 아닙니다. 연약하면 도와주면 되지, 약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점은 말해 주고, 잘 하는 점은 칭찬해주는 것이 진정한 가족입니다. 

상대방이 기뻐할 때 나도 기쁜 것이 가족입니다. 다윗은 어느 날 잃어버린 법궤를 다시 찾아오면서 너무 기뻐 백성들과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 미갈은 이 광경을 창밖으로 보면서 심중에 업신여겼습니다. 백성들을 축복하고 보낸 후, 다윗은 자기의 집안 식구들에게 복을 빌어주려고 들어오자 아내가 쏘아붙입니다. "오늘 이스라엘의 임금님이, 건달패들이 맨살을 드러내고 춤을 추듯이, 신하들의 아내가 보는 앞에서 몸을 드러나며 춤을 추셨으니, 임금님의 체통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삼하6:20) 다윗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주님의 기쁨은 곧 우리의 기쁨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