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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영 칼럼] 신앙의 눈으로 본 미세먼지 문제

기독일보

입력 Nov 08, 2018 07:01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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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의 풍경

풍경 1. 국경을 초월한 미세먼지

유럽에서 가끔 붉은 눈(red snow)이 내리는 경우가 있다. 붉은 눈은 과거 유럽의 괴담과 미신의 중심 소재였다. 실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모래와 먼지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서 눈에 섞여 내린 자연 현상이었다. 먼지 문제는 이렇게 국경 없는 국경을 초월하는 문제다.

풍경 2. 약자에게 더 치명적인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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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선생님들이 조산아(早産兒) 출산이 많은 것은 업무 과로 때문이라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그럴 수도 있겠으나 실은 그게 아니었다. 교무실의 독성 미세먼지(무분별한 흡연)이 치명적 원인이었다. 조산의 원인이 흡연으로 인한 먼지가 연약한 뱃속 태아에 더 큰 피해를 주는 최기형성 효과(teratogenic effect) 때문임을 알게 되어 금연 운동이 활발해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풍경 3. 미세먼지는 독성물질을 담고

중앙아시아 아랄 해 주변은 과거 세계 최대 면화 생산지 가운데 하나였다. 이곳에 병충해도 막고 목화 따는 데 편리하도록 구 소련은 무분별하게 제초제를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우즈벡 카라칼팍 지역의 기형아 출산 비율은 정말 심각할 정도로 솟구쳤다. 이곳에까지 생사를 무릅쓰고 우리 선교사들이 용감하게 달려가고 있으니 정말 우리 민족의 열정은 존경스럽다(?). 이 먼지가 천산산맥을 넘어 중국의 오염물질과 더불어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다. 먼지는 단순한 먼지가 아닌 중금속과 농약의 지구촌 운반 수단이 된지 오래다.

풍경 4. 미세먼지 정책에 있어 국가지도자의 엄중한 책임

겨울 항공기를 타고 서해를 날다보면 한반도가 왜 미세 먼지 소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지 그 적나라한 증거를 곧바로 목격하게 된다. 바로 대륙의 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가공할 오염 물질들을 아주 쉽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잡겠다고 3일 동안에만 150억을 출퇴근 공짜 운송수단 제공에 쏟아 부은 적이 있다.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은 황당한 코미디 같은 정책이다. 내 돈 아닌 시민의 돈(세금)이었기에 망정이지 자기 돈이라면 그렇게 할 바보가 있을까? 세금으로 메꾸려는 서울시장과 시 공무원들의 수준을 알만하다. 국내 대기 환경 기준으로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환경 기준 연간 평균치는 80㎍/㎥ 이하이고 24시간 평균치는 150㎍/㎥ 이다. 그런데 서울의 지하상가나 지하철 먼지 오염도가 이들 기준치를 넘어섰다는 연구기관들(한양대 환경과학대학원, 서울시립대 등)의 신뢰할만한 조사가 발표된 것은 이미 25년이 넘었다. 지상 먼지는 그나마 견딜만하다. 서울시는 지하 상가주민이나 지하철 이용자들에게 365일 공짜표를 나누어주어야 할 판이다. 고급승용차 타고 다니는 정치인들이나 국회의원들이나 고위공무원들이 그런 사정을 알 턱이 없다. 덴마크나 독일 같은 선진국처럼 국회의원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그런 사회가 올 수는 없을까? 돈 뿌리는 정책이 아닌 그 돈으로 실제적 대책이 필요하다. 먼지 대책에도 입법·행정가들의 지혜와 책임이 무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황당한 국가 환경 정책

우리나라는 조금 이상한 나라다. 정말 황당한 환경 정책이 많았다. 기름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대형차를 사면 보조금 많이 주고(2009년 세계 경제 불황을 핑계로) 소형차를 사면 보조금 주지 않는, 국가가 나서서 친절하게 큰 차들 타고 다니라고 과소비를 권장하는 참 이상한 나라다. 소형차에 많은 혜택을 주고 대형차에는 오히려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독일 등 유럽의 차량 보조금 정책과는 완전 정 반대로 갔다. 사실 이런 그릇된 정책들이 모두 미세 먼지 문제의 주범들이다.

자동변속기 차량은 본래 장애인을 배려해 개발된 차량이다. 그런데 이미 2007년 국내에서 시판된 승용차 중 자동 변속기 차량은 95.6%(717,970 대 중 686,582대)였다. 대형 차량은 수동이 1%도 안 된다. 정말 놀랍다. 우리나라에 그렇게 장애인이 많았던가? 관료에 대한 자동차 회사의 로비 전략이 먹힌 것은 아닌가? 수동 변속기만 타던 필자는 중고차 사기도 어려워졌다. 군복무 시절 일찌감치 류마치스를 앓아 왼쪽 무릎이 찐빵처럼 팽창한 적이 있어 실은 필자가 자동 변속기를 타야할 처지이나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수십 년을 늘 수동변속기를 타왔다. 그런 필자도 결국 자동으로 변속기를 바꾸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생겼다. 아내와 차량을 공유해야 하니 결국 자동변속 중고차 신세를 지게 되었다.

사실 수동 변속기 차량은 동급 자동변속기 차량보다 평균 연비도 아주 탁월하다. 기름 1리터 당 자그마치(?) 4-5km를 더 간다. 수동변속기 차량의 배출가스 포함 이산화탄소 배출량(킬로미터 당 144.1그램)은 자동변속기(192.7그램)의 74.8%에 불과하다. 수동변속기 차량은 차량 값도 상당히(10% 이상) 저렴하고 수리비용도 적다. 급발진 사고도 자동 변속기이야기다. 수동변속기 차량의 장점이 이렇게 1석 4조임에도 요지부동이니 인간의 관성이란 참 무섭기까지 하다. 수동변속기 차량을 약 20%만 늘려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120만 톤이나 감소하고 연료비는 연간 1조 원 이상 감소한다. 차량 수백만 대 수출도 필요하나 수동 기어 차량 권장하면 아주 쉽게 연간 1-2조원 기름 값 수입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가 재정은 건전해지고 미세 먼지는 아주 크게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 여기 있다. 그럼에도 자동 변속 고급승용차와 외제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정부는 그것을 암묵적으로 권장하는 우리나라, 정말 경제 불황 맞기는 할까?

국가 부도의 IMF가 왜 왔을까? 별거 아니다. 바로 이런 사소한 과소비와 무절제가 축적되어 왔다. 미세 먼지는 이 같은 과소비와 인간 탐욕에 선물하는 자연의 당연한 보너스(?)다. 폐차 주기가 미국 16.2년(30만 킬로미터), 일본 18(26만 킬로미터)년, 프랑스 15년(21만 킬로미터)에 비해 우리나라는 8년(14만 킬로미터) 밖에 안 되는 것도 심각한 과소비다. 폐차 주기가 짧아 새 차를 탄다고 우리나라가 사고율이 낮은 것도 결코 아니다. 이렇게 미세 먼지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우리 사회에 속속 자리를 잡았다.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신앙으로 본 미세 먼지 문제

환경에 대한 성경의 법은 단순명료하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탐욕에 대한 경고이다. 부요한 사람들이 오염에 대비하고 회피할 여건을 가진 데 비해 경제적 약자와 노약자들은 환경오염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 교회는 이 같은 성경의 규례를 이해하고 정부가 환경에 있어서도 약자 배려의 정책을 펴도록 유도해야 한다.미세 먼지 문제도 결국 인간 탐욕이 불러낸 오염의 확장 속에서 불거진 생태계의 역습이다. 목사이기도 했던 미국 역사학자 Lynn White Jr.는 자연이 하나님의 피조물이므로 인간이 얼마든지 정복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기독교가 창조교리를 잘못 가르쳐 온 책임이 있다고 했다. 신학이 바르게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환경 문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모든 세상이 하나님의 세상인 것처럼 모든 진리도 하나님의 진리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신앙 선배들의 모범을 다시 돌아보고 절제와 배려의 모범을 보여야 할 때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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