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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유진 피터슨 목사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말들

기독일보

입력 Oct 25, 2018 06:26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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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영성, 귀 기울여 말씀을 듣는 것” 굿 바이, 유진

▲유진 피터슨 목사. ⓒCreative Commons

▲유진 피터슨 목사. ⓒCreative Commons

"주 예수 그리스도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입니다. 그분에게 인생을 거는 것, 이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목회자의 목회자'로 불리며 이 땅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책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전한 유진 피터슨 목사가 22일, 85세를 일기로 이 땅을 떠났다.

부음 소식을 접하면서, 2006년 9월 미국 몬태나주의 자택에서 만났던 피터슨 목사가 했던 말과 그때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그는 주님에게 삶을 거는 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멋지고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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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슨 목사의 부음과 관련한 소식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기에, 나는 여기에서 피터슨 목사가 직접 했던, 그래서 내 마음에 깊이 각인됐던 이야기들을 쓰려 한다. 그때의 기록들을 다시 읽어보니, 그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사는 모든 크리스천들, 특히 목회자들에게 유익한 것이었다. 어려운 시대를 겪고 있는 한국 교회가 이제는 고인이 된 유진 피터슨의 평소 이야기를 다시금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 글을 남긴다.

당시 나는 지구촌교회 원로 이동원 목사 등과 함께 몬태나에 있는 '피터슨의 집'을 방문했다. 몬태나 호숫가의 통나무로 만들어진 그 집은 피터슨 목사의 아버지가 지은 집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잰 사모가 만든 쿠키와 차를 맛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을 "피터슨 목사"가 아니라 "유진"이라고 불러달라 했다. 겸손하고 친밀한 분이었다. 수많은 영성 관련 책을 저술한 그가 강조한 단어는 심플(Simple·단순함)이었다. 분주함이라는 이 시대의 대적(大敵)을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단순한 삶,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께 집중하는 삶을 사는 것이 이 세속의 땅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을 사는 크리스천들은 삶을 단순화해야 합니다. 흔히 '성공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많은 책을 읽으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는 거꾸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책을 지금보다 적게 읽으십시오. 더 적은 일을 하십시오. 기억하십시오. 세상은 당신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상이 필요한 것은 하나님입니다. 여러분 역시 더 많은 친구들을 원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에게는 하나님이 더욱 필요합니다. 크리스천의 삶은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행한 많은 일들로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신자의 삶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들로 채워집니다."

그는 크리스천들은 이제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만두고,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만나 친밀하게 교제하며 사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슨 목사는 하나님의 임재 경험이 없는 신앙과 그같은 그릇된 신앙에 기초한 상업주의적 기독교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했다.

영성이란 단어가 한국에도 널리 퍼져 있다는 나의 말에 피터슨 목사는 "최근 들어 영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우리의 영적 상태가 병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병의 원인은 바로 우리의 문화가 세속주의에 함몰돼 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성을 '우리가 자신의 영혼, 즉 자기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에 쏟는 관심'이라고 정의했다. 침묵과 고독, 진지함 속에서 영혼의 모든 문제를 다루는 것이 영성이라는 것이었다.

피터슨 목사는 "진정한 기독교 영성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관심을 떨쳐버리고 자기가 아닌 다른 존재, 즉 예수님께 그 관심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성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향한 깨어있는 관심이며, 공동체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향해 드리는 신실한 반응"이라면서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영성을 위한 참된 내용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슨 목사는 이제 모든 크리스천들이 새로운 믿음의 출발선상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보이는 것에 의지하며 살았던 크리스천들이, 믿음으로 살아가기를 결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는 히브리서 11장 1절 말씀을 인용하면서 믿음의 삶을 강조했다.

그는 크리스천들이 아무리 영성을 추구한다 해도, 출발선상으로 돌아가 하나님과 깊이 사귀며 그분의 말씀으로 시작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과 전혀 상관없는 영성을 실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떻게 해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살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피터슨 목사는 마가복음 8장 34절 말씀을 대답으로 주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쫓을 것이니라".

그는 크리스천들이 영성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야 합니다. 귀를 기울여 말씀을 듣는 것이 바로 영성입니다. 진정한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치료하시고, 용서하신다는 것을 들음으로써 시작됩니다."

피터슨 목사는 특히 이 시대 크리스천들이 추구해야 할 덕목은 거룩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세속주의가 문화를 정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땅은 거룩한 곳이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 여전히 구원과 창조 속에서 임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거하고 있는 곳이 아무리 부조리해 보일지라도 거룩하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은 능력이 있어 반드시 어떤 일들이 생겨나게 한다고 말했다. 말씀을 들을 때 피조물인 우리가 취할 자세는 순종이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해야 합니다. 그분은 우리 속에 무언가가 일어나게 하십니다. 생각해 보세요. 성경에 나오는 모든 주요 동사의 형태는 명령형이지 않습니까. 가라, 믿으라, 빛이 있으라 등이지요. 명령형이 의도하는 결과는 순종입니다. 우리는 그의 명령에 순종함으로써 하나님과 보다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자신을 정육점 주인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면서, 피터슨 목사는 진정한 영성은 목회자로서 사역할 때뿐 아니라 돼지고기를 자르면서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하나님과의 만남이 포인트라는 것이다. 매일, 매 순간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하나님과 만난다면, 누구나 진정한 영성가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피터슨 목사는 리젠트신학교 교수로서, 목회자로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다양한 삶을 살아왔지만, 자신에게는 목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교수직을 떠나 목회를 처음 시작했을 때, 피터슨 목사는 자신이 축구팀 감독과 같은 느낌을 가졌다고 한다. 교수가 라커룸 안에서 코치를 하는 데 비해 목사는 실제로 경기장에 나가 공을 차고 태클을 당한다면서, 성도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뛰었던 목양의 삶이 인생에서 가장 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피터슨 목사는 자신의 영적 스승이 한 수녀였다면서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 했다. "그분은 내가 사람들의 문제보다는 그 사람 내면의 영혼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 역시 다른 목회자들과 마찬가지로 한 때 '메시아 콤플렉스'를 가졌습니다. 그 수녀님이 나의 그런 부분을 고치셨어요."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예루살렘과 십자가와 부활로 나아갑니다. 그분은 우리의 전부입니다. 그분에게 인생을 거는 것,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크리스채너티투데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임종 순간에 피터슨 목사는 "함께 가자(Let's go)"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의 마지막 말을 통해 2006년 "우리는 이제 모두 새로운 믿음의 출발 선상에 서 있다"고 했던 피터슨 목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온화한 모습이었다.

그는 죽음이라는 마지막 사명의 자리를 통해 이 땅의 사람들에게 "이제 함께 새로운 믿음의 세계로 가자", "렛츠 고(Let's go)!"라고 말한 것 같다.

"이제 함께 가자(Let's go)! 새로운 출발을 하자!"

피터슨 목사는 주님이 하셨던 이 말을 삶의 전반에 걸쳐,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던지고 이 땅을 떠났다. 그의 말대로 우리 모두 새로운 출발 선상에 놓여 있다. 렛스 고! 굿 바이, 유진.

이태형 기록문화연구소장(전 국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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