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옥 교수
(Photo : 밀알선교단 ) 김창옥 교수

“어느 날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창옥아’, ‘네, 엄마’, ‘엄마 죽으면 땅에 묻지마, 산과 바다에 뿌려줘.’ 엄마는 아버지에게 시집와 살면서 너무 답답해 하셨다. 아버지는 밥통 안에 있는 밥을 드시지 않으신다.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도 안 드신다. 매끼 새로 한 밥과 반찬이 아니면 밥을 안 드신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뼈가루가 되어서라도 자유롭고 싶으셨던 거다. 일주일 후 다시 전화가 왔다. ‘창옥아, 엄마 100살까지 살까?’ ‘어머니의 계획이 바뀌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뼈가루가 아닌 몸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으신 거다. 한 엄마의 아들로서 엄마와의 통화 이후 여자가 남편을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밀알장애인장학복지기금 마련을 위해 주최한 2018 밀알의 밤에 소통 전문가로 유명한 김창옥 교수가 강사로 서 인생의 핵심이자 관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부관계에서의 소통에 관해 강연했다.

13일 토요일 저녁 7시 남가주새누리교회에서 열린 밀알의 밤은 남가주새누리 Praise Team의 은혜로운 찬양으로 막을 열었고 최세형 목사(행정 및 양무리 사역 담당)가 인사말을 전했다. 최 목사는 히 10장 19절 말씀을 본문으로 ‘누구와 소통하며 사는가’의 중요성을 전했다.

최 목사는 “1896년도 우리나라에 처음 전화기가 도입되었을 때 궁궐과 각 부서에 총 10개의 전화기가 설치됐다. 그런데 소통을 위해 설치된 전화기가 오히려 소통을 가로막았다. 고종 황자에게 알릴 말이 있어도 감히 황제에게 대신이 전화를 할 수 없었고 고종 황제가 전화를 하면 각 대신들은 전화를 받기 전에 사모관대를 쓰고 세수하고 절을 하고 무릎을 꿇고 전화를 받으니 이미 전화가 끊어져 버렸다”며 “우리가 누구와 소통하느냐가 우리의 가치를 결정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에덴 동산 이후 끊겨졌던 하나님과의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남가주 밀알의 밤
(Photo : 기독일보) 남가주 밀알선교단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ANC온누리교회, 남가주새누리교회, 베델교회에서 밀알의 밤 행사를 열었다. 밀알수어찬양단이 공연했다.

사랑의캠프 영상 시청에 이어 밀알수어찬양단(Milal Sign Language Praise Team)의 공연이 있었다.

정수진
(Photo : 밀알선교단 ) 피아니스트 정수진 자매

이번 밀알의 밤을 위해 게스트로 초청된 피아니스트 정수진 자매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감을 전하며 찬양 “내 평생에 가는 길”을 연주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정수진 자매와 동행한 어머니 김신덕 권사는 “자폐증의 주된 증상은 소통이 안되는 것이다. 어릴 때는 또래들과 차이가 많이 안 났는데 해가 거듭할수록 격차가 커졌다. 모든 장애아 부모들의 고민인, ‘이 아이가 마지막에 남겨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다. 하루도 아닌 단 몇분 간이라도 이 아이보다 더 살다가는 것이 소원이다. 끝까지 수진이를 돌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 권사는 “10년 전 수진이가 피아니스트로 첫 출발을 밀알의 밤에서 했다. 수진이가 자폐 판정을 받은 날 당일보다 하루 하루를 보내며 더 힘들었다. 유치원에 보내니 장래희망을 물어보는데, ‘오늘 하루도 암담한데 어떻게 한참 후인 미래를 생각하나’, 현실성이 하나도 없는 뜬구름을 잡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밑그림을 그리고 계셨고 하나님의 오랜 계획이었음을 오랜 세월을 지나 깨닫게 되었다. 코이라는 관상용 물고기가 있다. 코이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 넣어 두면 5~8cm밖에 자라지 못하지만, 연못에 넣으면15~25cm까지, 큰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자란다. 노는 물에 따라서 피라미가 아주 큰 물고기가 되는 것 같이 우리가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자신의 능력을 무한대로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진이가 할 수 있는 것은 피아노 밖에 없다. 피아노가 수진이의 전부다”라고 말했다.

“자폐 진단을 받고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20년 동안 망망대해의 작은 조각배를 탄 것 같았다. 하나님께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하나님이 ‘내가 함께 하시겠다’고 하셨다. 그 말씀으로 그 기간을 버틸 수 있었다. 오늘 하나님께 최고의 영광을 올려드린다.”

헌금송으로 정수진 자매가 ‘주기도문’을 연주했다.

이어 메인 게스트로 선 김창옥 교수는 인생의 핵심, 관계의 핵심인 부부관계에 있어서 소통에 대해 전했다.

남가주 밀알의 밤
(Photo : 기독일보) 밀알의 밤 행사 모습

“대한민국에서 투자 대비 시청률이 가장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한다. 이걸 누가 볼까? 4~60대, 와이프를 떠나 산에 가서 살고 싶은 남자들이다. 동의보감에 소통이 안되면 고통이 된다고 나온다. 여자의 언어를 이해 못해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남자들이 많다.”

“관계의 핵심은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문제는 나와 맞는 지 모르고 결혼을 해버린 것. 특히 남자들은 ‘뭣이 중한 지’를 모른다. 자기가 좋아하는 여성을 만나면 머리에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이성적 판단을 못 한다. 따라서 호르몬이 분비되는 3개월 혹은 3년 까지는 여성을 호의적으로 대하지만 시간이 지나 호르몬이 나오지 않으면 원래 자기의 말투, 즉 모국어가 나온다.”

“뇌는 똑 같은 자극을 반복해서 받으면 기쁨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면 아내가 ‘뭐 하러 가자’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반응이 ‘피곤해’다. 남자는 이성의 매력이 무뎌진 여성에게는 원래 자신이 갖고 있던 말투가 나온다. 따라서 좋은 모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모국어는 그 사람이 자란 환경의 언어이다. 모국어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한국 남자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없다. 예를 들면 아내가 ‘입을 옷이 없다’고 하면, ‘그래 가을인데 가서 옷이라도 한번 사입어야 겠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천지가 옷인데 무슨 옷이 없어, 살쪄서 그렇지. 가서 뛰어.’라고 말한다. 만약 아내가 핑크색 옷과 보라색 옷 중에 어떤 옷이 더 잘 어울리냐고 물으면, 잘 대답해야 한다. 이때 완벽한 대답이 있다. '보라색은 어려보이고 분홍색은 날씬해보인다' 힘들지만 그냥 따라해 보세요. 그런데 거기서 ‘야, 빨리 사라고~지금 몇 시간째야’라고 말하면 아내들은 또 생각한다.’아..이 남자랑은 대화가 안통하는 구나.다른 오빠가 필요하구나.’”

“어릴 때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을 보다가 충격을 받았다. 아이가 실수로 그릇을 깼는데 엄마의 반응이 내가 경험한 엄마의 반응과 매우 달랐다. 아이에게 괜찮냐고 물으며 아이를 안심시키고 아이를 혼내지 않았다. 반면에 태국에 지진이 나서 동굴에 갇혔다가 구출된 소년들에게 뭐가 가장 무서웠는 지 묻자, 부모에게 혼날까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사람들이 타인의 인정을 통해 자존감을 올리려 하는 세태를 설명하며 “자존감과 자존심은 다르다. 인간은 자존감으로 살아야 한다. 자존감을 형성하는 것들은 학벌이나 재산 같은 것들이다. 반면에 자존감은 외적인 가치를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소중한 존재로 인지하는 능력이다. 자존감이 있으면 힘든 날이 오면 나를 가꾼다. 반대로 자존감이 없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등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올리며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 자존심을 올리려 한다..”

“노벨상을 많이 수상한 유대인들의 히브리 대학교를 조사해 보니 두가지 공통점이 발견됐다. 첫째는 엄마가 자녀를 깨울 때 스킨십으로 깨운 경우가 가장 많았다는 것과 둘째,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즉 아버지의 부재가 문제가 아니라 권위주의가 문제였던 것이다.”

이번 밀알의 밤에 참여한 정수진 자매는 4살에 자폐 진단을 받고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남들 보다 더한 노력으로 서울종합예술원을 졸업하고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2008년 밀알의 밤에 출연한 지 10년 만에 다시 밀알의 밤을 찾아 많은 장애인 학생들과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해주었다. 전국 청소년 음악 콩쿨 특별상을 비롯해 다수 음악회, 독주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곡들을 선사해 왔다.

장애인들과 함께 꿈과 소망, 믿음을 나누기 위해 1997년 1월 19일 설립된 남가주 밀알선교단은 어려운 환경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장애인 학생들을 돕기 위해 장학복지사업을 비롯해, 밀알정기모임, 사랑의 교실, 장학복지기금 모금, 밀알의 밤, 월간 <밀알&세계> 발행, 밀알수어교실, 사랑의캠프 등의 사역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밀알의 밤은 매년 가을마다 개최되는 장애인 선교를 위한 문화후원행사로 공연수익 전액은 ‘밀알장애인장학복지기금’으로 사용된다. 2001년 시작된 밀알장애인복지기금은 매년 장애인에게 지급되어 왔으며, 작년에는 95명에게 총 $138,600을, 올해는 88명에게 총 $136,800을 수여했으며 총 누적지급액은 $2,233,800에 이른다.

또한 밀알장애인 선교단은 2019년 장학생 신청을 받는다. 수혜대상은 장학생(대학, 대학원 재학생으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장애인), 근로복지생(밀알선교단체에서 봉사하는 장애인 중 선발), 꿈나무 장학생이며 신청은 2018년 11월 30일 (금)까지 밀알선교단 장학복지위원회(전화: 562-229-0001/ smilal@milalmission.com)으로 하면 된다.

남가주밀알선교단 홈페이지 http://milalmis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