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근 목사
박성근 목사(남가주 새누리교회)

몇 년 전 시사잡지에 크리스천의 명칭에 대한 칼럼이 실렸습니다. 미네아폴리스에 거주하는 사업가이면서, 아프리카 개발 자선단체의 회장을 역임했던 워드 브렘씨는 더 이상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부르지 않고 “예수를 따르는 사람”(a follower of Jesus)이라고 칭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애용하는 페이스북에도 900개가 넘는 그룹들이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는 명칭을 여러 가지 변형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첫째는, 명목상의 크리스천에 대한 반발입니다. 이름과 무늬만 크리스챤일 뿐 삶의 내용은 예수와 상관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이라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크리스천이라는 이름의 정치화에 대한 반발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미국내에서 크리스천이라는 명칭은 보수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사용돼고 있습니다. 근본주의자들이 정치에 참여하면서 기독교의 본질을 떠난 목소리가 많아졌습니다.

세번째는, 제 3세계의 다른 종교에 대한 포용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들이 마호멧을 따르고 부다를 따르듯이 우리는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독교의 상대화와 종교다원주의를 내포하는 것이기에 위험한 발상입니다.

이와같은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형식화된 크리스천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나는 예수는 좋아하지만 크리스챤은 싫어한다”는 간디의 말이 요즈음 들어 더 자주 인용되고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천’이라는 이름과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는 명칭은 구별하면 안 됩니다. 둘 다 신약성경이 제시하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행 11:26). 아니, 모든 크리스천들은 반드시 예수님의 자취를 따르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복음의 영향력이 더 깊게 더 멀리 펼쳐져 나갈 수 있습니다. 주님의 명성이 갈수록 땅에 떨어지는 이 시대에 참된 예수의 제자들이 더 많이 등장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