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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석 칼럼]목욕탕에서

기독일보

입력 Oct 09, 2018 12:20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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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아아~ 아빠 아파요..." "으이구, 좀 참아 녀석아~" 조금이라도 더 때를 벗겨주려는 아빠와, 때를 대충 밀고 빨리 물놀이를 하려는 아이의 모습... 정말 오랜 만에 보는 정겨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상한 것은, 쭈그리고 앉아 아이의 때를 미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닐 텐데도 아빠의 얼굴엔 엷은 미소가 서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이를 깨끗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 그것이 아빠의 마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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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먼저 미국으로 돌아가는 아내를 배웅하고 목욕탕엘 들렀다가 12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났습니다. 제 작은 등판에 피가 맺힐 만큼 절박하게(?) 때를 미시면서, "우리 홍석이는 커서 뭐가 될래" 물으시던 아버지... 아버지가 원하시던 의사나 장군이 되고 싶었던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생각해보면, 내 등을 밀어 주시던 아버지의 그 손 때문에 그나마 더러운 곳을 씻을 줄 아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비교적 목욕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청년 때, 목욕을 하다가 은혜를(?) 깨달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직후였을 것입니다. 때를 미는데, 밀어도 밀어도 계속 나오는 때를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발 뿐 아니라 온 몸 구석 구석에서 나오는 때를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때를 밀었는데, 또 때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내 힘으로 깨끗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깨달아 져 눈물이 났습니다. 때와 눈물이 범벅이 되어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 입을 깨끗하게 해주십시오. 제 발을 깨끗하게 해주십시오. 어찌할 수 없는 저를 깨끗하게 해주십시오!" 

탕 속에 앉아 지난 7년 간의 사역을 돌아보았습니다. 처음보다 때가 많이 묻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교회에 왔을 땐 교회가 많이 시끄러웠습니다. 힘들었지만 제 안위를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되도록이면 좀 조용히 지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되도록이면 좀 모두가 좋은 쪽으로 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그것이 교회의 때가 되었습니다. 탕 속에 앉아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를 깨끗하게 해주십시오..."

이제 돌아오는 토요일이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주일을 세 번 비웠을 뿐인데 모두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제 2기 사역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처음 교회에 부임하던 초심이 아니라,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은혜가 깨달아 져 입을 씻으며 울던 그 때로 돌아가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처음처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서로에게 복이 되는 만남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십자가 앞에서 묵은 때를 벗기며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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