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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칼럼] 한국 교회의 수난 (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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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Oct 04, 2018 11:04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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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한국 장로교회에서 최초로 자유주의 신학을 부르짖고 나선 사람은 황해도 봉산(鳳山) 지방의 김장호(金庄鎬) 목사다. 그는 성경을 자유주의신학의 주장에 따라 해설하고 설교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면 그는 모세가 홍해를 건넌 것을 갈대밭 사이를 건넌 것으로, 예수의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군중들이 도시락을 싸온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에 대해 1916년 6월 황해노회는 김장호의 총대 자격을 박탈하고 6개월 간 휴직처분 시켰다. 그러나 김장호가 노회의 결의에 따르지 아니하고 계속 목회 하자 노회는 12월에 모인 정기회에서 노회 권고 불복을 이유로 김장호의 목사직을 박탈하였고, 1923년 총회는 노회의 치리를 인정하여 기정사실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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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노회의 결의에 불복하면서 노회 탈퇴를 선언하였다. 또한 신원교회 경영 신흥학교에서 곽기호(郭圻浩) 외 13명과 함께 ‘정신(正信)의 교회,’ ‘동양인의 교회,’ ‘국민의 교회’를 표방하면서 ‘조선기독교회’ 창립을 선언하였다.

김장호의 조선 기독교회는 두 면에서 한국 교회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 첫째는 신학적인 문제다. 그는 한국 교회가 선교사들의 보수신학을 전수한 장로교회 목사들이 성경의 자구적 해석에 머물러 근시적 해석으로 일관하며 황당무계한 주석을 함부로 첨가하여서 지식에 어두운 신자의 마음을 흐리게 한다고 주장하였다. 현대과학과 문명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데 아직도 유치한 상태에 머물러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교회의 현대화를 외치며 교리해석에 문명국의 선도적 신학설을 자유롭게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문제는 분명히 신학적 문제였다. 그러나 신학적 문제를 내세우면서 ‘조선적’ 기독교회를 표방한 이면에는 반선교사, 반교권을 깔고 있어서 실제로는 일본적 기독교화의 경향을 강하게 띠고 있었음을 스스로 입증해 보이고 말았다. 김장호는 내선민족(內鮮民族) 곧 일본과 조선의 민족적 불가분리성을 주창하였고, 모국 일본의 반석 같은 배경을 찬양하면서 절대로 하늘이 내리신 일본인으로 태어난 권리를 발휘한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국가, 곧 일본을 사랑하고 국헌(國憲)의 신성을 지키는 것이 재건설의 목표라 천명하면서 일본의 어용교파였던 조합교회와 교류했다. 또한 3·1 독립운동을 맹비난하면서 노골적으로 친일파의 몰골을 표출했다. 그는 1921년 사리원교회 안에 신학부를 설치하고 단기 속성제로 다수의 목사들을 양산해 내는 교활성도 보였다. 1929년 선교사의 횡포에 의분을 품은 김종태(金種台), 최진상(崔鎭商) 등에 의해 설립된 충북 충주에 있는 ‘조선예수교회’와 합동을 결의하였으며, 대구의 이만집, 만주의 조선기독교회 현성원(玄聖元)과도 교류하였다.

김장호의 ‘조선 기독교회’는 반선교사, 반교권, 자유신학을 주장하면서 결국은 일제에 협력하는 왜곡된 길로 나갔고 결국 몰락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일부 선교사들의 치외법권적 오만한 자세와 교조주의적 문제 해석에 짓눌려 숨통이 막혀 있었던 당시의 교회가 이런 유의 운동을 일으키게 한 간접적 혹은 직접적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점도 심각히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황해도의 김장호와 비슷한 성격의 자치 선언이 경북노회의 이만집 목사에게서도 나타났다. 그는 1900년경 아담스(J.E.Adams, 安義窩) 선교사 전도로 기독교 신자가 되었다. 한학에 조예가 깊은 이만집은 아담스 선교사가 세운 대구 계성학교에 한문 선생으로 초빙 받아 대구로 옮겨 남성정교회(현 대구제일교회)에 출석하면서 장로로 장립되었다. 그는 선교사 조사로 일하다 평양 장로회신학교에 입학하여 1917년(10회) 졸업하고 경북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안수 후 남산교회에 청빙되었고, 1918년에는 남성정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였다. 이만집은 1919년 3·1 독립운동이 일어났을 때, 주동자로 활약하여 대구 만세시위를 주도한 열정의 사람이었다.

이만집의 자치 선언사건은 작은 일에서 발단되었다. 한번은 남성정교회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청년이 당회에 교회 내의 문제 몇 가지를 건의하는 서한을 제출하였다. 그 내용은 ‘강대에 설교자, 사회자, 기도자 외에는 올라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예배당 가운데 쳐 놓은 휘장을 거두자’는 것 등이었다. 이 문제는 곧 당회에 회부되었고 당회에서 이 사람을 찾아 책벌하여 출교 처분을 하자고 주장하는 측과 출교는 과하므로 책벌만 하자는 쪽으로 나뉘었다.

이만집 목사가 온건 쪽에 가담하자 강경 측은 선교사들과 이 문제를 협의하였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이 목사와 선교사들 간의 대립으로 확대되면서, 노회로 옮겨졌다. 노회는 선교사들과 강경파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만집을 남성정교회 당회장직에서 경질하려 하자, 교인들은 크게 반발하였다. 노회가 명령불복종으로 치리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오자 이 목사는 이에 불만을 품고 자치를 선언했다. 노회는 이만집과 그를 지지하는 박영조(朴永祚) 목사(남산교회)를 정직시키고 온건 측 장로들을 책벌하고, 예배당 인도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 목사와 600여 교인은 예배당을 내놓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노회측이 예배당 명도 소송을 냄으로써 문제가 세상 법정으로 비화되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이 목사와 노회(선교사들)간의 문제로 압축되는 듯 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반선교사 정책을 쓰고 있던 일제의 정책이 교묘히 작용하고 있었다. 이 문제는 법정에서 10년간의 지루한 싸움으로 이어지다 결국 노회 쪽의 승리로 끝났다.

이만집의 자치 선언은 대구의 여러 교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어, 시내 10개 교회가 이에 가담했고, 영양의 세 교회, 경주의 한 교회 등 14개 교회가 자치 선언을 하였다. 김장호의 자치 교회가 전국적으로 확대된 반면 이만집의 자치는 경북지방 개 교회 사건으로 끝났고, 이만집이 수양 차 금강산에 입산함으로 막을 내렸다.

우리는 이 사건에서 한국 교회가 선교사 중심으로 움직이고, 민족적 주체성이 박약한 점에 대해 저항한 점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은 선교사 배척 정책을 쓰고 있던 일제에 본의 아니게 협력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또한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면서도 자기 목적 달성을 위해 일제의 힘을 이용하려 했던 점은 기독교인의 양심으로나 나라 잃은 백성의 일원으로써 자기모순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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