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희 목사
이순희 목사(백송교회)

균형은 건강과 성장 그리고 아름다움의 핵심입니다. 균형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대립이나 어긋남이 없이 서로 잘 어울리는 상태를 뜻합니다. 무엇이든지 균형을 잘 잡아야 건강한 상태에서 성장할 수 있고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분이 뛰어나도 전체 균형을 잡지 못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눈, 코, 입 각각이 아름답고 뛰어나도 이목구비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름다운 얼굴이 되기 힘들고, 꽃꽂이를 이루는 각각의 꽃이 화려하고 싱싱하더라도 전체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이와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균형은 음악, 미술, 무용과 같은 예술분야 뿐 만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에서 중요합니다. 새가 빨리 날아가기 위해서는 좌우 날개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멀리 가기 위해서도 역시 양쪽 페달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균형을 잡는 순간 속도가 생기고 힘이 생기며 여유가 생깁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영성의 지표는 균형입니다. 건강한 영혼은 그 어디에도 치우침이 없습니다. 하지만 균형을 잡지 못하는 성도들은 영적으로, 정서적으로 치우침으로 향방이 없이 행동하게 됩니다. 율법주의에 치우치고, 은사주의에 치우치며, 행위에 집착하거나 자기 편견에 사로잡혀서 치우칩니다. 치우친 신앙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별 일 아닌 일에도 쉽게 실족할 뿐 아니라 비본질에 집착하여 본질을 놓치고 삶 속에서 성령의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균형을 위한 영성혁명을 이루어야 합니다. 혁명은 급진적 변화를 일으킴으로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영성혁명은 영혼의 뿌리 병을 치료받고 진리 안에 자유를 누리며 성령의 능력으로 한계를 뛰어넘는 삶으로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육에서 속한 삶에서 영에 속한 삶으로 진보하는 일이요, 균형을 잃고 치우치는 삶을 청산하고 균형 잡힌 영성으로 나아가는 일입니다.

균형은 영성혁명의 결과이자 영적 성숙의 증거입니다. 영혼이 건강한 사람은 말씀과 기도의 균형, 지성과 영성의 균형,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균형, 현실과 천국의 균형, 비움과 채움의 균형, 이성과 감성의 균형, 사고와 행동의 균형, 재능과 노력의 균형을 이루어 심지가 견고한 삶을 살고 평강에서 평강으로 인도받습니다. 또 긴장과 안식의 균형, 절제와 열정의 균형, 절망과 소망의 균형, 은사와 성품의 균형을 이루어 이 땅에서도 천국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영적으로 미성숙한 성도들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치우침으로 자주 흔들립니다. 그들은 말씀을 도외시한 감정적 기도에 빠져서 광신적 신비주의에 탐닉하거나 기도가 빠진 말씀생활로 영성이 빠진 차가운 지성주의에 머무릅니다. 하나님을 우선적으로 섬긴다는 명목아래에 이웃과의 관계를 무시하거나,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일에 혈안이 되어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비성경적인 종말론, 재림론에 심취하여 현실생활을 충실히 해내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면서 시간을 낭비하거나, 교회는 다니지만 천국을 믿지 못하고 육의 세계에만 집착하여 불타지 않는 공적을 쌓는 일을 등한시합니다. 우리는 영의 눈을 열고 깨어진 균형 속에 역사하는 어둠의 세력과 싸워야 합니다.

마귀는 균형을 깨뜨리고 조화를 망가뜨립니다. 어둠의 영들은 치우침을 통해 역사합니다. 편향된 시각은 사실을 왜곡시키고, 과잉된 감정은 기억을 곡해시킵니다. 따라서 균형이 깨어진 곳에서는 바른 인지, 바른 이해, 바른 대처가 어렵습니다. 균형이 깨어진 곳에서는 관계가 깨어지고, 성장과 발전이 어려워지며, 효율적인 사역이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균형의 중요성을 알고 균형을 위한 영성혁명을 일으켜야 합니다.

균형을 위한 영성혁명을 이루기 위해 먼저 우리는 성경의 양면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지어진 것으로 오직 성령의 조명하심에 따라 영으로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성의 도움을 받되 성령의 도우심에 의지하여 성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하여서 사랑 속에 있는 공의, 공의 속에 있는 사랑을 이해하고, 축복 속에 있는 심판, 심판 속에 있는 축복을 깨달아야 하며, 현실 속에 있는 천국, 천국 속에 있는 현실을 밝히 보아야 합니다. 우리 인생에 실재하는 치열한 영적전쟁 속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싸워야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이 주시는 안식을 누려야 합니다. 죄악으로 물든 자기 자아에 대해 철저히 절망해야 하지만 또 동시에 십자가를 통한 완전한 구원과 치료, 변화를 소망해야 합니다.

치열한 영적 전쟁 중에 과다하게 긴장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자기 자아에 대해 지나치게 절망하면 영적 우울감이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긴장을 잃어버린 신앙은 나태함을 만들고 자아에 대한 절망이 빠진 십자가 소망은 맹신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시자, 균형의 하나님이십니다. 균형의 하나님을 깨닫는 신앙은 안정감이 있으며 여유가 있고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소유하게 됩니다. 균형을 위한 영성혁명을 이룬 사람은 성령께서 허락하시는 은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되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겸손을 나타내고,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열정적으로 감당하지만 뜨거운 절제를 병행하여 날마다 열정의 진보를 나타냅니다.

균형 잡힌 영성은 오직 성령의 인도를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삶을 살면서 이 땅에서도 천국을 누리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균형을 위한 영성혁명은 영적 성장의 바른 방향이며, 영적 성숙의 지표입니다. 성경은 우리의 영성생활에 균형을 잡게 하는 중심점입니다. 날마다 균형을 위한 영성혁명을 이루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더 큰 비전을 향해, 더 깊은 통찰을 향해, 더 넓은 사랑을 향해, 더 풍성한 열매를 향해 진보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