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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세레나데 아름답게 울려퍼지다

기독일보 강태광 편집위원 news@christianitydaily.com

입력 Sep 13, 2018 11:09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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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사는 사람들(17)- 이천 집사와 이구 권사

이천 집사와 이구 권사
이천 집사와 이구 권사

기자는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는 축복을 감사한다. 이런 저런 사연으로 추천된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있다. 대부분 하나님이 주신 스토리들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주신 스토리만으로는 큰 감동이 없다. 하나님의 스토리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의 스토리들이 함께 엮어질 때에 감동을 품은 아름다운 스토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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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집사(기쁜우리교회, 김경진 목사 담임)와 이구 권사가 사무실을 찾아 왔다. 찾아가서 만날 것을 계획했지만 그들이 기어코 찾아왔다. 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다. 이천 집사와 이구 권사와 대화하며 나눈 한 시간의 만남에 기자의 마음은 촉촉히 젖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랑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그들이 엮어가는 영롱한 사랑의 이야기를 여기 풀어 놓는다.

부모님의 신앙의 유산

이천 집사는 아버지의 신앙 유산을 물려받았다. 일본에서 유학하던 중 예수님을 만난 아버지는 온 가족을 전도하셨다. 예수 믿는 가정을 세운 아버지가 젊은 날에 작고하시고 29살에 청상과부가 된 어머니는 기도와 눈물로 자녀들을 양육하셨다. 어머니는 매일 삯바느질을 하시는 고된 생활 속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제단을 쌓으셨고 삯바느질을 하다가 힘이 들면 잠시 쉬는 시간에도 눈을 감고 기도하셨다.

어린 시절 신앙생활의 추억

그의 기억 속의 어머니는 기도하시는 분이시다. 어머니의 기도 덕분에 그는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가 있었다. 그 시절 마을이 교회는 마을 어린이들에게 신앙의 요람이요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는 아직도 그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여름방학 시작부터 학수고대하며 기다린 여름 성경학교는 여름날의 낭만과 추억의 다발이다. 그때 여름성경학교를 인도해 주었던 평양신학교 신학생들을 잊을 수가 없다.

초등학교 친구를 전도했다. 성탄절이나 여름성경학교 같은 중요한 행사 때마다 친구를 교회로 초청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목사가 되었다. 은퇴 후 미국에 잠시 들렀던 그 친구 목사가 전도해 주어서 고맙다고 말한 것을 잊을 수가 없다. 그의 전도로 한 목사가 탄생한 것이다. 마음씨 좋고 착실했던 그의 전도 경험이다.

방황의 청년기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했다. 직장인으로 누리는 자유와 풍요에 푹 빠져 살았다. 놀기 좋아하고, 친구 좋아했던 청년에게 주일은 공휴일이었다. 들로 산으로 놀러가기 좋은 휴일이었다. 자연스럽게 교회와 멀어졌다. 신앙생활 잘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하였지만 많은 핑계를 만들어 내 교회에 가지 않았다. 가장 자주 사용한 핑계는 조카들 돌보기였다. 어머니의 기도를 먹고 착하고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했던 청년 이천의 방황기였다.

이민과 신앙의 회복

직장생활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무원으로 7년 그리고 회사 생활 5년의 끝은 좌절이었다. 미국행을 결심하고 아내를 설득하는데 아내가 완강했다. 이민 생활을 두려워하며 이민을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준비한 카드가 신앙생활이었다. ‘미국가면 신앙생활을 잘 하겠다’며 아내를 설득한 것이다.

마침내 이민 가방을 쌌다. 떨리는 손으로 이민 가방을 풀고 처음 한 일이 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리는 일이었다. 작은 개척 교회를 섬겼다. 이천 집사는 샌디에고에서 일하고 주말에 LA로 올라와 예배를 드렸다. 고단한 이민 생활에 신앙생활이 큰 힘이었다. 비슷한 처지, 비슷한 연령의 교우들은 한 주간을 이기는 힘이 되었다.

수년의 신앙생활은 더 없이 행복했다. 그 후 아픔을 겪으며 방황하다가 나성영락교회에 정착했다.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은혜를 받았다. 걱정도 근심도 없고 힘껏 사랑하며 맘껏 사랑 받았던 시절이다. 교회도 가정도 평화로웠다. 돌아보면 그 시절이 이 집사 부부에게 참 행복한 세월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1995년 10월 19일! 이천 집사 부부는 이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장보고 돌아오던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수술로 병원을 오가며 꿈과 기쁨이 뭉개지는 시간을 보냈다. 아내가 병원에 있다는 전화를 처음 받았을 때, 그는 ‘약간 다쳤겠지’ 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응급실, 수술실, 그리고 회복실을 오가는 과정에서도 상황 파악이 안됐다.
그런데 수술실에 나온 의사가 던진 말이 충격적이었다. “네 아내는 끝났다. 너도 네 (살)길을 찾아라!”라고 했다. 아내는 목이 부러지고 신경조직이 끊어져 목 아래 신체를 가눌 수 없는 상태였다. 이 집사 부부는 앞이 캄캄했다.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에 부부는 아무 말도 못했다.

환난 날에 만난 귀한 이웃들

4개월간의 수술, 회복 그리고 재활을 끝내고 아내가 돌아 왔다. 온 집안을 누비던 아내가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돌아왔다. 기가 막혔다. 막막했다. 그런데 이 어려운 날들에 귀한 도움의 손길들이 찾아 왔다. 약사인 처제는 한국에서 약국 문을 닫고 달려와 손발이 되어 병수발을 해 주었고, 이 권사의 친구들도 한국과 독일에서 건너와 최소한 한 달 이상씩 머물며 병수발을 해 주었다. 잊을 수 없는 고마운 손길들이다. 환난 날에 만난 귀한 이웃들이다.

잊을 수 없는 귀한 도움의 손길들은 이뿐만 아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 1천여명의 성도들이 다녀갔다. 그 많은 기도들, 그 많은 격려들, 그리도 마음을 모아준 도움의 손길들, 그리고 바리바리 음식을 날라준 섬김의 손길들 잊을 수가 없다. 일일이 인사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함이 늘 죄송하고 아쉽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집사가 조기 은퇴하고 온전히 아내를 돌본 세월이 20년이다. 오직 아내만 돌보고 있다. 취미도 휴식도 휴가도 없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불평이나 원망을 해 본적이 없다. 하나님 앞에서 당연한 의무로 받아들이고 아내를 돌본다. 이 권사도 남편 이 집사가 힘들어 보일 때도 있었지만 불평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여러 한계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와 함께 여행을 많이 못하는 것이 이천 집사의 불만이요 아쉬움이다.
이 집사의 고백 속에 아내를 향한 사랑이 절절했다. 사랑이라는 말도, 살가운 표현도 없었지만 모두가 사랑이었다. 이구 권사가 부럽고 이천 집사가 부러웠다. 아내를 바라보는 눈길에도 아내를 돌보는 손길에도 지나간 세월의 고백에도 짙은 사랑의 고백이 담겨 있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언약한 대로 아내를 믿음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멋진 신앙인의 순결한 사랑 고백이다.

가장 힘든 날에 드린 기도

2015년 10월 19일에 이 집사가 수술을 받게 되었다. 아내의 사고 후 20년 만에 자신이 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을 기다리며 만감이 교차했다. ‘만일 내가 잘못되면 누가 아내를 돌볼 것인가?’, ‘누가 아내를 지켜 줄 것인가?’ 억장이 무너지는 그 순간이 일생에 가장 힘든 날이었다. 그날 병상에 누워 기도했다. “주여! 나를 살려 주소서! 나를 살려 아내보다 하루라도 더 살게 해 주소서!” 뜨거운 눈물로 기도했다. 이 기도는 오늘까지 반복되고 있다.

향기로운 세레나데를 축복하며

이천 집사 부부를 만난 것은 정녕 축복이었다. 이천 집사의 사랑만큼이나 이구 권사의 여유와 너그러움이 좋았다. 남편의 사랑을 받는 이 권사는 행복해 보였다. 밝은 미소로 화장한 그녀는 예뻤고 남편에게 하는 잔소리도 당당한 아내로 보이게 했다. 이 부부가 나누는 대화에는 짙은 사랑이 묻어 있었다. 감추지 못하는 부부의 사랑에 감동받았고 그 사랑을 함께 나눈 그 시간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그들이 풀어가는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를 들으며 감정이 격해졌다. 적으며 눈시울이 붉어졌고 기사로 쓰며 또 눈 앞이 흐려졌다. 가정이 깨지고 무너지는 소리로 온 세상이 시끄러운데 향기로운 세레나데가 우리 곁에서 고요히 울려 퍼진다. 이 근사한 세레나데가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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