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문제 가운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들은 다음 3가지, 직언, 고자질, 뒷담화이다. 그런데 이 문제들은 가장 흔한 문제이면서도 가장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들을 직면하고 해결해야 할 사람은 바로 리더이다. 그래서 리더는 기능적 역할과 동시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역할도 함께 감당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직언은 리더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내용 자체에 대한 직언일 수 있고 어떤 경우는 리더가 생각을 말하는 태도에 대한 직언일 수도 있다. 특히 태도에 대한 부분은 리더가 얼마나 일방적이고 권위적으로 생각을 말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렇게 다른 생각에 대한 직언이든 태도에 대한 직언이든, 팔로워들은 리더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리더는 직언하는 사람을 부담스러워 한다. 많은 리더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공동체는 자신의 말 한 마디에 모두가 하나 되어 순종하는 것이다.

사실 겉으로는 그런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공동체는 건강하지 못하다고 비판하지만, 우리 주변 많은 리더들은 정작 그런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리더의 일방적인 권위에 민감한 사람이 스스로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더 권위적으로 대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았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했다.

고자질은 대표적으로 특정한 사람에 대한 비난이나 잘못된 행동 등을 리더에게 보고하는 것이고, 뒷담화는 특정한 사람에 대한 비난을 사적 만남 중에 하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적인 감정과 사실을 말하지 않고 부풀려진 의도가 더해지기 때문에, 보고가 아닌 고자질이 되고 뒷담화가 된다.

◈고자질의 노하우 "먼저 말한 사람이 이긴다"

리더가 어떤 고자질을 듣게 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당연히 사실 여부를 알아보아야 하고, 당사자와 대면해 이를 확인하고 권면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리더들이 고자질을 듣고,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고자질 내용 자체만으로 판단해 버리고 징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건강하지 못한 리더들의 특징이다.

건강하지 못한 리더들은 자신에게 먼저 찾아온 사람들의 말을 듣고, 이미 감정적으로 당사자를 판단하고 미워해 버린다. 그래서 그렇게 당사자의 해명을 들으려 하지 않게 된다면, 공동체에서 고자질은 중요한 정치적 노하우가 되어 서로간의 미운 마음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는 것인가?

◈"상처가 많은 리더는 상처로 답을 한다!"

지난 두 번의 글에서 탑(top) 리더 중심의 공동체와 서브(sub) 리더 중심의 공동체에 대해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것은 건강한 탑 리더와 서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훈련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리더로서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요건은 바로 '상처'의 회복 여부이다. 과거의 특정한 상처가 남아있을 때 공동체를 이끌며 그 상처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팔로워들이 또한 상처를 받게 된다.

왜냐하면 아물지 않은 상처는 그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너무 민감한 방어력을 가지게 되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상처에 불안한 정서가 더해지면 방향을 잃는다"

사람은 어떤 특정한 상처를 받을 때 얼마나 아픈지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그 아픔을 알기에, 이 상처를 자신이 누군가를 미워할 때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하게 된다. 많은 리더들에게 이런 상처가 많다. 그래서 특정한 말이나 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납득할 수 없는 분노를 표현할 때가 많다.

여기에 불안한 정서가 더해지면 어떨까? 자존감이 낮거나 우울함이 많거나 사람을 만나기 싫어하는 기피증세가 있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하거나 분노를 조절하기 어려운 조절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상처로 인한 관계의 문제들은 더욱 많이 생길 것이다.

◈"전문성을 갖기 위해 상처와 정서를 놓친 리더들"

교회 내 일반 양육을 목적으로 하는 리더 외에 예배팀 같은 기능적인 사역을 감당하는 팀의 리더라면, 무엇보다 사역에 대한 전문성이 갖추어져야 한다. 예배팀의 경우는 예배음악 전문가가 리더로 세워진다.

요즘 예배팀 리더들은 대부분 신학과 음악, 두 가지 모두를 전공한 경우들이 많다. 학위를 가진 사람이라면 대략 5년 이상 학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음악을 배운 사람들이다. 보컬 레슨이나 악기를 배우는 과정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문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상처와 정서를 방치해 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받은 상처와 어릴 적 친구들에게 받은 상처, 직장에서 받은 상처, 교회 공동체 안에서 받은 상처들은 여전히 그들을 힘들게 하고 그 트라우마는 리더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때 속좁은 사람처럼 타인의 다양성과 부족함을 존중해 주지 못하고 감정의 싸움으로 또다른 상처를 생성해 내고 있다.

◈"이제는 상처를 이겨낸 리더들이 세워져야 한다"

건강한 공동체를 위해서는, 리더로 세워지는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이겨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되도록 교회나 기관 등에서는 예배와 말씀을 통한 양육 안에서 회복의 열매를 맺어야 하고, 그 은혜를 경험한 사람들이 세워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리더의 방법론에 대해 많은 논쟁을 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개인의 신앙과 정서가, 기능성과 함께 다루어져야 한다.

다음 시간에는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 살펴본다.

백성훈 목사(<팀사역의 원리> 저자, 김포 이름없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