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 집사
(Photo : 기독일보) 이도영 집사

모태신앙인들이 무기력해 보일 때가 있었다. 필자의 목회 현장에서 만난 모태 신앙인들 가운데 정말 “못해 신앙인”이 있었다. 체험도 없고, 사모함도 없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본 까닭이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 하면서 모태 신앙인들을 새롭게 보게 된다. 특히 부모님의 기도를 보고 배운 사람들, 부모님의 기도를 먹고 자란 믿음의 사람들이 누리는 축복을 보는 것이다.

몹시도 더웠던 여름의 어느날 기자는 이도영, 이설희 집사(남가주동신교회) 부부를 만났다. 이도영 집사(James Lee)의 작품과 삶의 흔적들을 살피기 위해서 이 집사 자택을 찾았다. 이도영 집사의 작품들 속에서 또 그들의 고백과 간증 속에서 구체적이고 생생한 하나님의 손길과 섭리를 만지게 되었다. 두 집사들은 고난과 아픔을 이기며 영광의 하나님을 찬양한다. 두 사람 간증을 들으면서 그들의 부모님의 기도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오래된 격언 “기도하는 부모의 자녀는 결코 망하는 법이 없다!”를 중얼거렸다.

기도위에 세워진 인생

이도영 집사는 모태신앙인이다. 모계 가족으로 보면 3대 신앙이다. 외할머니는 기도 용사로 사셨다. 할머니가 딸에게 주신 결혼 조건은 신앙생활 하는 청년을 데려오라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이도영 집사는 할머니와 함께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교회를 다니는 것이 기쁘고 행복했다. 소년 이도영이 할머니를 기쁘시게 하는 것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손자를 위한 기도를 쉬지 않으셨다. 그러다가 13살에 미국 이민을 왔다. 가장 먼저 교회를 찾았다. 샌디에고 영락 교회! 소년 이도영의 안식처였다. 십대의 갈등과 이민, 학교생활의 갈등과 아픔을 교회에서 풀었다. 열심히 교회를 다녔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신앙이 성장했다. 예수님을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고 여호와를 자신의 하나님으로 믿고 의지하게 된 것이다.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며

어려운 가운데 세월이 흘러 대학생이 되었다. 미술대학을 다녔다. 풋풋한 대학생 이도영은 열심히 공부하였다. 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밤늦게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문득 기도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어리고 순수한 신앙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하는데 마음에 확신이 밀려왔다.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실 것을 확신케 되었다. 하나님이 주시는 확신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기도 후에 하나님께서 많은 기회를 주셨다. 유능하고 유명한 Patricia라는 디자이너를 만나게 하셨다. 헐리웃에서 인정받는 영화의상 디자이너였다. Patricia는 이도영 학생을 격려하고 칭찬해 주었고, 잘 지도해 주었다. 이도영 학생은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입상하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이도영 학생의 피나는 노력, 좋은 선생님의 지도 등이 큰 힘이었지만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이도영 집사는 늘 기도의 힘을 느끼며 살아간다. 학창 시절 속에서 젊은 날의 작업의 현장에서 문제들과 위기를 만날 때마다 부모님과 할머님의 기도를 기억했다. 어렵고 힘든 패션계의 문화를 극복해야 할 때마다 할머님의 기도와 부모님의 기도를 기억하며 극복했다. 할머님과 부모님의 기도는 문제를 극복하는 힘이었고 새로운 도전의 동기였고, 믿음을 지키는 안전장치였다.

하나님께서는 이도영 집사를 영화 산업으로 인도해 주셨다. 학교에서 패션 디자이너인 아내를 만났다. 아내는 믿음의 동역자요 격려자요 인생의 동반자다. 한참 교제하던 시절, 이설희 집사가 “만만치 않은 패션 디자이너로 살지 말고 그래픽 디자이너 영화를 해 보라!”고 권면했다. 그래서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되었다. 영화에 특수효과 음향을 통해서 영화 산업에 도전하게 되었다.

영화는 전혀 새로운 분야였는데 과정이 순조로 왔다.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신 것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헐리웃 영화 작품들에 참가하는 영광도 주셨고, 기라성 같은 영화 종사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축복해 주셨다. 제작에 참가한 영화들은 “페이스 오프(Face Off)“ ”타이타닉“ 그리고 ”The Rock” 등등이다. 그런데 이런 대작들을 통해서 영화 산업의 재미도 보고 성공도 경험하였지만 헐리웃의 성공에 탐닉하지 않았다. 오히려 초연하게 그 성공을 누리면서 좋은 기회들을 흘려 보내고 있었다.

2001년경 영화 “해리포터”에 동참하여 함께 일하면서 아이들의 기호와 관심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만약 성경과 영적 진리를 이런 영화 산업으로 발전시키면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한 도구를 개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를 쓰고 싶은 열정을 품게 되었다. 이것은 젊은 날 대학 도서관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일하도록 도와 달라고 기도했던 이도영 학생의 기도가 실현되고 있었다.

좌절 그리고 하나님의 만지심

모든 일에 순조롭고 순탄하게 잘 나가던 이도영 집사의 삶에 작은 파문이 찾아 왔다. 여러 작품을 같이 작업했던 친구인 Nathan Macguinness가Double Negative라는 세계 제일의 영화 회사 싱가폴 지사장으로 가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도영 집사에게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했다. 그것도 테크니컬 디렉터로 일하자는 제안이었다. 좋은 여건이었다. 이도영 집사 부부는 싱가폴의 삶에 만족하며 즐거운 삶을 살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이도영집사가 검진을 했는데 갑상선 암이었다. 부부는 몹시 당황하였다. 하지만 곧 이 모든 상황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아들였다.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의 사인으로 이해하고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였다. 믿음의 사람 이도영 집사 부부는 이 일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들으려 했다. 그리고 주님이 인도하심에 순종할 기회를 찾게 되었다.

어린 영혼들을 위한 King of Middle Earth를 펴내며

한국과 싱가폴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다. 갑상선 암을 치료하는 과정이 1년 정도 였다.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1년의 치료기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회사와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격려를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 기간에 받은 하나님의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위로와 용기를 주셨고, 치료의 기회를 주셨고, 잊었던 꿈을 되살려 주셨다. 막연히 꿈꾸던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를 구상하며 아픔을 이길 수가 있었고, 열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사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위해 일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구상했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꿈을 회복시키시고 책을 쓰게 하셨다. 그래서 세상을 보게 된 책이 King of Middle Earth이다.

책을 쓰는 3년의 기간은 하나님의 인도를 경험하는 과정이었다. 몸이 좋아지고 형편이 좋아지면 헐리웃이 보였다. 헐리웃에 있는 돈과 명예와 성공이 보였다. 이런 것들을 보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건강을 흔드셨다. 때로는 눈에 앨러지가, 때로는 체력이, 때로는 다른 문제로 정신을 차리게 하셨다. 그 때마다 회개하며 두 가지 기도를 생각했다. 먼저는 대학 도서관에서 자신이 드린 기도와, 보모님과 할머님께서 드린 기도였다. 이도영 집사는 기도를 많이 한다. 가장 우선되는 기도가 “어머니의 기도가 응답되게 하소서!”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한 손으로는 구제를 하고, 한 손으로는 선교를 하는 아들이 되게 하소서! 하고 기도했다. 이도영 집사가 이 어머니 기도를 생각하면 가슴이 뜨겁다. 이런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둘째로 이도영 집사는 자신의 책을 통해서 선교의 문이 열려 지기를 원한다. 지금 막 출판한 이 책 “King of Middle Earth”을 통해서 중국과 남미의 넓은 세계가 복음으로 열려지는 축복이 있기를 기도한다. 셋째는 앞으로 나올 책들을 위한 기도가 있다. 이도영 집사 머릿속에는 앞으로 나올 책들의 내용이 가득하다. 이미 구상된 주제가 믿음 그리고 구제이다. 이런 책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복음의 도구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넷째로 이도영 집사는 젊은이들을 위한 문화 사역을 꿈꾼다. 이런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많다. 젊은이들에게 새롭고 건전한 일거리를 제공하고, 문화의 침략으로부터 교회와 젊은이들을 방어하고 복음을 전할 기회를 갖고 싶은 것이다.

이도영 집사는 화려한 세상의 기쁨과 자랑을 버리고 새로운 믿음의 길을 달리고 있다. 새롭다는 말은 온전한 하나님의 기쁨을 구하는 새 삶이란 의미다. 기자가 만난 이도영 집사와 이설희 집사는 은혜로 충만했고 선교적 비전과 열정으로 뜨거운 가슴을 가진 믿음의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