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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안 된다?… 세례의 ‘연령’에 대해

기독일보 김진영 기자

입력 Jul 11, 2018 05:26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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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국내선교부, 공청회서 ‘아동세례’ 타당성 고찰

왼쪽 두 번째가 양금희 교수, 맨 오른쪽이 조용선 목사 ⓒ김진영 기자

왼쪽 두 번째가 양금희 교수, 맨 오른쪽이 조용선 목사 ⓒ김진영 기자

예장 통합총회(총회장 최기학 목사) 국내선교부가 '어린이(아동) 세례'의 타당성에 대한 공청회를 9일 오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했다.

'어린이(아동) 세례 및 세례·입교 연령에 관한 연구위원회' 보고서를 발표한 김세광 교수(서울장신대)에 따르면, 통합 측을 포함해 현재 한국의 주요 장로교회들은 만 2세까지의 유아세례만을 허용하고 있다. 때문에 만 2세 이후의 아동들은 세례를 받기 위한 성인 세례의 연령 자격인 만 15세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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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러한 성례전 관습이 형성된 이유에 대한 역사적 논쟁이나 신학적 근거를 찾아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13년이란 기간 동안 성례전과 관련한 목회적 지침이나 교육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만 2세에서 15세 사이의 아동들에게 세례를 주지 않았던 이유는 '인지'에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목회적 관점'에서 아동세례의 필요성을 역설한 조용선 목사(온무리교회)는 "아동에게 세례를 주는 것이 타당하냐 아니냐의 문제 이면에는 인지발달론적 측면을 지지하느냐 아니냐의 입장이나 논쟁이 깔려 있다"며 "아동들이 세례에 대해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웨스터호프는 신앙유형의 특징을 네 가지로 구분하는데 체험적 신앙, 귀속적 신앙, 탐구적 신앙, 그리고 고백적 신앙"이라며 "이중 아동기에 해당하는 것은 귀속적 신앙이다. 이 때 신앙은 정서적 신앙이다. 머리나 의지로 믿는 신앙이라기보다는 마음으로 믿는 신앙"이라고 했다.

그는 "이 단계에 있는 아동은 신앙공동체 속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한다. 소속된 공동체의 친밀성과 돌봄의 교제가 살아있는 예배, 그러한 성례전적 공동체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시기"라며 "(따라서 아동에 대한) 세례교육과 의식은 신앙공동체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유아·아동세례를 둘러싼 신학적 논쟁점을 고찰한 박경수 교수(장신대)는 "세례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개혁교회의 분명한 입장은 그 주도권이 인간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확신"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재세례파가 나의 믿음에 따른 고백과 결단이 세례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할 때 결국 세례의 주도권은 인간의 결단의 결과가 되고 만다"면서 "하나님의 약속과 은혜에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다. 따라서 유아·아동세례는 인간이 신앙으로 응답할 수 있기 이전에도 하나님께 사랑받고 있는 백성이라는 진리를 증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유아·아동세례는 부모와 가족 나아가 공동체의 신앙 근거 위에서 베푸는 것"이라며 "따라서 성경의 증거와 교회의 실천을 고려할 때, 양육할 수 있는 회중의 신앙공동체가 존재하는 한 유아와 아동은 세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박 교수는 "유아·아동세례는 율법이 아니라 자유가 되어야 한다. 만일 아동세례가 의무와 율법이 된다면, 진중세례의 부정적 측면들이 아동세례에도 그대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유아·아동세례를 원한다면 그것이 얼마나 귀한 하나님의 은혜와 신비이며 값진 선물인지를 충분히 가르쳐 세례에 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반면, 유아·아동세례보다는 장성해 자신의 분명한 뜻과 말로 드리는 믿음의 고백과 함께 세례받기를 원한다면 그 선택 또한 귀하게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교육적 입장'에서 발표한 양금희 교수(장신대)는 "유아(3~6세)들이 인지적으로 미성숙하다고 해서 그들이 곧 예수 그리스도와 관계를 맺을 수 없거나 종교적 경험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유아들은 엄마에 대한 인지적 정보, 즉 이름이나 직업, 학벌 등에 대해 잘 모르지만, 엄마와 그 누구보다 강렬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양 교수는 말했다.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라며 "이들이 하나님이나 예수님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나님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어린이 아동 세례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양 교수는 '산타 할아버지'를 예로 들기도 했다. 고학년 아동이나 청소년들은 산타 할아버지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지 않지만, 유아들은 보이지 않는 산타 할아버지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전논리적(pre-operational) 사고가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수님이나 하나님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게 하며, 그 분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통로가 된다고 그는 말했다.

앞서 김세광 교수는 보고서의 결론에서 "아동세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성례예식"이라며 "하나님의 계약의 백성을 향한 절대적 은총의 선물인 유아세례를 보존해온 개혁교회 전통에서 아동세례를 금하고 있었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세례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자녀들이 그들의 나이와 믿음의 수준에서 하나님의 풍성한 은총을 누릴 수 있도록 허용돼야 한다. 아동세례의 시행은 회중들에게는 그리스도인의 성례전적 삶을 더욱 적극적으로 살 수 있게 하고, 목회자들에게는 성도의 구원의 여정을 성례전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목회적 환경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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