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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틴의 ‘정당한’ 전쟁론 VS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의무

기독일보 la@christianitydaily.com

입력 Jul 06, 2018 12:42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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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성 칼럼] 전쟁의 동기와 목적 확인 부담도 안겨

 

▲뉴욕 유엔본부 앞. ⓒ필자 제공
(Photo : ) ▲뉴욕 유엔본부 앞. ⓒ필자 제공

 

 

대한민국은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단 그룹 젊은이들의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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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스탄트 교회들과 로마가톨릭 교회는 병역 의무, 입대, 집총을 거부하지 않는다. '양심적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한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군 복무를 성실히 하는 자를 '비양심적 병역자'로 몰아붙인다.

그렇다면 기독인의 국방의 의무 수행, 군입대, 집총은 무방한가? 무엇을 근거로 프로테스탄트 교회와 로마가톨릭 교회 신자들은 이를 마다하지 않는가? 기독교 사상사에서 탐색하면, 이 주제는 어거스틴(Augustinus, 354-430)의 '정당한 전쟁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거스틴의 사상과 저작들은 대부분 당시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신앙고백적 노력의 열매였다.

도나투스주의자들은 박해 동안 배교한 자들의 치리에 대한 엄격한 견해를 가진 탓에, 이단으로 정죄됐다. 도나투스주의자들 가운데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 교회에 속한 사람들이 '가톨릭교회'로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무력으로 방해했다.

교회는 그들의 폭력을 막기 위한 무력 사용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 로마는 '야만족들'이 제국을 위협하고 무슬림이 자신들의 영토로 침략해 오는 것에 대항하는 무력 사용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일이 필요했다. 어거스틴은 이 현안을 해결하고자 노력한 끝에, 정당한 전쟁론(Bellum Justum, 義戰論)을 발전시켰다.

어거스틴은 전쟁보다 평화를 사랑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을 옹호한 사람으로, 기독교 전쟁 이론을 최초로 정립한 신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전쟁은 불행한 것이지만, 평화를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업이다. 진정한 악은 전쟁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사나움을 사랑하는 일이다. 전쟁과 무력의 사용이 정당화되려면 아래와 같은 목적과 동기가 있어야 한다.

첫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예견되는 악을 억제하기 위해 죄인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무력 사용은 정당하다. 모세의 전쟁은 이런 의미에서 정당하며, 의로운 응징이었다.

둘째, 사랑의 동기이다. 복수심 때문에 전쟁을 하거나, 사람을 죽이는 일을 즐기려 하는 전쟁은 정당하지 않다. 모세가 사람을 죽인 것은 잔인함(Cruelty)이 아니라, 오로지 사랑(Charity)의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은 원수에 대한 호의적 단호함(Benevolend Severity)을 유지하는 것조차 금하지는 않는다. 사랑의 동기로 수행하는 전쟁은 성경의 가르침과 모순되지 않는다.

셋째, 올바르게 구성된 합법적 기관이나 권위 있는 조직체가 수행하는 전쟁이나 무력 사용만이 정당화될 수 있다. 개인은 타인의 목숨을 끊으면 안 된다. 자기방어 목적의 살인은 잘못이다. 정당방어로 죽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미움 때문일 수 있다. 오로지 공적 직임자(Public Officials)만이 칼을 들 수 있다. 군인이 합법적 기관의 업무수행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죄가 아니다.

어거스틴은 교회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칼을 들거나, 모세처럼 신적인 권위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도 정당한 전쟁의 범주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

 

양심적 병역의무 정당한 전쟁론
▲ⓒ필자 제공

 

어거스틴의 '정당한 전쟁론'은 키케로로부터 유래했으며, 암브로시우스 등 여러 교부들의 사상을 집약한 것이다. 어거스틴은 사람을 죽이는 행위일지라도 사랑의 동기로 한 것이면 정당하며, 기독 신자도 이러한 목적과 동기로 전쟁을 일으킬 수 있고 사람을 죽이는 일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어거스틴의 이 주장은 로마 제국 군대나 교회의 힘으로 도나투스주의자들에게 가하는 북아프리카 감독들의 폭력 행위를 정당화했다. 그는 세속 권력이 도나투스주의자들을 억압해 줄 것을 희망했다.

어거스틴의 주장에 따르면, '가톨릭교회'가 도나투스주의자들에 대하여 무력을 사용하고 국가 권력으로 그들을 진압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도나투스주의자들은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 합법적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마 제국이나 '가톨릭교회'의 시각에서 보면, 도나투스주의자들은 정상적인 집단이 아니다. 그러므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위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자파는 무력을 사용할 수 있고, 도나투스파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이며 견강부회(牽强附會) 식이다.

어거스틴은 도나투스주의자들을 반대하여 <교회의 통일성에 관하여(On the Unity of the Church)>, <도나투스주의자들을 반대하여 세례를 논함(On Baptism against the Donatists)>, <가우텐티우스를 반대하여(Against Gaudentius)> 등을 저술했다.

과연 사랑의 동기로 발생하는 전쟁이 존재하는가? 전쟁은 자국의 이해 관계에 따라 발행한다. 사랑의 동기로 하는 전쟁이란, 입술에 발린 말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이 한국전에 참가하고, 그라나다를 침공하고, 이라크를 공략한 것은 과연 우방의 평화를 유지하려는 진정한 사랑의 동기 때문이었는가? 미국은 한반도에서 특정 이데올로기를 옹호하고, 중남미에서 미국의 힘을 과시하고, 걸프만의 석유를 장악하고, 세력이 커지는 이슬람의 팽창을 억제하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았던가?

어거스틴의 정당한 전쟁론은 기독교를 국교로 삼은 서구 제국들의 식민주의와 정복주의 야욕과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는 이론적 근거가 돼 왔다. 현재는 로마가톨릭 교회뿐 아니라 대부분의 프로테스탄트 교회들도 그의 이론을 정당한 것으로 수용하고 있다.

어거스틴은 전쟁을 수행하러 나가는 기독인 병사 개인과 군대에게 그 전쟁의 동기와 목적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안겨줬다. 동기가 위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때는 참전을 명하는 권력자의 명령에 목숨을 걸고 항거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겨줬다.

스위스 취리히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 목사는 프로테스탄트 신앙을 괴멸하려는 로마가톨릭 영주 군대를 대항해 칼을 들고 전쟁터에서 싸우다 장렬히 순교했다. 양심적 병역의무에 해당한다. 정당한 전쟁 이론은 하나님의 나라와 세상 나라, 곧 기독교 국가관과 직결되어 있다.

필자의 <쌍두마차시대(서울: 본문과현장사이, 2012)> 제3장 '어거스틴의 신학사상'을 참고하라.

최덕성(브니엘신학교 총장, 교의학-역사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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