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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보화’ 손양원 목사님, 신앙 재현 운동 해야”

기독일보 이대웅 기자

입력 May 17, 2018 07:26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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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전병금 목사, 손양원 목사의 ‘원수 사랑’ 주제로 대담

대담하고 있는 전병금·김명혁 목사와 사회를 맡은 김철영 목사(오른쪽부터). ⓒ이대웅 기자

대담하고 있는 전병금·김명혁 목사와 사회를 맡은 김철영 목사(오른쪽부터). ⓒ이대웅 기자

'나환자(한센병 환자)와 원수 사랑의 영성을 염원하며'라는 주제로 김명혁 목사(한복협 명예회장, 강변교회 원로)와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원로)가 17일 오전 서울 강변교회(담임 이수환 목사)에서 대담을 진행했다.

각자 발표에 이어, 김명혁 목사와 전병금 목사는 김철영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사회로 손양원 목사의 삶과 신앙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다음은 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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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목사님을 보시면서, 후배 목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전병금 목사: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일들 가운데 복음전도와 선교, 제자훈련과 병 고침 등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런 것들도 다 중요하지만, 죄인과 창녀와 세리 이런 사람들과 식탁을 나눈 것이 엄청나게 중요한 사건입니다.

세리는 유대인이면서도 로마의 부역자들이자 자기 배만 불렸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과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유대인들이 갖고 있던 경계선을 완전히 뛰어넘으셨지요. 예수님의 식탁 공동체야말로 하늘나라의 모습이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도 예수님을 닮아 아들들을 죽인 안재선을 아들 삼았습니다. 그는 이데올로기도 달랐던 사람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 죽이자고 했던 사람입니다. 안재선을 용서하면서 '전향했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처럼 경계선 밖의 사람을 끌어안은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교회 안에 있는 성도들, 충성스러운 사람들에게 매여, 경계선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 타종교인들, 교회 안에서도 신앙이 시원찮은 사람들에게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예수님처럼 보질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손양원 목사님이 1930년대부터 하신 말씀이 70-80년 후의 지금보다 더 깨어 있었습니다. 한국교회는 교회의 경계선을 뛰어넘어 북한까지 끌어안고, 세계 각 종교도 끌어안으면서 복음이 전 세계에 퍼져 나가도록 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마음의 경계선을 허물고 예수님을 쫓아가야 합니다.

김명혁 목사: 말할 자격은 없지만, 세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회개에 전력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길선주 목사님은 매일 울면서 회개하셨고, 예수님도 첫 마디가 '회개하라'였습니다. 김치선 목사님이 '죄 지은 사람이 아니라 회개하지 않은 사람이 지옥 간다'고 했습니다.

둘째로 주일성수와 새벽기도입니다. 주기철·손양원 목사님이 감옥에서 교인들에게 쓴 편지에도 '주일성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주일성수는 24시간 개념인데, 지금은 거의 포기한 것 같습니다. 새벽기도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주기철·손양원 목사님처럼 정성껏 하나님 앞에서 기도해야 합니다.

셋째로 그저 사랑으로 섬겨야 합니다. 예배드리고 금식하는 것보다,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게 먼저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하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천국 신앙입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신앙과 삶을 보면, 산상수훈을 '참 좋은 말씀'이라고만 여기지 않고 그대로 실천한 것 아닌가 합니다.

전병금 목사: 산상수훈뿐 아니라 성경 말씀 전체를 그대로 살아내야 합니다. 말씀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마음과 정성과 뜻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입니다. 하나님 사랑은 이웃 사랑을 통해서 해야 합니다. 김명혁 목사님 말씀대로, 이웃 사랑 없이 하나님 사랑이 나올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 잘 되는 것만 생각하는 건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한국교회가 지금 무너지고 있다지만,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에게 본받을 또 한 가지는 자신의 신앙을 지나치게 평가하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보다, 주님께서 나를 어떻게 평가하시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한국교회가 너무 사람들의 평가에 휘둘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웃을 위한 사랑의 실천으로 가야 합니다.

김명혁 목사: 산상수훈도 그렇지만, 주기철·손양원 목사님, 그리고 제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이 제일 좋아하시던 말씀이 요한계시록 2장 10절 말씀입니다. '죽도록 충성하라'. 손 목사님은 죽음을 소원하셨습니다. '가난은 나의 애처, 고난은 나의 스승, 죽음은 나의 소원'이라고 하셨습니다.

손 목사님의 아내 정양순 사모님의 신앙도 대단합니다. 남편 무덤 앞에서 '소원이 이뤄졌군요'라고 하셨습니다. 일제 시대 손 목사님이 감옥 이감할 때 잠시 만나서는 '이 말씀대로 안 하면, 제 남편 될 자격 없어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이 바로 '죽도록 충성하라'였습니다. 손동희 권사님도 '엄마의 신앙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했습니다.

김명혁 전병금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지역과 사상을 넘어선 사랑을 보여줬던 손양원 목사님이 살아 계시다면, 현재 남북 관계와 지역 갈등 등에 대해 뭐라고 하셨을까요.

김명혁 목사: 일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자신이 좀 괜찮다는 분들은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손 목사님은 자신을 '죄인 중 괴수'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아무것도 말할 게 없다고 하셨을 것입니다.

조언을 하기보단, 당장 북한으로 달려가셨을 것입니다. 달려가서, 북한 사람들을 끌어안고 어떻게든 가서 사랑하시다 제물이 되셨을 것입니다.

전병금 목사: 불쌍한 분들 먹여 살리시면서 북한을 섬기셨을 분입니다. 금식을 하다 돌아가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마더 테레사처럼 전 세계적인 인류애를 실천하신 분인데, 민족 지도자로 세워서 국민들과 후대에까지 삶의 모범으로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요.

김명혁 목사: 일본 사람들과 교회가 한국 사람들과 교회를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귀한 것이,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손양원 목사님입니다. 관계가 나쁜 사람들에게까지 감동과 은혜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이 참 귀합니다.

전병금 목사: 기독교 2천년 역사 가운데 손 목사님처럼 한센병 환자들의 고름을 빨아주고 기도하고 아들 2명을 죽인 사람을 그냥 양아들이 아니라 진짜 아들로 삼고 같이 살았던 사람이 있을까요. 기독교 역사에서 거의 드문 일입니다.

전쟁이 나서 모두가 피했지만 혼자 남아서 순교까지 하셨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을 한국교회의 보화로 알고, 그의 신앙을 재현하는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한국교회를 바로잡기 어려울 것입니다.

-전병금 목사님은 은퇴 후 NGO 활동을 하고 계시지요.

지구촌구호개발이라는 법인을 만들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난민들을 위한 병원과 고아원을 세우고자 합니다. 무슬림 지역이라 직접적으로 전도하긴 어렵겠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예수님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평가를 잘 받아서 목회를 잘 하고자 했는데, 손양원 목사님은 본인을 드러내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실천해 가는 목회자들이 갈수록 많아져야, 한국교회가 갱신되고 변화할 것입니다.

김명혁 목사: 우리는 사랑하면 신문에 그 이야기가 나길 바라고, 이 다음에 천국 가서 칭찬받길 원합니다. 하지만 손양원 목사님은 이를 부인하신 분입니다. 보통 사랑이 아니고, 정말 순수한 사랑이었습니다.

한센병 환자들과 늘 같이 지내니 의료진들이 '피검사'를 권했습니다. 하기 싫다고 버티다 억지로 했는데, 다른 사람들의 피보다 더 깨끗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통 목사님 같으면 '감사합니다, 은혜롭습니다' 할텐데, 손 목사님은 '금년에도 틀렸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한센병 환자들과 같이 되기를 그렇게 원하면서 사랑하신 것입니다.

이런 사랑은 정말 드문 것 같습니다. 당시 가장 저주받은 것으로 여겼던 이들을 끌어안고 평생 순교하기까지 사랑을 실천했고, 그러한 헌신과 사랑의 영성이 안재선을 180도 변화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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