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가 된 노숙자

 

김덕희 | 시커뮤니케이션 | 124쪽 | 8,300원

'이거 실화냐?' 요즘 유행하는 이 문장이 어울리는 책이다. 노숙자 출신이 대학교수가 된 것도 그렇지만, 잘 나가던 학습지 강사가 주식 중독 때문에 노숙자로까지 전락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28억원 초대박 사건도 놀랍지만, 그 강렬한 기억 때문에 주식 중독과 '쪽박', 그 돈 이상을 잃어버리는 '빚더미 인생'이 찾아온다. 그 와중에 자살 시도는 여러 번이었고, 정신병원 폐쇄 병동에 갇혀 죽을 만큼 맞기도 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한 사람의 인생으로는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삶을 통해 저자는 '예수'라는 답을 얻었다. 그리고 간증이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이지만 저자의 간증이 뭔가 다르다면,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온갖 축복이 쏟아지더라"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주식에 대한 1%의 미련을 버리는 것은 생명을 버리는 것과 같이 고통스럽고 처절하였다. 또 처절했던 만큼 강렬함도 강렬하였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믿음과 기도하고 구하면 얻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처절한 기도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젠 기도하는 것이 예전과는 달랐다. 전에는 막연하게 믿으려고 노력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확실히 믿는다. 왜냐하면 그간 신앙 생활하면서 주께서 어떻게 응답하시는지 배우고 체험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갖은 노력 끝에 주식 중독에서 빠져나왔고, 마지막까지 붙들었던 1%를 더 이상 생각나지 않게 하기 위해 오늘도 분투하고 있다. 2007년 10월 12일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을 한 후 떡공장에서 3년 6개월간 '몸 쓰는 일'을 하며 정신을 맑게 했고, 이력서를 500통이나 뿌리면서 교수가 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방문해야 했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인생 역전은 공식이 아닌 과정'이라고 고백한다. "한탕 하려는 마음은 다시는 노력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다. 갑자기 성공해서 즐기고만 싶다는 마음이다. 그러나 인생은 한탕이 아니다. 일종의 계단 같은 것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올라가야 한다. 언젠가는 위로 가겠지만,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두꺼운 다리를 가져야 하고, 계단을 연구하는 머리를 가져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기 마련이다."

중독에 빠지는 것도 공식이 아닌 과정이다. 그래서 저자는 더 이상 주식에 미련이 없다.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순간 나에게는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 돈을 따거나 잃거나 상관없이 주식이 상승해서 돈을 벌지는 모르겠지만 갈등과 혼란, 불안과 불신과 괴로움으로 얼룩진 생활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지옥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옥에서 나왔다. 그리고 지옥을 경험해 봤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책의 부제목은 '중독 때문에 한 번쯤 실패했던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현재 직업상담사인 저자는 서울예원실용전문학교, 천안 YWCA에서 직업상담사 자격증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국자격검정평가원(공인에듀)에서 직업상담사 과정 동영상 강의를 전담하고 있다. 충남 노사민정 HRD 전문위원이며 심리상담, 가족상담 및 중독치유상담 등을 열정을 다해 감사와 기쁨으로 엮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