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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석 칼럼]낙화

기독일보

입력 Apr 10, 2018 12:29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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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오늘따라 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면, 어렵게 핀 봄꽃들이 떨어지고 말 텐데... 시애틀에도 이제 막 파란 하늘이 보이고,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고, 길가 나무들과 잔디들이 온통 푸르름을 덧입고 있는데,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떨어져야 하는 봄 낙화의 서러움이 자못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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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성도의 업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따라 햇빛이 너무 좋아, 가게 앞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바람이 불면서 분홍색 잎새들이 흩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올들어 처음 보았던 벚꽃이었습니다. "아, 너무 아깝다..."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습니다. 아마도 그날이 꽃을 피운 첫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루한 겨울을 인내하고 마침내 세상을 마주했는데, 그토록 눈부신 하늘을 뒤로 한 채 떨어져야 하는 꽃잎의 마음은 얼마나 허망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제 막 시작인데... 이제 막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할 텐데... 가을이었다면, 모두가 가는 길이어서 덜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이 살아나기 시작한 봄의 문턱에서 홀로 떨어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분홍빛 잎새 사이로 예수님의 십자가가 보이는 듯 했습니다.

꽃을 피우는 일은, 생각해보면 생존을 위한 거룩한 몸부림입니다. 꽃을 피워야 암술과 수술이 수정을 할 수가 있고, 수정을 해야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처럼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꽃을 피우고 떨어지는 일은, 하나님께서 이 모든 피조 세계에 심어 놓으신 생명의 법칙에 순종하여 자기 닮은 생명을 이 땅에 남기려 하는 생명의 작업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봄이라는 계절에 떨어지는 꽃잎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일 것입니다.

헤롯이 당신을 죽이려 한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시던 예수님이 떠올랐습니다. "오늘과 내일은 내가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고치다가 제삼 일에는 완전하여지리라 하라 그러나 오늘과 내일과 모레는 내가 갈 길을 가야 하리니 선지자가 예루살렘 밖에서는 죽는 법이 없느니라..." 죽음이 당신을 위협한다 할지라도 자신에게 허락된 오늘과 내일과 모레,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고, 마침내 그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셨던 주님의 길이 그 눈부신 낙화의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기 위한 길이었습니다.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은 내게 주신 자 중에 내가 하나도 잃어버리지 아니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이것이니라."(요 6:39)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봄입니다. 우리 안에 두신 하나님의 뜻이 생명으로 움트고 있습니까? 오늘과 내일과 모레, 우리에게 주어진 그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까? 여러분들은 두려움이 없이 떨어질 준비가 되셨습니까? 생명의 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 울컥 솟아오르는 설움을 고이 접어두고 예수님처럼 이 땅에 떨어지는 아름다운 꽃잎들이 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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