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가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동물 세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Un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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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는 오는 6월 총회를 앞두고 일부 주교들이 제출한 '하나님의 창조의 모든 것'(All of God's Crea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검토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주교회의 참석자들은 환경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공감대와 동물의 감성과 의식에 대한 인식의 증가를 고려하여, 애완 동물을 위한 전례를 소개하는데 대한 의미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원장을 맡은 제임스 그래함 목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창조 질서를 포함한 모든 창조물의 회복에 관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완 동물들에게 물을 뿌려주는 의식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비롯한 다른 애완동물들도 만물의 부활에 온전히 포함됨을 상징하는 전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동물 세례'로 묘사될 수 있는지 묻자 그래함 목사는 "일부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과거 우리는 인간을 매우 특별하고 구분된 존재로 보았다. 오늘날 과학은 동정심이나 친절함 등 남자와 여자에만 한정되었다고 믿었던 많은 특징들이 다른 종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분명히 이러한 성품을 가진 창조물을 환영하는 분이고, 천국으로 가게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내가 동물이나 침팬지와 같은 점이 무엇인가 살펴보면, 우리는 모두 영장류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세례 도중 동물들이 어떻게 선서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래함 목사는 "동물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보면 놀랍다. 나도 애완동물이 결혼식에서 바도르 토카타를 연주할 수 있도록 훈련했다. 당신이 보지 않았다면, 일반적인 인간 오르간 연주자들과의 질적인 차이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공회 신자들은 이번 보고서가 '가장 미온적인 영국식'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