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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닌 남편” 원치않게 조혼하는 여자어린이들

기독일보 김신의 기자

입력 Mar 12, 2018 06:59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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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전에 결혼한 여성 인구 6억 5천만 명에 달해

결혼을 앞둔 아프가니스탄의 11세 신부와 40세 신랑.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결혼을 앞둔 아프가니스탄의 11세 신부와 40세 신랑.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빠가 아니라 제 남편이에요."

돈이 필요한 신부의 부모는 신랑에게 지참금을 받기 위해 어린 딸을 시집 보냈다. 신랑은 신부를 학교에 보내주겠다고 말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선생님이 되고 싶은 신부는 학교를 더 이상 다닐 수 없다는 게 너무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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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혼
▲태어난 지 6개월 된 딸을 키우는 열 여섯 살 카메룬 소녀.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제공

난민 캠프에 사는 '어린 엄마'는 결혼 후 남편을 다섯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 남편에게는 먼저 결혼한 첫 번째 아내가 있고, 남편이 있는 곳까지 갈 교통비도 없다. 조산으로 태어난 딸은 심각한 영양실조로 치료를 받고 있다. 어린 엄마는 학교를 다녀 간호사가 되고 싶지만, 혼자 키워야 하는 아기와 벗어날 수 없는 가난 때문에 엄두도 낼 수 없다.

유니세프가 지난 3월 8일 2018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조혼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18세 미만 여자 어린이 1200만 명이 원치 않는 결혼을 한다. 전 세계 여자 어린이 5명 중 1명이 조혼하는 셈이다. 지난 10년 간 조혼하는 여자 어린이 수가 2500만 명 줄었지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인구 증가로 인해, 최근 조혼한 전 세계 여자 어린이 3명 중 1명이 이 지역에 산다. 전 세계 여성 인구 중 18세 미만에 결혼한 여성은 6억 5천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부모의 짐을 덜기 위해, 결혼하는 남성이 어린 신부의 가정에 주는 지참금을 받기 위해, 관습을 지키기 위해, 대개 부모의 강요로 조혼을 한다.

이른 나이에 결혼한 어린이는 대부분 학업을 중단하게 되고, 가정 폭력으로 고통받는 경우도 많다. 18세가 되기 전에 임신하거나 출산할 경우, 신생아 사망률은 60%까지 증가하고 발육 부진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조혼은 여자 어린이의 인생에 치명적인 폐해를 초래하며, 이는 태어난 아기에게 대물림되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지난 10년 간 조혼한 여자 어린이는 2500만 명이 줄어, 조혼 비율은 4명 중 1명에서 5명 중 1명으로 15% 감소했다. 특히 남아시아는 인도의 상황 개선 등으로 인해 조혼 비율이 50%에서 30%로 3분의 1 이상 대폭 줄었다. 이는 여자 어린이 교육, 조혼의 폐해에 대한 정부의 홍보 등 악습 근절을 위한 투자 덕분이다.

유니세프는 지구촌이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2030년까지 여자 어린이 1억 5천만 명 이상이 원치 않는 결혼으로 고통받게 된다며, 조혼 근절을 촉구했다. 2030년까지 조혼을 근절하는 것은 지구촌이 함께 달성하기로 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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