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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교, 수십 년 후 열매를 맺을 수도 있습니다”

기독일보

입력 Feb 27, 2018 08:47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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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재 선교 칼럼 3] 섭리적 만남, 1973년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1973년도에 열린 서울 크루세이드 집회의 전경. 총 3일 동안 열린 집회에 약 300만 명이 모였다. ⓒhttps://billygraham.org/gallery

1973년도에 열린 서울 크루세이드 집회의 전경. 총 3일 동안 열린 집회에 약 300만 명이 모였다. ⓒhttps://billygraham.org/gallery

◈우연히 참석했던 빌리 그래함 전도집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2003년 4월 극동방송 직원예배에 설교를 맡아 갔더니, 맨 앞줄에 김장환 목사님이 앉아 계신 겁니다. 그래서 제가 "저, 떨립니다. 김 목사님이 여기 계시니까요." 그랬더니 김 목사님이 "그럼 나, 나가 있을까?" 하시네요. 그래서 제가 떨리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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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어렸을 때 예수님을 몰랐고, 교회를 다니지 않았습니다. 1973년 중학교 2학년 때 학교가 한강변 동부이촌동에 있었습니다. 일요일에 학기말 시험 공부한다고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는데 오후가 되니 날은 덥고, 지루해서 일찍 나와 강변 둑을 따라 걸어갔습니다.

한강대교 근처에 왔을 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여의도로 몰려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났어요?" 하고 물어 보았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여의도에서 큰 행사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속으로 '예수 믿는 사람들은 극성이구나!' 하면서 저도 따라 구경 갔습니다.

여의도에 가 보니 어마어마한 인원이 모였는데, 120만명이었습니다.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마지막 날. 엄청난 인파를 보면서 속으로 '기독교가 뭔가 있긴 있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날 빌리 그래함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김장환 목사님이 통역을 했습니다.

설교 후 "예수 믿을 사람은 그 자리에 일어나라!"는 겁니다. "오늘이 바로 여러분의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릅니다. 지금 일어나세요." 자꾸 일어나라기에 얼떨결에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예수를 믿고 신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을 30년 만에 눈앞에 처음 만났으니 떨리지요. 그 이야기를 했더니 예배 마치자마자 김장환 목사님이 "오늘 시간이 있느냐"고 물으시며 지금 빌리 그래함 목사님의 딸 앤 그래함이 극동방송에 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갑작스레 앤 그래함을 만나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윤순재 목사와 빌리 그래함의 딸이 출연한 모습.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윤순재 목사와 빌리 그래함의 딸이 출연한 모습.

◈30년 뒤 빌리 그래함 가족을 극동방송국에서 만남

그리고 얼마 안 있다가 극동방송의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에서 김장환 목사님이 인터뷰를 하시면서 빌리 그래함 목사님 가족에게 윤순재 총장의 결신과 몽골 선교활동을 이야기했더니, 빌리 그래함 목사님 가족이 큰 격려를 받았다며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윤 총장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가족들이 큰 격려를 받았습니다. 1973년 여의도 집회는 우리 가족에게도 역사적인 사건이었지요. 그 때 참석한 학생이 예수를 믿고, 목사가 되고, 선교사가 되고, 몽골 울란바타르대학교 설립자요 총장이라니 정말 놀라운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앞으로 하나님 나라의 일에 함께 동역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요.

그 후 2008년 타이완에서 열린 프랭클린 그래함 전도대회에 저를 초대하여 프랭클린 그래함을 만났고, 울란바타르에서 프랭클린 그래함 전도대회를 개최하는 문제를 의논했습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김장환 목사님과 그 해 여름 몽골에서 빌리 김(Billy Kim) 전도집회 'Harvest 2003'을 준비하는데 참여하였습니다.

2008년 대만에서 프랭클린 그래함을 만난 모습.
 2008년 대만에서 프랭클린 그래함을 만난 모습.

◈30년 뒤 몽골에서 열린 빌리 김 전도집회를 준비하고

2003년 당시 몽골 기독교인이 1%도 되지 않았기에, 울란바타르에서 대형 전도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전도대회가 열리기 한 달 전쯤 수원중앙교회 실사팀이 와서 조사를 한 뒤, 준비 부족으로 대형 전도집회는 취소하고 작은 목회자 세미나만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도집회를 준비하던 몽골 목사님들도 맥이 빠지고, 한국 선교사들은 신뢰를 많이 잃게 생겼습니다.

개최 예정일을 얼마 앞두고 200명의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준비기도회를 갖는데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 있어서, 제가 앞에 나가 위로의 말을 했습니다. 30년 전 여의도 빌리 그래함 집회에 우연히 참석했다가 예수 믿고 오늘날 여러분과 함께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고요.

"선교의 열매는 수십 년 지난 다음에 열매를 맺습니다! 이번에 어렵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합시다."

다함께 간절히 기도할 때, 몽골복음주의협의회 사무총장이 이렇게 마무리 대표기도를 하였습니다. "하나님, 이번 집회에 제2의 윤순재 같은 사람이 수천 명 나오게 해 주세요." 지금 수천 명이 모일까 말까 하는데.... 그런데 저는 그 순간 머리에서 발끝까지 어떤 전기충격 같은 것을 느끼며, 하늘로부터 깨달음이 왔습니다.

"아! 하나님께서 이번 집회를 위해 30년 전 여의도에서 나를 준비시켜 놓았구나!" 그러자 "이번 대회를 하나님이 준비하셨고 계획하셨다면, 당연히 성공하겠구나! 또 만일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30년 전에 하나님이 준비시켜 놓았다면 나는 이 일을 하다 쫓겨난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곧바로 김장환 목사님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번 대회를 몽골 교우들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꼭 처음 계획대로 개최하셔야 합니다"라고요. 우여곡절 끝에 대회를 다시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김원태 주몽골 대사님께서 적극 나서 주셔서, 집회 장소와 행사장 사운드 시스템을 빌리는 것도 무료로 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전도 집회 날 3만 명을 수용하는 국립경기장이 꽉 찼습니다.

2003년 몽골 ‘빌리 킴 전도대회’ 모습.
 2003년 몽골 ‘빌리 킴 전도대회’ 모습.

◈집회 참석자의 3분의 1이 결신하는 기적이 일어나다

한국-몽골 문화 축제로 축구 경기를 계획했고, 문화 공연을 마친 후 김장환 목사님이 나오셔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예수 믿을 사람 일어나십시오!" 그랬더니 8,000명 이상 되는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님을 영접하였습니다.

저는 정말 하나님의 계획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목도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놀라운 분이십니다. 섭리적 만남의 결실들이 선교 현장에서 이뤄졌습니다. 그 후 몽골 기독교가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 1%였던 몽골 기독교인 숫자가 2.5%로 늘어났습니다.

며칠 전(2018년 2월 21일)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다시 한 번 운명적 만남, 하나님의 섭리적 사건을 회고하게 됩니다.

우리 삶에 우연이란 없습니다. 비록 미처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부르심은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 안에 있으며, 묵묵히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그 길을 걷다 보면 언젠가 주님의 아름다운 계획들이 성취될 것입니다.

윤순재 
전 몽골선교사(1992-2012)
현 주안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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