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훈 목사는 책에서
(Photo : ) ▲백성훈 목사는 책에서

하나님께서도 '사람(남성)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아서(창 2:18)' 여성을 만드셨다. 교회에서도 홀로 사역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무리 규모가 작더라도, 팀이나 조직으로 움직이게 돼 있다. 그리고 아무리 구원받고 변화받은 크리스천들끼리 사역을 한다 해도, 갈등과 문제는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각 교회에서는 이러한 여러 갈등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두들 '하나님의 뜻'과 '은혜로...'를 내세우기에, 조정과 화해도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사역이 흔들리거나 결국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팀사역의 원리> 저자인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는 예배팀 사역을 하면서 이러한 경우들을 많이 경험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경험과 여러 지식들을 버무려, 한국교회 팀사역의 건강성에 사역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한국교회 예배팀을 다시 건강하게 세우고자 EOM미니스트리를 설립, 예배학교 운영과 예배디렉터 제자반, 교회 예배팀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팀 퍼실리테이터(Team Facilitator)'로 활동하며 '팀사역의 원리'를 보급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백 목사는 성결대 신학과와 합동신대를 졸업하고 천관웅 목사의 뉴사운드교회 부목사와 뉴제너레이션 워십 총괄디렉터로 사역했다. 지금은 추계예술대 평생교육원 CCM 전공에서 기독 영성과 팀 사역을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백성훈 목사에게 팀사역의 원리를 청취했다.

-교회 안팎의 찬양팀 내에서 갈등이 적지 않고 그로 인해 해체나 분열이 잦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책에도 썼지만, 팀이라는 것은 사람이 모였다는 뜻입니다. 사람에게는 각각 자기만의 생각과 개성 또는 고집이 있습니다. 결혼을 하든 공동체로 모이든, 각 사람들은 생각이 다르기에 의견 차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세대 간 차이도 있지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관계로 인해 표출되는 문제입니다. 신뢰가 깨지거나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뒤에서 비난하거나 때로는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둘째로 서로가 생각하는 팀의 정체성 차이에서 드러납니다. 찬양팀의 경우 사역팀인지, 양육팀인지 정체성을 혼동하다 보니 사람이 자주 바뀐다거나 연습을 자주 못해서 발전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밖에서 볼 때 불안하거나 팀이 오래 가지 못하는 일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리더에 대한 불신이 있습니다. 팀 사역 문제는 대부분 리더의 책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찬양팀 리더들이 리더십이나 팀 사역의 실제에 대해 훈련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미 찬양과 예배 사역을 오래 했던 선배들에게서 배웠던 것, 절대 권위와 카리스마로 해결하려 합니다.

대부분 찬양(예배)팀 리더들은 음악 전공자이거나 음악에 뛰어난 이들입니다. 의사소통이나 문제해결 능력과는 상관없이 음악을 잘 한다는 이유로 리더가 됐습니다. 사역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성숙한 방법으로 해결할 능력이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카리스마 또는 그들이 가진 실력으로 누르려 합니다. 이 두 가지로 팀을 이끌다 보니 리더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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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팀은 조직이라기보다 대부분 리더를 제외하면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 3-4단계 조직으로 이뤄집니다. 조직을 세워야 리더가 편하기도 합니다. 한 명의 리더가 다수를 상대하려면 리더십이 강하게 발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찬양팀의 90% 이상은 그 어떤 공동체보다 조직적으로 팀이 만들어집니다.

이는 찬양팀뿐 아니라 성가대와 교회 모든 부서, 청년부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다 못해 소그룹 안에도 조직이 있지요. 리더와 부리더, 총무, 간식 담당, 재정 담당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렇게 조직은 만들었지만, 조직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의사소통도 힘들고 운영이 힘들어집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의사소통에 관한 부분은 비단 찬양팀뿐 아니라 모든 공동체에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배울 수 있는 곳도 없지요.

"신앙서적 중에는 상담 분야 외에 팀 사역을 다루는 책은 없습니다. 상담 서적도 목회자들이 하는 일대일 상담이 중심입니다. 관계도, 운영법도 없습니다. 팀 사역에 대해 소개하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팀사역은 대부분 영성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하나님 은혜가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임재와 영성이 충만해지면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음악성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절대적으로 비교되는 두 가지이지요.

하지만 일반 서적을 찾아보면 상담학이나 심리학, 인간관계론, 직장생활론 등에서 50-60% 정도는 적용할 내용들이 나옵니다. 물론 같은 조직이라도 목표나 행동반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완벽하지 못합니다. 비즈니스와 선교가 다르듯, 기독교와 찬양팀만의 특성이 있기에 책에서는 이러한 이론을 참고하고 제 경험을 녹였습니다."

 

▲참석한 성도가 손을 들어 찬양하고 있다(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Photo : ) ▲참석한 성도가 손을 들어 찬양하고 있다(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많은 찬양팀들을 보셨을텐데, 갈등의 주된 이유는 무엇인지요.

"대부분 이유는 같습니다. 말씀드렸듯 조직이기 때문에, 또는 의사소통 문제입니다. 하지만 결정적 문제는 리더십에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 찬양팀들의 리더들은 음악성으로 세워졌습니다. 그 말은 첫째로 관계성이 떨어질 수 있고, 둘째로 본인이 무대의 중심에 서기 때문에 맡은 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힘듭니다.

셋째로 그 리더들 스스로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다른 팀원들까지 자리잡게 하기가 힘듭니다. 리더들조차 그런 부분에서 아직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역형 팀의 경우, 10년씩 사역해도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해야 하고 경제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 내려놓으려 해도 새로운 일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이제까지 돈 되는 일들을 다 포기하고 온 길 아닙니까. 각자 가정이 생기다 보면 팀원들은 견디기가 힘듭니다. 그들은 10년을 해도 똑같이 리더의 무대를 만들어주는 역할 외에 다른 대안이 세워지지 않다 보니, 리더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리더십의 문제는 다음 책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예배팀 갈등 원인은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나오는 것인가요.

"그들은 '자비량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헌신은 다같이 하는데, 먹고 사는 문제는 알아서 해야 하는 것입니다. 팀원들의 생계까지 해결할 수 있는 팀은 우리나라 통틀어 다섯 손가락에 꼽습니다. 나머지는 '자비량 사역'을 하고 있지요. 이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해결하지 못하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조직 문제나 의사소통 문제까지 더해지면 팀은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대안이 뭘까요? 그들은 사례를 주는 팀 또는 대형교회로 가거나, 레슨(학원 등)으로 생계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더가 아닌 연주자들은 더 심각합니다.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하거나 무대에 게스트로 서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프로 연주자들이 기독교 사역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가 찬양팀을 통해 다 드러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도 그러한가요.

"그대로 비교할 순 없습니다. 호주 시드니에 강연차 다녀왔는데, 우리나라처럼 먹고 사는 일이 힘들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거기서는 평일에 청소만 며칠 해도 먹고 삽니다. 마음껏 예술을 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교회가 책임지지 못한다 해도, 뮤지션들에게 생활의 어려움이 극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건비가 낮고, 뮤지션들도 많기 때문에 그 속에서도 경쟁해야 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습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를 모두 함께하는 일이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리더들이 고안한 방법이 '기수제'입니다. 리더를 중심으로 팀원들이 일정 기간 1기, 2기, 3기 등으로 거쳐가는 것입니다. 물론 훈련을 위해 이러한 제도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거쳐가는 팀도 있고 일정한 팀원들이 세워져 있는 팀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다양성이 부족하게 됩니다."

-많이 고민해 보셨을텐데,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교회들이 '내교회주의'를 내려놔야 합니다. 이 모든 문제는 '내교회주의'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찬양팀을 전문적으로 세울 수 있지만, 해당 교회를 벗어나서 사역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례를 줄 수 있고 전문적으로 사람들을 훈련시킬 능력이 있는 대형교회에서 자기 교회 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많은 뮤지션들이 이 땅 어느 교회에서든 찬양팀으로 섬길 수 있도록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사역의 원리
▲팀사역의 원리, 백성훈, CLC, 184쪽, 8,000원

-'대형교회가 왜 그런 것까지 해야 하느냐'는 말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건 하나님 나라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입니다. 교회는 연합해야 하고 이 땅에서 복음이 전진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사도 바울도 빌립보서에서 자신의 고난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복음의 전진만 생각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땅의 대형교회들도 시골이나 미자립 교회들이 본인들과 무관하지만, 그들이 성장하고 부흥한다면 하나님 나라의 커다란 전진 아니겠습니까. 그걸 생각한다면, '너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교회에 부와 명예, 브랜드와 힘을 허락하신 하나님 앞에 감당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해외 선교는 왜 하는 것입니까? 대형교회에서 기를 쓰고 매년 해외에 선교를 보내지 않습니까. 대형교회에서 시골 교회를 도와 전도도 합니다. 즉 본인과 관계가 없으면 다 합니다. 그런데 이웃 교회가 부흥하고 같은 지역 교회에 도움이 되는 일은 꺼립니다. 뮤지션들을 양성하면, 그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대부분 그 주변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선교사를 지원하면 했지 다른 찬양팀을 키우진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작년에 개척하면서 교회 이름을 'No Name Church(이름없는교회)'로 지었습니다. 하나의 본이 되고 싶어서, 전도지를 만들 때도 교회 이름을 쓰지 않았습니다. 호떡 하나, 토스트 하나를 나누더라도 그냥 '교회'라는 이름으로 해서, 모든 지역 교회가 칭찬받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교회 이름이 적힌 띠를 메고 가서 섬기는 것이 교회 이기심의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문제 의식을 갖고 팀 사역까지 연결시켰습니다."

-책에 '퍼실리테이터'라고 소개돼 있습니다.

"팀워크나 디렉터 등은 과거형 용어, 퍼실리테이터는 미래형 용어입니다. 일반 사회에는 퍼실리테이터 자격증 코스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회의나 대화를 할 때 진행을 촉진시켜 주는 사람, 모든 사람들이 의견을 나눌 때 조율을 돕는 사람, '100분 토론'에서 손석희 앵커가 하던 역할입니다.

이 땅의 많은 교회 내 팀 안에서 촉진제 역할을 해서 복잡하게 부딪치는 부분들을 잘 정리정돈해 주고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기독교 분야에서는 아직 자격증이 없는데, 자격증 코스를 만들 생각입니다. 각 교회들에서 보내주시면 훈련시켜서 자격증을 부여하고 그들을 팀 사역 전문가로 파송시킬 것입니다. 음악성은 이미 있으니, 팀 사역에 대한 전문성을 가르쳐 잘 감당하도록 해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도 제자반을 통해 퍼실리테이터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현재 12명 정도 있는데 그 중 10명이 리더입니다. 이미 유명한 팀이나 대형교회 팀들은 관심이 없겠지만, 중소형 교회 내 찬양팀, 사역 중 지쳐있는 팀, 문제로 인해 그만둘까 고민하는 팀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제자반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이러한 부분에서 너무 갈급해하고 있습니다. 예배학교에 쫓아다녀 보고 여기저기 물어보지만 답을 못 찾은 것입니다. 이러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책을 써 나누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