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그래함 추모사진. ⓒBEGA
(Photo : ) ▲빌리 그래함 추모사진. ⓒBEGA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목회자 빌리 그래함(빌리 그레이엄, Billy Graham)이 99세로 '이 땅에서 천국으로 이사간' 가운데, 여러 복음주의자들이 그를 회고하고 있다.

◈릭 워렌 '내가 빌리에게서 배운 것'

"하나님께 집중하고, 순결하고, 하나님을 따르려는 마음"

빌리 그래함이 설립한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 이하 CT)에 따르면, 새들백교회 설립자이자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인 릭 워렌(Rick Warren) 목사는 '내가 빌리에게서 배운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릭 워렌 목사는 "빌리 그래함은 한 인간으로서 또 목사로서, 평생에 걸쳐 내게 영향을 미쳤다. 할머니와 함께했던 어린 시절부터 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내게 말씀하셨다. '나는 매일 두 사람을 위해 기도한단다. 빌리 그래함을 위해 기도하고, 또 너를 위해 기도하지'"라며 "할머니는 내가 목사가 되기를 늘 원하셨고, 오늘, 나는 할머니의 기도와 매달 배달되던 '빌리 그래함 전도협회(BEGA)가 발행하는' 매거진, 매주 라디오 방송을 통해 빌리 그래함이 내 삶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릭 워렌 목사는 "나이가 들면서 나는 깨끗한 성품을 유지하려는 그레이엄의 노력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젊은 목사로서, 나는 왜 그와 그의 교역자들이 사역의 순결성을 언약하는 '모데스토 메니페스토(Modesto Manifesto)'를 만들었는지 알게 됐다"며 "후에 내가 새들백교회를 시작했을 때, 우리 교역자들도 이 선언의 정신을 기반으로 '새들백 교역자 십계명'이라는 비슷한 서약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새들백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목적은, 우리가 사람들을 예수님께 데려오는 일을 보다 쉽게 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의 마음과 그들의 마음 사이에 우정의 다리를 만들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다리를 건너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실 수 있다. 복음주의 경계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그레이엄이 내게 준 교훈"이라고 밝혔다.

 

▲릭 워렌 목사. ⓒ새들백교회
(Photo : ) ▲릭 워렌 목사.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는 "그는 우선적으로 복음전도자였지만, 교회는 그의 엄청난 영향력을 전도 외의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데 사용했다"며 "그래함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전도의 우위성을 강하게 믿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이 상처받고 혼란한 세상에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보여주는 이슈들을 들이댈 만큼 순진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함에게서 단 하나의 초점을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의 초점은 항상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하는 것이었다"며 "그는 복음을 전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일을 포기한 적이 없다. 새들백에서 우리는 그의 철학을 좇으려고 애써왔다"고 이야기했다.

워렌 목사는 "그래함의 탁월함의 일부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법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설교 현장에서 당당하게 '이 일을 하시겠습니까?'라고 말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다음엔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나는 그래함이 오랫동안 이렇게 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또 "그분이 내게 미친 가장 큰 영향력은 그분의 가르침보다는 그분의 인격에서 나온 것"이라며 "'누가 그래함을 대신할 것인가?' 누군가 물을 때마다, 대답은 '아무도 그분을 대체할 수 없다'이다. 빌리 그래함과 같은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릭 워렌 목사는 "빌리 그래함은 그의 세대에 하나님의 뜻을 섬겼고, 이제 그분의 뜻을 이루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순결성과 삶의 방식은 너무 올곧고, 그 마음은 너무도 하나님 중심이어서 말과 삶 속에서 늘 드러났다"며 "하나님과 관련하여 중대한 것은 우리의 죄보다 우리의 마음이 무엇을 따르느냐이다. 우리의 마음이 무엇을 따르느냐는 우리가 완벽하게 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필립 얀시 '복음의 본래 의미를 회복'
"그리스도인이 사회 문제에 개입하면서도 존경받을 수 있음을"

CT 객원 편집자이자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필립 얀시(Philip Yancey)는 '복음 전도자: 복음의 본래 의미를 회복해 준 빌리 그래함'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이 글에서 필립 얀시는 "빌리 그래함의 위대함은 근본주의의 뿌리에서 탄생한 복음주의 운동에 남긴 그의 족적으로 측정해 볼 수 있다"며 "그는 '복음주의(Evangelism)'라는 말을 만들어내지는 않았지만, 회의주의적인 세상과 그에게서 감화와 리더십을 찾는 소수를 위해 그 단어의 원래 의미, '좋은 소식(good news)'을 회복했다"고 소개했다.

얀시는 "물론 실수도 있었다. 백악관을 사진 찍을 기회로 활용해 트루먼 대통령을 화나게 했고, 당대 사회 문제들에 대해 즉흥적으로 언급헸으며, 닉슨 대통령에게 이용당하기도 했지만, 그는 매번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거기서 교훈을 얻었다"며 "그는 죄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단순한 복음 메시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이 사회 문제에 개입하면서 존경받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영국이나 독일의 교양 있는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멸시에 찬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들을 직접 만나 겸손과 은혜로 무장해제시키곤 했다"고 회고했다.

필립 얀시는 "그는 재정 비리나 밤샘 파티, 약물 복용, 호화 주택 등의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다. 왕과 왕비, 수상과 대통령들과 식탁 교제를 하면서도, 100년 된 낡은 오두막을 개조해 날림으로 지어진 노스캐롤라이나 주 자신의 집에서 누리는 단순한 삶에 만족해 했다"며 "그는 얼마 안 가 수많은 그의 추종자들에게 영웅이요 삶의 귀감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필립 얀시(오른쪽).
(Photo : ) ▲필립 얀시(오른쪽).

 

 

또 "그는 때로 건강 문제와 우유부단함, 관리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단에 설 때면 그 대상이 백악관이나 크렘린의 소수이든, 한국의 광장이나 센트럴파크에 운집한 수많은 군중이든 초자연적 현상이 벌어졌다"며 "인생의 다른 모든 염려는 사라지고, 마치 레이저빔처럼 자신이 아는 한 가지, 곧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삶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능력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그래함의 자택에서 그를 인터뷰했던 일을 회상하면서 필립 얀시는 "다른 언론인들처럼, 나도 그가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얼마나 연약한 사람인지에 감명을 받고 집을 나섰다"며 "그는 끊임없이 질문을 제기했다. '내 전도 집회는 왜 도시에서는 더 큰 효과를 내지 못했을까? 정치에 나선 것은 실수였나? 대형 복음전도 집회의 시대는 이제 끝났는가?'"라고 전했다.

필립 얀시는 "그는 선지자 같은 역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인종, 빈곤, 핵무기 테러, 공산주의 같은 당대의 이슈들에도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며 "그는 사역을 시작한 처음부터 끝까지, 세계 평화나 인간 영혼의 비결이 하나님과의 화해라는 근본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복음주의자들은 더 이상 궁지에 몰린 소수가 아니다. 우리는 그의 영향을 받아 교육과 출판, 청소년 사역, 교회 성장, 세계 선교 등에서 탄탄한 프로그램을 갖췄다"며 "이것은 빌리 그래함이 남긴 유산이다. 그는 잡초밭에 하나님 나라 식민지를 건설하는 데 헌신한 이들에게 중요한 성숙 단계를 제공했다. 이제 그는 가고, 거대한 물음표가 우리에게 드리운다. 우리는 그의 겉옷을 받아들고 같은 정신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러셀 무어, 알버트 몰러, 트럼프...

이 외에도 미국 '윤리와 종교자유위원회(ERLC)' 위원장 러셀 무어(Russell Moore) 목사는 그래함 목사에 대해 트위터에 "사도 바울 이후 가장 주요한 전도자"라며 "그는 자신이나 정치나 번영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전파했다"고 적었다.

남침례신학교(SBTS) 알버트 몰러(Albert Mohler) 총장도 "복음주의 역사의 한 시대가 끝났다. 빌리 그래함은 복음주의의 거인이었을 뿐 아니라, 세계사에서 아마도 그러한 인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그는 우리 시대 그 어떤 복음주의 지도자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20세기 미국 복음주의를 지배했고, 20세기 대부분을 세계 무대의 주요 인물로 남았다"고 회고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빌리 그래함 목사가 세상을 떠난 것이 알려진 날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빌리 그래함이 세상을 떠났다. 그와 같은 사람은 없었다"며 "모든 그리스도인과 모든 종교인들이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그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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