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은퇴한 원 목사는 지금도 현역 시절의 열정으로 선교에 매진하고 있다.
(Photo : 기독일보) 얼마 전 은퇴한 원 목사는 지금도 현역 시절의 열정으로 선교에 매진하고 있다.

호남 지역과 성결교회를 대표하는 교회인 전주 바울교회를 목회해 온 원팔연 목사가 최근 LA를 찾아 은퇴 후 첫 번째 해외 집회를 인도했다. 그는 이번 방문 기간 동안 OC목사회의 목회자 세미나와 부흥회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교민들에게 많은 신앙적 격려와 도전을 전했다. 불교 집안에서 태어난 원 목사는 중학교 2학년 때 새벽기도를 하던 중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목회의 길을 결단했다며, 자신이 실력도 언변도 부족했지만 오직 모든 일을 하나님께 의지해 오늘날의 부흥을 일굴 수 있었노라고 고백했다.

24세 때 여주 장풍성결교회를 시작으로 반 세기에 가까운 목회의 길을 걸어온 그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104년차 총회장, 서울신대 이사장, 우간다 쿠미대학(종합대학) 초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필리핀바울대학 이사장, 국가원로회의 부의장, 전북성지화추진위원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최근 정년을 1년 앞두고 조기 은퇴하며 교계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다음은 원 목사와의 일문일답.

-46년간의 목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최근 은퇴하셨는데, 자신의 목회 인생을 돌아보신다면.

기도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도우셨고 좋은 성도를 만났다. 많은 분들의 협력과 후원으로 명예로운 은퇴까지 하게 된 것이다.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교회를 다니게 됐고, 새벽예배 때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는 목회자가 되기로 서원했다. 그 후 그저 예배가 좋았고 예배에 미쳤다. 복음에 빚진 자로서 신학교에 입학하자마자 CCC 4영리 전도지를 가지고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도했다.

늘 간증하지만, 저는 공부도 남들처럼 뛰어나지 못했고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저를 위해 기도해 주는 사람도 없었고 말도 어눌했고 성격도 내성적이어서, 전혀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무능하고 가문도 학벌도 문벌도 좋지 않았고, 가정에서는 저를 핍박했다. 그래서 오직 하나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늘 기도의 무릎으로 나아갔다. 지금도 새벽 2시면 일어나 하나님께 기도한다. 예배와 기도와 전도, 이것이 살아 있으면 교회 부흥은 하나님께서 주신다. 이것이 교회의 본질이다. 이것 중에 하나만 무너져도 교회는 안 된다.

-조기 은퇴를 결단하신 배경은?

새로 부임할 목사님을 위해 12년 전부터 기도하며 준비해 왔고, 가장 적합한 분을 세우게 됐다. 이제 제가 하루빨리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그분을 위해서도, 교회를 위해서도 더 낫다고 생각했고, 사심 없이 결단을 내렸다. 이제 멀리서 바울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후임자가 마음껏 자신의 목회를 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한국교회의 원로로서 현재의 한국교회를 어떻게 진단하시는가.

한국교회가 점점 무기력해지고 있다 첫째로, 교회의 본질을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본질, 예배와 기도와 전도가 희석되면, 교회는 성장 둔화는 물론이고 무기력해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연합의 부재다. 너무 개교회주의·인본주의화 되어 가고 있다. 그러면 희망이 없다. 내 교회가 살고 한국교회가 살려면 기독교 지도자들의 연합과 단합이 중요하다. 이단들은 혈맹처럼 철저하게 단합함으로 막강한 힘을 가진다. 그런데 기독교는 갈수록 개교회주의·개교단주의로 가는 것이 큰 문제이다.

또 자녀들에게 확실한 복음을 심지 못하고 세상 교육만 시킨다.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지 못하고, 교회의 67%가 교육부서의 문을 닫고 있다.

이민교회와 한국교회 모두 교회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 초대교회는 날마나 성전에 모여서 기도하고 말씀을 듣고 열심히 복음 전파를 했기에 급성장했다.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온 교회와 지도자가 하나되어 연합하고 단합했다. 성령께서 하나되게 하신 것처럼 연합하고 단합해야 한다. 이것이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솔직히 고백한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제가 목회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여긴 것은 신본주의,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아 하나님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야망이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살면, 구원의 확신이 점점 희석되어 도중에 하차하거나 변질되거나 타락하는 것을 46년을 목회하면서 수없이 보았다. 기독교인은, 구원받았는가와 변화받았는가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이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한다.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내 삶이 변화됐고, 내가 예수님 때문에 행복하다는 증거가 있으면, 교회에 가능성이 있고 하나님께서 끊임없이 부흥을 주실 것이다.

-본지 이사장인 감사한인교회 임덕순 장로와 특별한 친분이 있으시다고 들었다.

임덕순 장로의 어머니인 김정자 권사님(기독교성결교회 여전도회 전국연합회 증경회장)은 제가 신학생일 때부터 저를 친아들처럼 돌봐 주신 분이다. 음식과 용돈을 수시로 챙겨 주시며, 저를 믿음의 아들로 삼아 격려해 주셨다. 그것을 계기로 임덕순 장로와도 오랜 시간 좋은 교제를 이어오고 있다. 김 권사님은 지금까지도 성결교회 권사회에 열심히 참여하고 계신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복음에 빚진 자로서 영혼을 사랑하고 선교하는 일에 미력하지만 여생을 바치겠다. 금원글로벌복지선교재단을 한국 보건복지부에 등록해서 사람을 키우고 국내외 선교에 전력을 다하려 한다.

또 바울교회가 필리핀에 세운 바울신학대학에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데, 필리핀은 영어권이기에 그곳 졸업생들이 동남아와 세계 각지에서 선교사와 목회자로서 사역할 수 있다. 겟세마네기도원과 30여 지교회도 세웠다. 선교를 하다가 같은 교단 소속도 아닌데 우연하게 만나게 된 이종후 선교사를 통해서 필리핀 사역이 커졌다. 이번에 필리핀 기독교 지도자를 초청해서 교회 성장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남기실 말씀은.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교회 성장은 중단되지 않았다. 지도자가 어떤 방향과 사상으로 가느냐가 문제다. 우리가 본질에만 충실한다면, 복음은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이기에 교회는 얼마든지 성장한다. 인본주의와 인위적인 방법 및 프로그램으로는 한계가 있고 권태가 온다. 교회 성장은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가능하다. 기도와 예배 전도, 이것이 본질이다. 이 본질을 회복하는 한 교회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한국교회에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