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성경 체험활동 모습. ⓒ오감성경 제공
(Photo : ) ▲오감성경 체험활동 모습. ⓒ오감성경 제공

 

 

'머리로 배우고 온몸으로 익히는' 오감성경은 매 주일 성경을 배우고, 체험하고, 나눌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감성경사역연구원 김성찬 목사는 1-3년 단위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체를 익힐 수 있도록 교재와 교구를 만들고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크게는 모세오경, 역사/선지서, 사복음서, 사도서신서, 요한계시록 등 다섯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김 목사는 '성경에 대한 많은 이야기'보다 '성경 자체'를 이야기하면서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다음은 오감성경 대표 김성찬 목사와의 일문일답.

-오감성경사역연구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말 그대로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쉽고 재미있고 바르고 빠르게 가르치는, 교회교육의 대안이 되고자 합니다. 사도행전 19장처럼, 성경 전체를 바르게 가르치면 교회가 바로 선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감성경 사역을 시작한 동기가 무엇인지요.

"성경을 1주일 동안 통독하는 에스라하우스에 가서, 성경 속에 있는 하나님의 마음을 배웠습니다. 그랬더니 성경이 재미있어졌습니다. 다음 달 성경학교를 참석하면서, '이제까지 제가 성경을 하나도 안 가르치고 재미있게 하려고만 했구나' 하는 반성을 했습니다. 성경을 가르치기로 하고, 배웠던 것을 있는 그대로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지요. '나는 재미있는데 아이들은 왜 재미없어할까' 고민하면서 계속 도전하다 보니, '아이들이 성경을 어렵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됐습니다. '그 생각을 뽀개야겠다, 성경을 알기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자' 해서 '뽀개기 시리즈'를 섬기던 교회학교에서 시작했습니다.

 

▲오감성경 체험활동 모습. ⓒ오감성경 제공
(Photo : ) ▲오감성경 체험활동 모습. ⓒ오감성경 제공

 

 

사역지를 옮길 때마다 '모세오경 뽀개기'부터 '뽀개기'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다 2013년쯤, '교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만 펴놓고 했었거든요. 하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어찌어찌 해서 한글 문서로 편집해 만들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저 말고도 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하던 것을 공개하려니, '모세오경 뽀개기'라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웃음)? 그리고 '뽀개기'가 사투리인 것도 알게 됐습니다. 모임이나 단체 이름이 필요해서 고민하다, 머리로 그치지 않고 온몸으로 익힌다는 뜻 그대로 '오감성경'이 맞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습니다."

-사역하면서 어떤 시행착오를 겪어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기독교계에서 나오는 여러 교구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일반 상품들과 비교하면 퀄리티나 구성, 내용물이 담고 있는 내러티브가 약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있어 보여야 한다'는 컨셉을 잡았습니다(웃음). 보기만 해도 '넘사벽', 따라올 수 없는 뭔가가 느껴지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에는 교재도 없고 성경을 가르쳐야 한다는 열정만으로 부딪쳤기 때문에, 본의아니게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기도 했습니다. 겨울수련회 때 노아의 홍수 심판을 재현한답시고 물 빠진 수영장에 애들을 넣고 비옷을 입힌 채 문제를 내 틀리면 물을 뿌린다든가....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무모했는지요. 명분만 앞세워 무식한 열정으로 들이댔고, 아이들은 의미도 모른 채 따라왔지요.

4-5월쯤 되면 기독교 포털사이트에 '여름사역 박람회'라는 코너가 있어 연합수련회 정보가 다 올라옵니다. 50곳이 넘습니다.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다 찾아봐도, 성경을 가르치는 곳이 없습니다. 비전특강, 선택특강이 대부분입니다.

 


▲오감성경사역연구원 대표 김성찬 목사. ⓒ오감성경 제공
(Photo : ) ▲오감성경사역연구원 대표 김성찬 목사. ⓒ오감성경 제공

 

 

성경 한 권을 인문학과 과학, 예술과 기술, 본문비평 등 다각적이고 풍성하게 공부하면서 이를 통해 성경 전체를 바라보게 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제가 사역하는 교회 청년부 아이들이 다니는 선교단체들 수련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참 너무 쉽게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수준 높은 강사분들이 많이 섬기시지만, 정작 성경을 가르치는 성경학교가 없습니다.

교사들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 가장 자신 없어하는 게 자신이 '성경을 모른다'는 생각 때문임을 알게 됐습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는 말씀이 정말 맞더라고요. 자체 강습회를 통해 교사가 성경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서 성경학교를 하니, 교사들이 자유함을 느꼈습니다. 찬양과 율동, 각종 프로그램으로 시간 다 뺏지 않고 성경을 가르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는 교역자의 문제 아닌가요.

"철저하게 교역자들이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그랬기에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성경을 주셨고, 성령을 허락하셨습니다. 듣고 보는 자에게 이미 다 깨닫도록 하드웨어를 다 구축해 주신 것입니다.

시중에 성경을 알려주는 서적도 얼마나 많이 나와 있습니까? 조금만 투자하면 공부할 수 있습니다. 성도님들도 설교에만 의존하려 해선 안 됩니다. 1주일 168시간 중 20-40분만으로 보상받으려 한다면 게으른 것 아닐까요."

 

오감성경
▲오감성경 체험활동 모습. ⓒ오감성경 제공

 

-교회학교 교역자들에게 지상과제는 '성장'이기에, 가르치고 싶어도 성경을 못 가르치는 건 아닐까요.

 

"가장 중요한 것이 말씀 그 자체에 대한 확신입니다. 가끔 그런 전화를 받으면 말씀드립니다. 오감성경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말씀 자체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아니냐고요. 스스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역을 하려니, 성경을 가르쳐야 한다는 기본적 욕구는 있지만 확신이 없어 흔들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 한 구절을 가지고도 종교개혁이 일어났고, 한 나라가 뒤집혀지지 않았습니까? 방법이야 성령께서 깨닫게 하실 것이고, 우리는 그저 요단강에 첫 발을 내디뎌야 합니다. 나머지는 주님께서 하실 일이지요. 갈라지게 하실지 물 위를 걷게 하실지 그건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일단 내디뎌야 합니다. 말씀에 대한 확신이 필요합니다. 오감성경 커리큘럼을 제공해 드릴 순 있지만, 그것은 제가 해결해드릴 수 없습니다."

-오감성경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보려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구약을 배우고 싶다면 1년간 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 있고, 신구약 전체를 알고 싶다고 해도 가능합니다. 단 설교와 2부 순서, 분반공부가 다 동일한 성경 본문으로 진행됩니다. 교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기본 레고 블록만 제공하고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개별적으로 하셔야 합니다.

물론 프로그램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저도 교역자로서 그런 부분들을 인정합니다. '이걸 하면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고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오감성경을 가르쳐도 좋을 것입니다. 실제로 해 드리고 오면 꼭 '한 번 더 해 달라'는 피드백이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렇게만 접근하면 한계가 있습니다."

 

▲성경 66권 각 권을 젠가에 요약해 놓은 오감성경 교구. ⓒ오감성경 제공
(Photo : ) ▲성경 66권 각 권을 젠가에 요약해 놓은 오감성경 교구. ⓒ오감성경 제공

 

 

-새해가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성경을 읽으려는 성도님들이 많은데, 조언을 해 주신다면.

"읽는 우리에게 복음이 충만해야 합니다. 성경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지 않은 채 성경을 읽는다면, 성경은 그저 하나의 좋은 익숙한 교양 입문서적일 뿐입니다.

복음이 충만한 상태에서 읽으면, 성경을 읽을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가 발견됩니다. 마치 팝업북을 넘길 때마다 내용이 입체로 나타나듯, 성경 각 장마다 예수 그리스도가 뚜벅뚜벅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면 성경을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창세기와 요한계시록이 다르지 않고, 스가랴와 요한복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지식이 아니라 성령 하나님께서 알게 하십니다. 그것은 정말 절대적인 경험입니다."

-성경 통독의 구체적인 '꿀팁'이 있다면.

"통독하려면, 가능한 빠르게 한 번에, 앉은 자리에서 집중한 가운데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꼭 해 보고 싶은 것이 '막장수련회'입니다. 성경 한 권을 정해서 끝까지 읽어가며 기도하는 수련회입니다. 에베소서를 본다면, 바울의 기도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의 기도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 차례 시도해 봤지만, 지금 교회 사역 3년째인데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말씀 앞에 헌신한다는 것이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새해에 창세기부터 읽고 있다면, 지금쯤 레위기에 다다른 분들이 많을텐데, '레위기의 산'을 어떻게 넘어야 할까요.

"레위기는 누군가의 안내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해가 많기 때문입니다. '레위기는 율법이고 율법의 완성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 이루신 것이므로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다'는 오해입니다.

그러나 레위기를 읽으면 유익이 큽니다. 생활습관부터 사회관계, 경제관념, 모자보건 등에 대한 유익이 많습니다. 26장에 보면 복과 저주가 나와 있는데, 이대로 행하면 복이 있을 것입니다. 이대로 하면 믿는 자나 믿지 않는 자나 복이 임한다는, 하나님 은혜의 자동개입 현상을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1-10장의 예배에 대한 부분입니다. 제사는 예수님을 통해 완전히 성취됐고 지금은 성전도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이 등한시되고 있습니다. 11장부터 나오는 음식법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안 먹고 사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적용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건강하다거나 오래 살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 중 암 발병률이 1위입니다. 암은 대부분 식습관 때문에 생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을 유대인과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종합하자면, 레위기를 재미있게 읽으려면 오해를 풀어야 하는데, 이러한 오해를 풀려면 누군가의 안내가 필요합니다."

 

▲오감성경 젠가 교구. ⓒ오감성경 제공
(Photo : ) ▲오감성경 젠가 교구. ⓒ오감성경 제공

 

 

-신학적 검증을 받았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위해 일부러 자문을 구하진 않았습니다. 저는 예장 합동 측에서 공부했고, 대부분 복음주의 계열에서 인정받는 학자들의 책을 참고해서 교재를 만들었습니다.

오감성경은 '성경에 대한 것'이 아닌 '성경 그 자체'를 가르치고자 합니다. 성경 하나만으로 재미있을 수 있는 최초의 수련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검증이 필요없다고 말하면 오만이겠지만, 일부러 이것이 맞는지 검증을 시도하진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전이 있으시다면.

"개인적으로는 제 나이 수만큼 성경을 읽고 다른 나라들을 다니며 교회를 세우고 싶습니다. 나이 수만큼 읽는다는 것은, 변해가는 시대 가운데 하나님 마음을 헤아려 성경을 잘 읽어낼 수 있도록, 컨텍스트와 텍스트의 접촉점을 찾기 위함입니다.

나라를 다니는 것은 '하나님의 대사'로서 모든 나라들이 창조의 원리대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펴보고 싶습니다. 교회를 세우는 것은 가정도 지역도 나라도 교회이므로, 단순히 '빌드업(Build-up)' 개념이 아니라 세워진 본성대로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의미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오감성경을 통해 1천개 교회와 함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오가는 세대에서 성경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을 때, 이 1천 교회의 클라우드에 접속하면 언제 어느 때나 가능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말씀 그 자체만을 배우면 가능할 것입니다.

'1천 교회'는 하나의 현상일 뿐이고, 최종 비전은 '오감성경'을 발간하는 것입니다. 교재는 교재일 뿐이니까요. 성경을 잘 읽기 위한 성경입니다. 성경이 교재가 되고 공과가 되며 예배용 성경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창세기 6장 노아의 홍수를 펴면, '규빗'이 뭔지 QR코드를 찍으면 VR(가상현실)로 나타나고, 아라랏산이 증강현실로 등장하는 그런 성경 말입니다. 이 오감성경으로 배우면 특히 구약이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김성찬 목사는 한국교회 성경공부 방법론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을 담은 연속 칼럼을 본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오감성경 홈페이지: 5sbib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