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도어
▲'크리스천의 종교적 자유 보호에 관한 실용 지침서'(사진)는 오픈도어가 손바닥 크기로 제작해 배포하는 소책자다. ⓒ오픈도어
(Photo : ) 오픈도어 ▲'크리스천의 종교적 자유 보호에 관한 실용 지침서'(사진)는 오픈도어가 손바닥 크기로 제작해 배포하는 소책자다. ⓒ오픈도어


2016년 4월의 어느 화창한 날, 인도네시아 자와티무르 주(East Java) 수라바야(Surabaya)에 위치한 모 교회에 폐쇄령이 내려졌다. 현지 종교국과 지역사회 지도자 총회는 종교 소수 집단에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종교시설 허가 관련 법령을 들이밀며 해당 교회가 제대로 된 허가를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담임목사는 교회의 법률 자문 장로로 섬기고 있는 68세의 퇴직 공무원 조코(Joko)를 찾아갔다. "수상하고 근거 없는 요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합법적인 영장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저들은 아무것도 내놓지 못했거든요. 그때 저들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법적 분쟁을 여러 차례 다뤄본 조코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한 교회가 20여 년 전에 지어졌으며 진작에 건축허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이 있기 얼마 전 조코는 오픈도어에서 발간한 법률소책자를 받은 적이 있었다. 책자의 제목은 '크리스천의 종교적 자유 보호에 관한 실용 지침서'였다. "이 책자는 기독교인들이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종교적 자유의 권리를 인지하여, 과격 무슬림 집단이나 정부로부터 위협 또는 공격을 받는 등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 변호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한 오픈도어 법률사무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책자는 성인의 손바닥 크기에 불과해 어딜 가나 간편히 휴대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종종 법률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괴롭힘을 당하고는 한다. 오픈도어는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이 책자를 고안해 냈다. "안타깝게도, 인도네시아에서 법률은 굉장히 편파적으로 시행됩니다. 부자와 권력자, 그리고 종교적 다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기독교 신자들은 법과 개인 권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핍박과 불의 앞에서 매우 취약합니다." 한 오픈도어 현장 사역자는 이렇게 말했다. 오픈도어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 간(2016, 2017년) 개인 및 교회를 대상으로 40여 건의 박해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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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종교적 자유 보호에 관한 실용 지침서' 내부 ⓒ오픈도어

소책자를 읽었던 조코는 앞서 언급한 교회의 사정을 접하고 즉시 책자 속에 적힌 번호로 전화해 오픈도어 법률사무 관계자와 연락을 취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렇게 회상했다. "저는 도움을 주기 위해 즉시 비행기를 타고 수라바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조코가 이미 상황을 해결해 놓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쁘고도 놀라웠죠."

 

조코는 저들의 위협에 어떻게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을까? "소책자 안에는 우리 기독교인들이 누리는 종교적 권리에 대한 정보와 함께, 핍박과 법적 압박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조코는 이렇게 밝혔다. "그래서 저는 공무원들에게 책자를 보여주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재판에 회부하도록 하죠. 저는 자카르타에서 제 법률자문팀을 데려올 것입니다. 어떻게 하실래요?" 공무원들은 책자 일부를 읽어본 후 "그럴 필요 없습니다, 조코씨..."라고 말하며 물러섰다. 이 교회는 요즘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슬림 출신의 신자이자 선교 사역자인 조코는 자신이 사역하며 만나게 된 모든 교회 지도자와 선교 사역자에게 이 책자를 소개했다. "정말 강력한 책이랍니다! 기독교인들은 모두 법률 지식으로 자신을 무장해야 해요. 최전방에 있는 교회 지도자들과 선교 사역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런 식의 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답니다 ."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고마워요, 오픈도어!"

인도네시아의 일반 교회 및 MBB 교회 지도자들은 국가의 법 절차와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권리에 대해 점점 더 잘 알아가고 있다. 기독교 지도자들과 선교사들 대부분은 기본적인 법 지식과 헌법이 규정한 권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사실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그렇다. 그래서 근본주의 무슬림 집단과 공무원들이 이들을 상대로 법을 오·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픈도어는 위험한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과 교회 구성원들, 그리고 무슬림 대상 사역자들에게 법률 및 변호 소책자를 배포하여 그들이 위기 상황에서 변호사가 도착하기 전에 법적 수단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자 안에는 헌법이 규정하는 기본 종교적 권리와 억압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방법, 그리고 위기 상황에 경찰이나 현지 정부에게 알리는 방법 등을 담고 있다. 이 소책자 덕분에 많은 교회 기관과 무슬림배경의 교회들이 박해에 맞설 채비를 갖추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