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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석 칼럼]어느 택시 기사의 사랑

기독일보

입력 Jan 02, 2018 08:37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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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시애틀의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것 같습니다. 두 주 정도 비가 내리지 않아 추운 기운이 맴돌더니, 지난 24일엔 눈도 내렸습니다. 덕분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지낼 수 있었지만 눈과 추위로 고생한 분들이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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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것은 한국도 매 한 가지인 듯 싶습니다. 얼마 전 서울이 영하 12.4도를 기록하던 날, 경기도 포천은 영하 22.5도를 기록했고, 그 외 대부분의 도시들도 러시아의 모스크바보다 낮은 온도를 기록했습니다. 기록적인 한파였습니다. 온통 한국이 얼어붙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그런 최강의 한파도 녹일 수 있을 것같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마주했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사랑한 어느 택시 기사의 이야기였습니다. 

지난 23일, 한 여인이 '빈 차' 사인에 불이 켜 있는 택시 한 대를 잡아탔습니다. 분명히 빈 차라고 해서 탔는데, 타고 보니 앞쪽 조수석에 이미 한 여인이 타고 있는 택시였습니다. 순간 당황이 되어 주춤거리고 있을 때, 자신의 가족이라는 택시 기사의 설명과 함께 조수석 뒤편에 붙어 있는 쪽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앞 좌석에 앉은 사람은 알츠하이며(치매)를 앓고 있는 제 아내입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혼자 둘 수가 없어서 남편이 데리고 나왔던 것입니다.

그 인터넷 기사를 읽다가 오랜 전에 보았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치매를 앓는 아내를 끝까지 사랑하는 한 남편의 이야기... 정말로 뜨겁게 사랑했던 수진과 철수는 결혼에 골인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진은 치매를 앓게 되고 서서히 철수를 잊어버리기 시작합니다. 남편을 잊어버리고 옛 애인을 찾아가는 자신을 감당할 수 없었던 아내가 헤어질 것을 권합니다. "우리 헤어져요. 자기가 아무리 잘해줘도 나는 당신을 잊을 것이고, 기억이 없어지면 내 영혼도 없어질 테니까..."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남편의 대답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면 내가 당신을 기억해 줄게. 당신이 나를 잊어버리면 내가 처음처럼 당신을 찾아가 사랑해 줄게..." 

영화 마지막 부분에, 철수가 자신을 잊어버린 수진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최철수라고 합니다..." 자신을 잊어버린 아내를 찾아가 처음처럼 아내를 사랑해주는 남편의 모습에서 예수님을 떠올리고 눈물을 짓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치 치매를 앓고 있는 것처럼, 너무나 자주 하나님을 떠나는 우리를 찾아오셔서 처음처럼 다시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 그 사랑이 우리를 살게 하고, 그 사랑이 다시 우리로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세상이 참 춥습니다. 돈 때문에, 친 아빠가 다섯 살 먹은 딸 아이의 시체를 꽁꽁 언 야산에 유기해버리는 세상입니다. 이 차디찬 세상을 견딜 수 있는 힘은 무엇입니까? 치매를 앓고 있는 것같은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사랑... 우리가 그 사랑을 기억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을 견딜 뿐 아니라 이 세상을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녹일 수 있을 줄 믿습니다. 우리에게 이 사랑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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