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결론

황성철
▲황성철 박사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의 문제는 이제 교회가 더 이상 외면하거나 유보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되었다. 증가일로에 있는 교인들의 가정해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정서적 이혼(emotional divorce)-정서적 이혼이란 한 지붕 밑에 두 가정과 같은 것이다. 한 이불을 덮고 자며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지만 이미 서로 간에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결혼상태를 말한다. 막상 이혼을 하려니까 자녀, 경제력, 사회적 체면 등 걸리는 게 많아서 결행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상태에 놓인 가정들이 의외로 많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다루는 가정사역에 대한 관심이 교회들마다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막상 이 사역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회적 안내를 못 받아서 좌왕우왕하는 교회들을 본다.

결혼과 관련된 문제가 교회에 쌓여가는 데 그 문제를 성경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교회현장은 지금 혼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한 예를 들어서 교회중직 자녀가 임신을 하고 와서는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려는데 결혼주례를 해달라고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유사한 문제들이 교회현장에는 만연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목회자가 곤혹스러운 때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교회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의 영역은 거의 무법지대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씀에 대한 철저한 순종을 강조하는 교회에서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예수님과 사도들의 가르침이 무시되고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교회 안에서 행하여지는 비성경적인 가르침들과 세상 가치관의 유입은 교회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말씀의 제자이어야 할 교회지도자들이 불법적인 이혼과 재혼의 중매를 자처하고 나서기까지 하는 일은 교회를 세속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일이나 하등 다를 바 없다. 은혜와 사랑이라는 명분아래 행하여지는 비성경적인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은 가정과 교회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허무는 일이다.

이혼하려는 남편과 아내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원하는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인생을 알아서 개척하라"가 아니라 "그냥 지내든지 아니면 남편(아내)과 화합하라 남편은 아내를 버리지 말라"(고전7:11)는 것이다.

지금 요청되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이혼과 재혼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조건 속에서도 주님의 말씀에 대한 철저한 순종을 배우는 일이다. 비록 그런 종류의 일들이 세상 사람들의 안목과 자신들의 마음에 흡족함이 없을지라도 성도라면 오직 성령과 말씀이 주시는 하늘의 긍휼과 위로를 힘입고 살아야 한다.

그러면 교회에서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의 문제를 성경말씀으로 바르게 가르치고 지도해서 건강한 교회를 세워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총회와 지교회에 다음과 같은 제안한다.

1. 총회(예장 합동)에 제안

사회의 변화 속에 사람들의 삶도 다양화되고 있다. 교회도 이런 추세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은 교인들의 실제적 필요를 신앙적으로 시의 적절하게 도와주는 일이다. 특히 교인들은 삶이 복잡해짐에 따라서 교회에 다양한 목회적 요구를 하고 있다. 이런 요구들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성경적인 명확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물론 개교회가 교회의 형편에 맞게 각종 예식을 진행할 수도 있다. 그렇게 모든 교회들이 자신들의 소견에 따라서 원칙 없이 행한다면 교단의 신학적 통일성은 방향을 잃을 것이고 교단의 질서 또한 무너지게 된다.

다른 교단들은 벌써 발 빠르게 새로운 예식서를 전면 개정 내지는 새로이 제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본 교단도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은 교단적 고민이 있어야 한다. 성경과 개혁주의 신학 그리고 교회법에 맞게 총회의 각종 예식서가 정비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표준예식서』가 손질되어야 한다. 여기에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목회예식서도 새로이 보완 개정하여 일선 목회자들의 사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지교회에 제안

본 논문에서는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성경적인 원론을 명확히 제시하였다. 이 원리에 따라서 교인들은 결혼을 중시하고 건강한 가정을 충실하게 세워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교회현장에서는 이러한 가르침과 현실에는 괴리가 있다. 교회에는 이미 가정이 해체되었거나 이혼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 이혼 후 혼자된 사람들이 교회를 찾아서 올 때 교회는 그들을 판단하고 정죄하기 이전에 치유와 회복의 관점에서 돌보아야 한다. 교회는 의인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요 죄인들이 모이는 곳이다. 예수님은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막2:17)고 하셨는데 오늘의 교회지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이 말씀을 음미해야 할 때다.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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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교회는 교인 모두를 품는 큰 가정이 되어 해체된 가정들이 회복되도록 도움을 주는 가정과 같은 따뜻한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실제로 교회를 가정과 비교하고 있는 신약의 말씀들을 보면 교회가 얼마나 가정과 같아야 하는가를 정확히 알 수 있다(엡5:22-33 참조). 특히 형제사랑에 관한 말씀들은 가정생활에 관한 그 시대의 관점에서 직접 나온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한 형제로 보는 구약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래서 가정은 작은 교회요 교회는 큰 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교회 전체가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가정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예방 차원에서 본다면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가정을 만든다. 가정과 가정이 모여서 교회를 이룬다. 건강한 가정들이 많이 모인 교회는 건강한 교회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처 입은 가정들이 많이 모인 교회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 이제 교회들은 상처 입은 교인들, 가정해체로 인해 아픔을 안고 있는 결손가정의 자녀들을 돌보는 일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