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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서도 희생하라... 주님께서 '페이버' 주실 것"

기독일보 이대웅 기자

입력 Nov 16, 2017 06:35 A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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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1》 이어 《페이버》 펴낸 팀하스 하형록 회장(上)

하형록 회장은 “참희생은 승리의 지름길”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팀하스 제공
하형록 회장은 “참희생은 승리의 지름길”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팀하스 제공

2년만에 이식받을 심장이 나타났다. 그에게 남은 날은 1주일에서 1달 사이. 그런데 하필, 이식받지 못하면 이틀을 넘기기 힘든 여성 환자가 옆방에 있다는 소리를 함께 들었다. 그녀에게 필요한 심장과 그가 이식받게 될 심장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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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혔다. 나도 죽어가는 마당에 왜 다른 사람의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가. 이 심장은 나의 것이고, 아내와 어린 두 딸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자 기회'였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그 '기회'를 선뜻 손 내밀어 잡을 수가 없었다. 나보다 더 급하게 그 심장이 필요한 사람을 모른 척해도 되는 것일까.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겠노라고 했던 나의 다짐은 지금 이 상황과는 상관이 없다고 믿어도 되는 것일까."

아내와 두 딸, 부모님이 미처 알기 전, 그는 의사에게 말했다. 의사가 병실 문을 나가기 직전이었다. "그녀에게 이 심장을 주십시오." 다행히 그녀는 이식수술을 받고 죽음의 위기를 넘겼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죽어야만 한다. 내 몸과 같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대신해서 내가 죽는 것을 말한다. 바로 그것이 이웃 사랑이라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1주일 뒤 호흡곤란으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병원의 많은 의사들은 그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그리고 병원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심장을 양보했다는 이야기가 퍼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신앙 유무에 상관없이 병원 내 직원도, 의사도, 심지어 환자들까지 한마음이 되어 그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쓰러진지 한 달만에 기적적으로 그에게 맞는 또 하나의 심장이 나타났다.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목숨을 건진 그는 퇴원 후 필라델피아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팀하스(TimHaahs)를 설립했고, 출범 20년 만에 미국 동부 최고의 건축설계회사로 성장시켰다.

팀 하스의 사훈은 '우리는 이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We exist to help those in need)'. 잠언 31장 20절 말씀을 바탕으로 경영하면서, 미국 동부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100대 회사 중 하나가 됐다. 잠언 31장? 그렇다. 그는 《P31》의 하형록 회장이다.

2015년 종교 부문 베스트셀러였던 《P31》 이후, 2년만에 그가 《페이버(청림출판)》로 돌아왔다. 책에서는 두 차례의 심장이식 과정과 그 이후 기업의 성장 과정, 그 속에 역사하신 하나님을 '페이버(favor)'라는 키워드로 정리하고 있다. 심장을 양보하고 다시 살아난 후 그는 잇따른 행운 또는 기적을 경험했고, 이를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생각하는 은혜(grace)나 자비(mercy)가 아닌, 주님의 특별하고도 비밀스러운 축복인 '페이버'로 소개하고 있다.

-심장을 양보한 이야기는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책에서 공개하셨습니다.

"5년 전 KBS에 출연했을 때 심장 기증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P31》을 쓸 때도 출판사에서 넣을 것을 권유했지만, 자랑 같은 느낌도 들어 망설였습니다. 《P31》은 회사, 일터에서 기독교인으로서 결정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결국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번 책에 이 이야기가 들어간 것은 제가 하나님의 '페이버(favor)'를 또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책에도 썼지만, 21년 전 첫 번째 심장을 이식받기까지 5개월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5개월이 지날 때까지 이식을 받지 못하면 평균적으로 죽을 확률이 90% 이상이었습니다. 심장 환자들의 50% 정도는 자기에게 맞는 심장이 나오지 않아 이식도 못 받습니다.

심장이 너무 약해져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해 기계로 조정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제게 딱 맞는 좋은 심장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리면서, 의사가 지나가는 말로 '옆방의 여자는 이틀 내로 이식을 받지 못하면 죽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심장을 양보했지요. 6년 뒤 두 번째 심장을 받을 때는 의사가 '이게 마지막이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17년간 살았고, 2년 전 《P31》를 쓴 후 식구들과 하이킹을 갔을 때 숨이 가빠졌습니다. '끝이 왔구나' 싶어서 가족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심장 혈관이 두 개 막혔다고 했습니다. 심장이식은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줄 알았는데, 한 번 더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처음에 좋은 심장을 죽음을 무릅쓰고 양보했다는 기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 페이버(하형록, 청림출판, 244쪽)
책 페이버(하형록, 청림출판, 244쪽)

-'페이버'란 무엇인가요.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번제나 희생을 드린 것을 다 기억하신다고 했습니다. 시편 저자는 '어려울 때 항상 기도하고 번제드린 것을 하나님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이겨낼 수 있는 복을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믿는 사람으로서 구원을 강조하지만, 구원과 희생은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희생이 있었기에 구원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삶 속에서 희생은 다른 사람이 하고 나는 구원만 받으면 된다는 자세를 가진다면, 뭔가 모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끝내 희생할 수도 있어야지요. 예수님처럼 다 죽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비즈니스를 할 때도, 일터에서도 돈과 이익에 대해 '못 벌 수 있다'는 희생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상되는 이익의 절반 정도밖에 벌지 못하더라도, 그 희생을 하나님은 기억하시고 짧게는 하루이틀 후에, 길게는 20년 후에라도 필요할 때 배로 주신다는 것이 '페이버'입니다."

-좀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보통 말하는 은혜는 한 번 받는 것입니다. 천국 가기 위해 구원받는 은혜 말입니다. 이 땅에서 받는 것은 그 은혜(grace)가 아니라 영어로 '페이버(favor)'입니다. 히브리어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단어입니다. 비슷한 단어가 은혜이지요.

그러니까 '은혜'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노력 없이 주신 것을 뜻합니다. 믿는 사람들이 주로 쓰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페이버'는 조금 다릅니다. 구약의 모든 기도를 보십시오. '하나님 보시기에 제가 좋은 행동을 했다면, 페이버를 해 주십시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어 성경에는 '하나님 보시기에...' 하는 앞부분이 빠져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만 해도 '은혜'에 대해 한국 사람들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은혜는 이미 받은 것이므로, 주로 감사할 때 사용합니다. 대신 '페이버'를 쓰지요. 이처럼, 한국에 있는 신앙인들이 이제 실천으로 가야 하나님께 '페이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말씀만 배우려 하는데, 실천할 때 하나님께서 더 좋은 축복을 주신다는 것이 책 《페이버》의 내용입니다."

책에서 하형록 회장은 "(한글) 성경에서는 이 단어를 '은혜 혹은 은총'이라고 번역하지만, 아무리 봐도 정확한 번역이라고 볼 수 없다. 마치 영어에 '정(情)'이라는 단어가 없어 '사랑'으로 표현하듯, 한국에는 '페이버'와 같은 뜻을 가진 마땅한 단어가 없어 '은혜 혹은 은총'으로 적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쉽게 말하면 '페이버'는 "Hey, do me a favor(이봐, 부탁 좀 하자)"나 "May I ask a favor of you(부탁을 좀 해도 될까요)?" 등의 경우 사용된다. '네 친구인 내 얼굴을 봐서' 꼭 들어달라고 부탁할 때나, '들어줄 수도 있고 안 들어줄 수도 있는' 모르는 사람에게 뭔가를 부탁할 때 쓰는 말이다. 율법이나 십계명을 전제로 이뤄지는 심판이나 축복과는 다른, 하나님의 약속이라면 당연히 들어주셔야 하지만, 이 '페이버'의 축복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모세가 '내가 참으로 주의 목전에 은혜(favor)를 입었사오면(출 33:13)'이라고 한 것처럼 하나님의 눈에 좋게 보이는 사람, 곧 이웃을 위해 희생하고 선한 결정을 하는 이들에게 찾아오는 축복을 일컫는 말이다.

하형록 회장이 호텔 대신 주차 빌딩을 짓는 이유도 '이웃 사랑'에 있다. 사람을 위주로 생각하고 주차장을 설계하면 그 건물 자체가 달라지고, 결국 도시 전체가 살아난다.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니면 다닐수록 동네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하형록 회장이 호텔 대신 주차 빌딩을 짓는 이유도 '이웃 사랑'에 있다. 사람을 위주로 생각하고 주차장을 설계하면 그 건물 자체가 달라지고, 결국 도시 전체가 살아난다.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니면 다닐수록 동네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회장님처럼 결정적 순간에 이웃을 향해 희생했지만, '페이버' 없이 끝나는 인생도 있지 않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제게 희생을 원하셨습니다. 그 희생이 있었기에 《P31》이 나올 수 있었고, 《P31》과 회사 팀 하스를 통해 많은 간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페이버'를 받았기에, 친구들도 제게 이야기합니다. '네가 성공한 건 잘 나서도, 능력 있어서도 아니다. 그때 심장이식을 양보한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아들을 낳지 못해 기도했을 때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났는데, 영어성경(NIV)은 '제가 주께 은혜를 입었사오면(If I have found favor in your eyes, 창 18:3)' 하고 표현합니다. '만약...' 하는 조건입니다. 페이버는 공짜가 아닙니다. 조건적입니다. 착하게 살 때 오는 것입니다. '만약 이때까지 행위가 주님 보시기에 좋았다면, 즉 희생이 있었다면 그것을 기억하시고 아들을 주십시오' 라고 한 것입니다.

모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세는 하고싶은 것은 하나도 하지 못하고, 순종하고 희생했습니다. 바로왕 때문에 앞길이 막막한 상태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을 이끌 수 있느냐고 물을 때 '만약에...' 하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한국 성경에는 그저 '은혜를 베푸셔서' 라고 돼 있습니다. 그냥 달라는 것 같지요. 하지만 그들은 축복을 받기 위해 조건적으로 매달렸습니다. 하나님은 희생이 있으면 기억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죽지 않고 부활하실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돌아가셨습니다. 희생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은, 희생하라는 것입니다. 물질과 시간을 희생하라. 《P31》이 강조하는 것도 그것입니다. 회사에서 희생하라. 어떤 결정을 할 때, 자신이 희생하는 쪽으로 하라. 당장은 손해보지만, 그것 때문에 2-4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욥도 그러했습니다. 갖은 고생을 겪었지만, 결국 몇 배로 늘어나지 않았습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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