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결혼 합법화 반대 운동에 거액 지원한 시드니 성공회 대주교 ©ABC NEWS
(Photo : ) 동성 결혼 합법화 반대 운동에 거액 지원한 시드니 성공회 대주교 ©ABC NEWS

 

 

호주 성공회의 고위 성직자가 동성 결혼 합법화 찬반을 묻는 우편 설문조사를 앞두고 합법화 반대 캠페인에 백만 달러를 기부하겠다는 교구의 결정을 옹호해 나섰다.

시드니 성공회 대주교 글렌 데이비스(Glenn Davies) 씨는 지난 월요일 열린 제51차 시드니 교구 총회에서 엄청난 액수의 기부 의사를 발표했다.

그러나 시드니 외 호주 성공회 성직자들과 일부 비평가들이 기부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시드니 성공회 교구는 동성 결혼 합법화 반대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단체인 '결혼을 위한 연합(Coalition for Marriage)' 창립 파트너이다.

지난 수요일 오후, 시드니 대주교는 백만 달러 기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담은 편지를 총회에서 낭독했다. 이 편지는 곧 성공회 교회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 돈이 시드니의 노숙자, 난민 등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식사를 공급하는 등, 사회 정의를 위해 더 나은 곳에 쓰여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주교 데이비스 씨는 말했다.

"그러나 사실 '결혼을 위한 연합' 캠페인을 지원하는 것은 사회 정의를 실현할 기회를 잃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앵글리케어(Anglicare)와 그 밖의 기독교 기관들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것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동성 결혼 합법화는 이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의 결혼관을 유지 및 증진하려는 성공회교 단체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동성 결혼 합법화에 찬성하는 타지역 성공회 성직자

뉴사우스웨일스주 센트럴 코스트(NSW Central Coast)의 부주교인 로드 바우어(Rod Bower) 신부는 데이비스 대주교의 편지를 읽은 뒤에도 여전히 백만 달러의 기부가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ABC 뉴스에 피력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 기부로 인해 모든 성공회 교도들이 동성 결혼 반대 캠페인에 동참한다는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입니다. 사실 대다수의 기독교인들과 성공회 교도들은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결혼 평등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라고 바우어 신부는 말했다.

"시드니 교구가 원하는 곳에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고 저도 거기에 간섭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회 정의의 관점에서 볼 때 결혼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우리 사회의 기초 중 하나입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제가 만약 백만 달러를 가지고 있다면 저는 어떤 사람들로 이루어진 가정인지에 상관없이, 지원이 필요한 모든 가정들을 지원하는 데 쓰겠습니다."

퀸즐랜드 주(Queensland) 쿨럼 비치(Coolum Beach) 성공회의 담당 성직자 캐시 로퍼(Cathy Laufer) 목사는 자신이 동성 결혼 합법화에 찬성 표를 던졌다고 밝히자 많은 교구 주민들이 기뻐했다고 ABC 방송에 전했다.

"시드니 교구의 기부로 인해 마치 성공회 교도 모두가 동성 결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저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어요.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요." 로퍼 목사는 말했다.

"호주 성공회 교회에는 노동당 지지자, LNP 지지자, 녹색당 지지자, 원네이션 지지자 등 여러 정당의 지지자들이 있고 또 그만큼 다양한 성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 교구의 성도들 또한 동성 결혼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찬반 양측 모두 건실한 기독교적 논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사랑으로 서로를 헌신하려는 이들을 가장 배려하는 투표를 했습니다."

데이비스 대주교는 동성 결혼 합법화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만큼, 합법화 반대 캠페인에 백만 달러를 지원하는 것이 교회 자원의 낭비라는 주장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편지를 통해 밝혔다.

"첫째, 결과는 결코 확실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결과는 투표 결과에 달려 있는 것이죠." 그는 말했다.

"둘째로, 투표 결과 반대표가 우세하지 않더라도, 표현의 자유 및 종교의 자유를 위해 동성 결혼이 합법화될 경우 이후에 초래할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이 반대 캠페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며, 또 이러한 귀중한 곳에 우리의 기부금이 쓰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성 결혼 합법화 찬반여부를 묻는 우편 투표는 오는 11월 7일까지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앞으로 도착해야 하며, 결과는 11월 15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출처:http://www.onechurch.nz/international_news/113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