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가 '나는 무슨 믿음으로 기도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11일 SNS에 게시했다.

유 목사는 "나라에 큰 위기가 닥쳤는데, 성도들이 기도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분명히 위기임을 알면서도 여전히 먹는 것, 재미있는 것만 찾아 다닌다"며 "'믿음이 커서 그런가?' 아니었다. 영적 무감각에 빠져 성령께 반응이 안되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두려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하나님을 믿는 것은 그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해 주시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성령께 반응하면서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현수 목사의 일화를 꺼냈다. 임 목사가 북한에서 2년 6개월 동안 억류됐다 석방됐을 때, 한 교인이 질문했다고 한다. "임 목사님이 석방되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는 했지만 이렇게 석방되리라 믿지는 못했어요. 이런 믿음도 믿음인가요?"

이에 대해 그는 "임 목사님이 갑자기 석방되리라 믿지는 못했지만, 계속 기도하게 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또 "야고보에 이어 베드로도 붙잡혀 죽게 됐을 때, 교인들은 베드로를 위하여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나 베드로가 천사의 손에 이끌려 풀려나왔을 때, 그 사실을 믿지 못했다"며 "이건 무슨 믿음인가? 기도에 대한 응답을 확신하지는 못했어도, 주님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계속 기도했던 것이다. 주님을 바라보는 믿음이 엄청난 믿음"이라고 설명했다.

간암 말기로 사경을 헤매는 어린 여자아이를 심방했던 경험도 들려줬다. 유 목사는 그 아이를 만나기 전 '어떻게 기도해야 하나?' 고민하했다. '기적적으로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하나? 정말 고침을 받을까?' 하지만 믿음이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유 목사는 "병실에 도착했지만 믿음이 생기지 않아 주님께 믿음을 주시기를 구했을 때, 주님은 제가 가져야 할 믿음은 '병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아니라 '예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이어야 함을 깨우쳐 주셨다"며 "정말 그랬다. 제가 믿을 것은 함께하시는 예수님이셨다. 그것을 깨닫고 제 마음에 믿음이 생겼다. 주님은 분명히 함께 하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병실에 들어갔고, 여자아이의 얼굴엔 두려움이 가득했다. 누구도 간암 말기라고 알려주지 않았지만, 죽음을 예감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고, 억지로나 가식적으로가 아니라 정말 마음 속에 주님이 그 자리에 함께 하신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 아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예수님' 하고 주님을 불렀다. 몇 번이고 함께하시는 예수님을 불렀다. 그렇게 주님의 손에 그 아이를 맡겼다. 기도 후 그 아이에게 주님을 바라보라고 했을 때, "아멘, 예" 하는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유기성 목사는 "우리가 어려움을 만났는데, 해결되리라는 '믿음'이 생기지 않아 당황할 때가 있다. 믿음으로 기도하라 했는데 해결될 것이 믿어지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주님은 여전히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유 목사는 "민족의 통일을 위한 기도가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 길은 없어 보이고, 상황은 다 악화되는 것 같고, 오히려 전쟁이 날 위기에 이르렀는데, 어떻게 믿음으로 기도해야 하는가"라며 "그럴수록 더욱 '함께하시는 주님'을 바라보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이 보이지 않지만, 성령께서는 계속하여 기도를 시키신다. 그러면 그 믿음으로 기도하는 것"이라며 "성령은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려고 오신다고 하셨다(요 16:3). 하나님 나라를 위한 기도, 주님의 재림을 위한 기도는 너무 막연해서 대부분 꾸준히 기도하지 못하지만, 성령 안에서 기도하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반드시' 기도하게 되고 '먼저' 기도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저도 억지로라도 순종하니 하나님의 나라를 보는 눈이 뜨였다. 처음에는 막연했는데 이제는 너무 선명해졌다. '아, 이래서 기도하라 하셨구나!'를 깨달았다"며 "우리가 기도하면 반드시 성령께서 기도를 인도해 주신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 8:26)'"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