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제37회 신촌포럼(대표 이정익 목사)이 오는 1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 아천홀에서 열린다.

이번 신촌포럼에서는 '다시 초심으로(Ad Fontes)'를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의 역사적·교회적 의미를 고찰하게 된다. 신촌포럼은 이상직 목사(전 호서대 부총장)의 포럼 소개와 이정익 목사(희망재단 이사장, 신촌성결교회 원로)의 개회사로 시작한다.

강사로는 이말테 교수(루터대)가 '종교개혁 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민경배 석좌교수(백석대)가 '현대 교회를 위한 종교개혁의 의미와 의의'를 각각 발표한다.

이말테 교수는 노이엔데델시우 아우그스티나대학 선교종교학 박사로 한신대 교수와 루터회 교회개발원 원장을 역임했다. 민경배 교수는 일본 동지사대 신학박사로 서울장신대 총장과 연세대 신과대학장, 연신원장을 역임했다.

지난달 말 신촌포럼을 소개한 이정익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의 회고와 전망, 과정 설명과 한국교회와의 비교 등 종교개혁의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강사들을 모셨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의 매듭을 짓고 문제제기도 하는 의미에서 포럼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올해 여러 행사가 많지만, 조용하면서도 실질적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지역 목회자들도 오셔서 함께할 예정"이라며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발굴하고 치유하는 방안까지 제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노훈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고 현대 교회적 의미를 짚어보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며 "이정익 목사님께서 신촌포럼 대표를 오래 맡아주시길 희망하고, 신촌포럼이 한국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학문적이고 신앙적인 명문 포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이번 포럼은 종교개혁의 과거와 현재라는 키워드와 함께, '과거의 종교개혁이 오늘의 교회개혁이 돼야 한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며 "종교개혁에서 교회의 변화를 이끄는 교회개혁으로, 교리개혁에서 실천을 뜻하는 신앙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교개혁의 표어 중 '오직 믿음으로'는 희랍어 '피스티스'에서 나왔는데, 영어로 '페이스(Faith·믿음)'뿐 아니라 '페이스풀니스(Faithfulness·신실함, 미쁨)'으로도 번역될 수 있다"며 "믿음이 교리를 의미한다면 신실함은 실천을 의미하고, 믿음이 하나님에 대한 것이라면 신실함은 세상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6회 포럼 후 이정익 목사를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36회 포럼 후 이정익 목사를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익 목사는 "한국교회가 여러 문제점들을 모르는 게 아니지만, 아는 것으로 그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번 포럼에서는 그 문제들을 좀 아프게 지적하고자 한다. 다만 행사로 끝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언론에서 확산시켜 준다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종교개혁 하면 다 잘 했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리라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사실 많은 오류도 남겼다"며 "그 중 하나가 그 시대에 행위와 선을 강조하다 보니 면죄부가 나왔고 구원이 행위로서만 이야기되니 행위라는 말만 들어도 알레르기 반응을 갖는다. 그래서 개혁가들이 '오직 믿음'을 외쳤는데, 그것만 강조하다 보니 '수직적 관계'만 좋아지고 '수평적 관계'는 굉장히 소홀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개신교가 가톨릭에 비해 믿음이 깊고 열정이 있고 헌신이 있는 등 수직적 관계는 굉장히 좋다. 가톨릭 신자들의 미사 참여율이 19%에 불과하다고 한다. 개신교는 헌신, 열정, 기도, 헌금, 출석 등에 있어 월등하지만, 수평적 관계에서는 굉장히 열악하다"며 "부드럽지도 않고, 섬김의 방법도 서툴고 이기적이다. '오직 믿음'만 강조하다 보니 그런 폐단도 있지 않나 한다"고 전했다.

이정익 목사는 "이제 '오직 믿음'뿐 아니라 '믿음과 섬김'이 같이 가야 한다. 물론 믿음 속에 다 들어있는 것이지만, 믿음만 강조하다 보니 횡적 관계가 미약해졌다. 개신교는 확실히 그 부분이 약하다"며 "이것은 종교개혁의 또 다른 약점이기에, 이 부분을 이제 되살려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종교개혁을 하면서, 가톨릭에 있었던 거룩성과 상징, 표현과 색깔의 의미 등을 너무 쉽게 버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성찬으로, 오늘날 교회는 성찬을 너무 경시하고 형식주의로 가고 있다"며 "종교개혁자들의 '믿음' 강조가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신교 교회를 들어가 보면 거룩한 곳이 없다. 거룩성 없이 텅 비어버렸다. 색깔도 있고 예복도 통일돼야 하고 절차와 과정도 필요한데, 전체를 무시하고 가운도 입었다 안 입었다 제각각이다. 상징도 다 잃어버렸다"며 "종교개혁 전체를 미화할 것이 아니라, 오늘날 그 결과를 놓고 또 다시 종교개혁을 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특히 성찬은 빨리 회복해서, 1년에 한두 번 하는 것을 좀 더 자주 엄숙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대형교회는 쉽지 않겠지만 500명 규모의 교회까지는 줄 지어 나와서 무릎을 꿇고 떡을 떼고 공동체적으로 잔을 받으면 어떨까. 경건이 모양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성찬이 개신교 연합의 상징에 더 크게 기여하고 주님과 연합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박노훈 목사는 "종교개혁을 생각하면서, 신촌성결교회 창립자를 생각해 보고 싶다. 이성봉 목사님은 교회를 세우신 후 10년간 한국교회 전체의 부흥사와 전도자 역할을 감당하셨다. 담임목사를 한국교회 부흥사로 파송한 특별한 교회"라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면서, 구원을 넘어선 교회의 사명으로 확산시킬 때 우리 교회 역사와도 맞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정익 목사는 "종교개혁은 한국교회에 하나의 기회가 돼야 한다"며 "구호만 외치다 지나가면 평소와 다를 게 없다. 돌아보고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