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주 백정기.
(Photo : ) ▲교주 백정기.

종영을 1회 남겨둔 드라마 <구해줘>가 마지막까지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이단'의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를 통해 한국교회가 성찰해야 할 바를 진단한 칼럼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지 '브리콜라주 인 더 무비' 코너에서 영화평론을 하고 있는 박욱주 박사는 세 차례에 걸쳐 드라마 <구해줘>를 분석했다. 박 박사는 마지막 편에서 "정통을 기반으로 이단들을 분별하고 경계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올바른 실천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욱주 박사는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 계열 이단들은 드라마 <구해줘>가 묘사하는 것처럼 전형적인 사교(邪敎)집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기독교인들과 교회 밖 일반 대중의 관점으로 볼 때 기독교의 이단판정이 갈수록 설득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한국 정통 기독교회의 여러 불의한 모습들이 혹세무민을 자행하는 이단들의 부도덕한 행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 하나의 큰 원인이다. 여기에 더해 이단판정 기준에 일관성이 없었던 것도 주된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박사는 "이단의 문제는 오직 친구의 위험을 돌아보는 '촌놈 4인방'의 의협심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구해줘>가 전하는 메시지"라며 "극적 요소의 측면으로만 본다면 통쾌함이 느껴지는 결론이지만, 기독교인 입장에서 볼 때는 다소 씁쓸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어느덧 우리 사회가 이단 문제 대처에 있어 정통 교회에 문의하기보다, 세속적인 자구책 마련에 힘쓰는 것을 더 적절한 방안으로 여긴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라며 "이단 문제 파악에 있어 정통교회의 분석보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보도를 더 신뢰하는 모습이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교회들이 이단 대처에 있어 무능하다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해줘
▲구선원이 베푼 잔치에서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이단 사역자 강은실. 사회가 병들수록 이단과 변종 종교가 주는 위로에 빠져드는 영혼의 수는 늘어난다.

 

박욱주 박사는 "결국 한국 기독교 정통 교단들의 이단 대책 정상화는 질적 성장을 위한 교회개혁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며 "단순히 머리로만, 즉 교의의 지적 정통성 여부를 분별하는 방식으로만 이단에 대응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통 교단들이 각각 수호하고 있는 믿음의 내용을 진정한 정통으로 입증하려면, 중심(heart)과 삶(life) 전체가 그 믿음의 내용에 합치되어야 한다"며 "내세보다 현세를 수긍하는 것이 지배적 시대정신이 된 오늘날에는, 올바른 실천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해줘>의 사악한 교주 백정기를 통해, 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개신교 정통 교단 측 목회자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지 않은 시청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라며 "올바른 실천의 회복과 갱신 없는 바른 교리 수호 노력은, 결국 겉도는 방안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