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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 40일만에 남편 잃었지만, 그럼에도 가야 하는 이 길

기독일보 앤더슨 김 atldaily@gmail.com

입력 Sep 22, 2017 08:22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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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스쿨 강의 차 애틀랜타를 찾은 A국 B선교사를 인터뷰 했다. 오랜 준비 끝에 어렵게 열린 선교지에 발을 내디딘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살폭탄테러로 남편 선교사를 천국에 먼저 보내고, 두 딸과 여전히 그 땅에 남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A선교사. 5년 선교를 마치고 안식년 차 미국에 들어와 1년 가량 강의와 간증으로 섬기고 있는 그녀는 오는 12월, 이제는 선교의 동역자가 된 큰 딸, 언제나 엄마를 무조건 믿고 응원하는 작은 딸과 함께 새로운 마음으로 선교지로 향한다.(선교사 신변 보호를 위해 사진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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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에 부르심 응답했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난관'

B선교사는 이미 20년 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지만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미루기만 했다. 오래 걸렸지만 결국 선교사로 남은 생을 헌신하기로 결단 한 뒤, 가장 큰 난관은 가족들의 '결사적인' 반대였다. 신실한 크리스천 가정이었지만, B선교사 가정을 아끼는 마음에 가족들은 그곳만은 안 된다며 한 명도 빠짐없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출석하는 교회에서 조차 '왜 하필 A국인가?'라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이해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미 A국에서 두 번의 단기선교 경험이 있던 B선교사는 "단기선교를 통해 그 땅에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복음에 열려있고, 전하는 자가 부족한지 보게 됐어요. 그런데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렇다면 내가 가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죠. 저는 의사고 남편은 컴퓨터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특수한 선교지 상황에 가장 적합한 직업이었거든요. 만일 남편까지 망설였다면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 보다 하고 돌아섰을 거에요. 그런데 어릴 적 꿈이 선교사였던 남편은 선뜻 다니던 직장도 포기하고 더 적극적으로 선교를 추진했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 씩 나아가게 됐죠."라고 밝혔다.

가족과 교회의 반대, 경제적인 어려움 등 난관에 난관을 넘어 2년 만에 드디어 A국을 밟아 차근 차근 전문인 사역을 준비하고 있었다. 약 40일이 지났을 때, 큰 종교적 축제가 열려 남편은 사진을 찍겠다고 집을 나섰다. B 선교사와 아직 어렸던 두 딸은 복잡한 인파에 엄두가 안나 집에 머물기로 한다. 그리고 얼마 안돼 남편이 자살폭탄테러로 크게 다쳤다는 믿을 수 없는 비보를 전해 듣게 된다. 실상은 이미 천국으로 간 뒤였다고.

"남편의 죽음을 확인하고 그 마음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죠.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경황이 없던 중에도 감사한 것은 남편의 죽음이 선교사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미국과 유럽 선교사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습해주고 도와줬어요. 이런 저런 역할로 이렇게 많은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다는 걸 처음 알았죠. 그리고 많은 고민 끝에 남편을 그 땅에 묻었어요. 소식을 들은 많은 분들이 저와 남은 아이들을 염려하시면서 철수하라고 강권하셨지만, 제가 그냥 돌아가면 이곳 선교는 이대로 끝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폭풍 같은 반대를 뚫고 왔는데 남편이 이렇게 되고 돌아가면 다시 파송 받지 못하는 건 자명한 사실이었으니까요. 하나님의 뜻을 여쭐 때 '나는 어떤 결정이든 너와 함께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남편이 있는 그곳에 남았습니다."

담담한 소회지만 선교의 리더와 가장 큰 동역자를 순식간에 잃은 B 선교사의 상황에 가슴이 먹먹했다. B 선교사 역시 지금의 마음으로 정리되기 까지 '회의' '질문' '분노'의 단계를 거치며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답이 있었다며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믿는 자, 특별히 사역자의 죽음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삶과 죽음의 주권자이신 하나님께서 그렇게 어려움을 뚫고 들어간 이 곳에서 왜 남편을 데려가셨는지 질문했어요.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이렇게 물으셨죠. '그 사고로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었는데 그 중에 구원받은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가?'. 남편 한 사람만 천국 구원을 받은 거죠. 그 땅에서 40년 전쟁으로 100만 명이 죽었어요. 값 없는 구원의 은혜를 이들은 전혀 받지 못하고,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에 대한 하나님의 깊은 분노하심, 안타까운 마음... 그리고 다시금 저를 향해 주신 약속과 은혜가 절망 가운데 있던 저를 일으켜 세우셨고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비전스쿨 자료사진
(Photo : 기독일보) 비전스쿨 자료사진

남편의 순교 이후 열린 여성 사역

남편의 순교 이후 여성사역이 열려, 기본적인 의료선교와 제자훈련 등으로 섬기고 있다. 또한 한 대학의 한국어 교수로도 일하면서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복음을 전하는 일도 꾸준히 한다.

A국이 속한 문화권에서 여성은 교육수준이 낮고, 남편의 소유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저 집에 머물며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 외에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일이 전무한 상황이다. 몸이 아프고 병들어도 돈이 든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간혹 죽음을 감수하지 않고는 남편에게 한 마디 대립하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성 인권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B 선교사가 일주일에 한번 지역 여성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치료와 의약품은 이들에게 있어 절대적인 필요이기도 하다. 또 종교성이 강해 기도를 해준다고 하면 대부분 기쁘게 받아들인다. 이렇게 만나는 여성들 가운데 예수님을 영접한 이들을 모아 기도모임을 갖고, 단기선교팀과 동역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교회 예배를 열어 나가고 있다.

든든한 동역자로 얻은 두 딸, 이들과 함께 두려움 없이 선교지 나아갈 것

이번 안식년을 앞두고 B 선교사 마음에는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었다. 바로 십대가 된 큰 딸이다. 사역자이고 의사이기에 앞서 엄마임을 늘 생각한다는 그녀는 다시 남편의 순교 이후 자녀들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냐고 물었을 때, A국에 오기까지 모든 과정과 아빠가 순교하고 묻히는 모든 과정을 지켜본 큰 딸은 "하나님이 여기 보내셨어. 아빠도 여기 있으니까 우리도 여기 있자"고 답했다. 작은 딸은 "아빠 있고 엄마 있고 언니 있으면 나도 여기 있을래"라고 명료한 답을 내놨다고. 어린 아이들의 고백이 바로 하나님 응답의 확정이었다고 한다.

"모든 선교사들이 겪는 일이지만, 제 자녀들 역시 자신의 비전이나 믿음으로 선교지에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 안식년을 나왔어요. 아이들이 같은 길을 걷길 원하지만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으니까요. 기도하기는 다시 돌아갈 때 자녀들에게도 같은 마음을 주시길 원했죠. 미국에서 여러 선교대회에 같이 참석하면서 선교사로 헌신할 자들을 부르실 때 큰 딸이 나가서 기도를 받더라고요. 나중에 물어보니 기도할 때 마음이 A국 사람들이 생각나면서 복음을 못 듣고 죽으면 어떡하나 라는 마음에 울고 싶었고, 다시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주셨다네요. 작은 딸은 처음부터 언니가 안 간다고 해도 자신은 엄마 곁을 지킬 테니 걱정 말라고 다독여주던 아이였어요(웃음). 이제는 동역자로 사역을 같이 할 수 있게 하심을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사역 비전에 대해 묻자 B 선교사는 '공개사역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드러내놓고 사역을 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이런 '두려움'이 성장을 방해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또한 2년 전, 젊은 여성 한 명이 남성 종교 지도자의 거짓 선동으로 길에서 맞아 죽는 일을 계기로 여성들이 처음으로 공개 시위를 벌이고, 죽은 여성의 시신을 들고 대규모 행렬을 하는 등 여성들의 인식도 많이 열렸다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두려움만 뚫는다면 여성들도 사역자로, 남편과 자녀를 인도하는 기도자로 세워질 수 있다는 비전을 나눴다.

"이 땅 자체가 '두려움을 땅'입니다. 그런데 한번 단기선교 오신 분들은 계속 오실 정도로 복음에 열려있는 땅이며, 생각만큼 실질적인 위험이 크지 않아요. 미주 한인 교회들을 축복하셔서 지금까지 물질적인, 숫자적인 축복 많이 주셨는데 이제는 그것을 나눌 때,. 우리 세대 뿐 아니라 자녀들까지도 축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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