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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견고해질 수 있는... 연인·부부간 건강한 싸움의 기술

기독일보

입력 Sep 11, 2017 03:14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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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민호

사진 박민호

사람마다 자기가 힘들 때 스스로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힘든 마음은 큰 스트레스이므로 다른 방법으로 표출하거나 꾹꾹 누르거나 잔뜩 먹거나 음주 가무와 쇼핑을 하기도 한다. 또는 산더미 같은 일에 파묻히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스트레스를 건전하고 좋은 방법으로 푸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습관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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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부 여자들 중 너무 힘들면 입을 다물고 종적을 감추는 사람들이 있다. 남자도 그런 사람이 있지만, 여자가 더 많아 보인다. 대개 남자들은 사회활동이 더 많아 무작정 숨기 어렵고 일단 뭔가 문제가 있으면 빨리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여자들은 그 문제를 다시 꺼내 왈가왈부하는 것을 싫어하고 감기를 앓듯 시간이 지나야 거기서 헤어 나오는 것 같다.

남녀가 다투면 남자는 대개 뭐가 문제냐며 자꾸 쫓아가 귀찮게 하면서 일만 키운다. 여자는 자꾸 숨고 입을 다물어 남자의 속을 태워 또 일을 키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것은 기질 탓이기도 하지만, 여자들이 훨씬 더한 것 같다.

그런데 여자들이 이러면 남자는 매우 난감하다. 내가 아는 사람은 전도사 시절 한 연상의 여인과 어른들에게 떠밀려 중매로 결혼하고 지방에서 작은 교회를 개척했다. 두 사람은 큰 애정 없이 만난 데다 미자립교회까지 맡아 훌쩍 떠나게 된 것이었다.

어떤 성격인지 잘 모르고 결혼한 것도 모자라 함께 목회까지 하게 된 두 사람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모에게 바로 그 잠수하는 버릇이 있었던 것이었다.

전도사는 그런 것도 모르고 일단 목회를 시작했는데, 무슨 일로 다투기만 하면 아내가 집을 나가더라는 것이다. 남편이지만 아직 서먹하고, 싸우고 나면 잠자리도 불편해서 혼자 여관에 가서 자고 온다는 놀라운 이야기였다. 주일에 남편이 혼자 예배 준비를 하고 설교를 할 때도 사모는 보이지 않으니 교인들 눈치도 보이고, 아무튼 남편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부부 사이에는 싸워도 절대 나가거나 사라지면 곤란하다. 자녀가 있을 때는 더더욱 문제가 된다. 어떤 남성은 연애하는 여성과 다툴 때마다 겁이 난다고 한다. 또 사라질까봐 말이다. 다투기만 했다 하면 연락 두절에 아무리 불러도 메신저나 전화나 문자가 무응답이라는 것.

이런 잠수의 문제는 일을 필요 이상으로 확대시킨다는 데 있다. 애가 탄 남자는 온갖 안 좋은 상황을 다 예상해 보고 절망에 빠질 수 있다. 헤어지는 상황을 예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선 어디서 사고라도 안 당했는지, 다툰 정도가 심할 때는 죽은 게 아닌지 실제 상황보다 몇 배의 고민을 하게 된다. 주변에 탐문하는 과정에서 애정전선에 이상이 생겼다는 소문이 날 수도 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다시 연락이 되고 보면, 여자는 자기 혼자 감정을 다 추스르고 멀쩡해 보일 수 있다. 그러면 남자는 걱정했던 것도 잊고 다시 화가 나는 것이다. 놀이공원에서 실종된 아이를 찾아 헤맬 때는 오로지 찾기만을 간절히 바라지만, 막상 미아보호소에 있는 아이를 만나면 혼자 어디 갔었느냐고 한 대 때리고 안아주는 것과 마찬가지의 심정이다.

이런 일의 반복은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자주 발생하면 아예 싸움을 피하게 되어 두 사람의 문제는 속으로 곪게 된다. 제대로 건강하게 다투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혼자 감정을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은 몸에 잠이 필요하듯 꼭 필요한 시간이다. 이런 시간이 부족하면 사람은 바른 사고를 하기 어렵다. 이 시간의 길이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만일 이런 혼자만의 시간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대처하면 그 사태는 폭발할 수도 있다.

한 켤레의 구두만 신을 때 1년을 사용할 수 있다면, 같은 품질의 세 켤레의 구두를 번갈아 신을 경우 3년을 쓰는 것이 아니라 4-5년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사물도 한 물건을 집중적으로 사용할 때 복원 능력이나 견고함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듯, 사람의 마음도 휴식 없이 소모하기만 할 때 상황을 견디는 회복 능력이나 자기와 연인의 관계를 되돌아보고 그 다음 페이지를 준비할 여력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다툼 후에는 사랑이 견고해진다. 남자는 그것을 믿고 적당한 시간을 연인에게 주며 기다리는 인내와 배려가 필요하다. 그런 공백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복원하고 재정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한편 여성은 남자들의 조급함을 조금 이해해 주고, 최소한 무사한지 또는 어디에 있는지, 밤에 집에는 잘 들어갔는지 정도는 알려주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통보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잠수는 때로 아주 유용한 수영 기술이다. 그러나 잠수가 너무 길어지면 죽는다. 이처럼 혼자만의 시간은 적당하고 건강하게 보낼 때 이롭다는 것을 기억하고, 잠수 기술은 너무 자주 쓰면 별 효과 없다는 것도 기억하자.

김재욱 작가

사랑은 다큐다(헤르몬)
연애는 다큐다(국제제자훈련원)
내가 왜 믿어야 하죠?, 나는 아빠입니다(생명의말씀사) 외 다수
www.woogy68.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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