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

톰 레이너 | 정성묵 역 | 두란노 | 216쪽 

한국교회는 어느 시점부터인가 성장이 정체하거나 퇴보하고 있다. 그런 중 대형 교회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반면, 중소형 교회는 더욱 더 작아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실 오늘날 교회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찬란했던 유럽 교회의 교회당들이 텅 비어가고 있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고, 미국 교회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지 이미 오래다. 이제 한국교회도 이 같은 현상을 피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흐름에서 교회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결론은 시대적인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사고는 점점 발전하고 있는데 교회가 옛날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결코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 들이지 못할 것이다.

복음의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이지만, 복음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인프라는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성공적이기를 바란다면 따라야 할 단계들이 있다.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않는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본서의 제목은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이다. 이 문구는 저자인 교회 전문가 톰 레이너에게 한 목회자가 찾아와 자신이 겪었던 고초를 토로한 내용에서 발췌한 것이다.

그 내담자는 어떤 교회에 부임하여 8년여 동안 목회를 하였는데, 기존의 커다란 강대상이 너무 권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좀 더 교인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심플한 작은 강대상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교인들 사이에 분란이 일어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도 모르게 예전의 강대상이 되돌아와 있었다는 것이다.

톰 레이너는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리더들이 이런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의 8가지 단계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첫 번째 단계, 멈추어서 기도하라.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기초는 기도다. 기도는 모든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행위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변화를 이루어내기 어렵다.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없다. 변화의 시작은 기도에서부터 비롯된다. 기도할 때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다가올 난관을 돌파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현실의 절박성을 직시하고 알려라. 변화를 이루어내야 할 상황에 대해 성도들이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소통해야 한다. 소통하지 않은 대가로 많은 적들을 양산할 수 있다. 변화를 이루어낼 것인가, 안주할 것인가를 성도들이 결단하게 하라. 왜 교회가 지금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위험에 빠질 수 있는지에 대해 공감하게 하라.

세 번째, 열정적인 동역자를 찾아라. 어느 교회에나 건전한 의지를 가진 열정적인 교인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찾아서 같이 가라.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다. 마치 서부 활극 영화의 주인공처럼 혼자 모든 일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나 홀로 리더들은 실패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네 번째, 성도들에게 소망과 비전을 제시하라. 성도들은 리더에게서 소망과 가능성을 찾는다. 이러한 소망은 비전을 동반한다. 이 일을 위해 비전 선언문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 이 비전 선언문은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간단한 글이어야 한다.

다섯 번째, 목회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다루라. 변화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의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어떤 변화를 추진하든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이 때 비판하는 교인들을 위해 기도하라. 이들을 상담하고 문제를 놓고 함께 기도하라.

여섯 번째, 내부에서 외부로 초점을 이동하라. 교회 안에서 교회 바깥을 보게 하라. 지역 사회를 섬기려는 정신이 변화를 뒷받침해 준다. 목표는 내부에 초점을 맞춘 조직이라는 자연적 상태에서, 외부에 초점을 맞춘 초자연적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다.

일곱 번째, 작더라도 변화의 증거를 찾아라. 작은 열매가 큰 열매를 이루는 단초가 된다. 작은 열매를 맺는 일은 큰 변화를 위한 전초전이 될 수 있다. 큰 변화를 일으키려 하기 전에 작은 변화를 아름답게 이루고, 교인들이 큰 변화에 자신감을 갖게 하라.  

마지막 여덟 번째, 안주하지 말고 계속 변화를 실행하라. 복음의 절박성은 계속된다. 안주는 위험하다. 특정한 변화를 일으킨 후에 교인들의 마음 속에 비전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톰 레이너는 본서에서 위와 같이 교회의 변화를 위한 여덟 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지금 많은 교회들은 마치 인공호흡기를 달고 연명하고 있는 것처럼 위험한 상태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 숨이 끊어지고 말 것이다.

변화에 대한 저항력은 항상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생각을 내 생각으로, 그리고 내 생각을 교인들의 생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모든 교인들이 변화를 추구하는 일에 다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교회 전문가인 톰 레이너는 본서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에서 여러 교회들에 대한 임상실험을 통해 추출해낸 '엑기스'를 담고 있다. 그는 본서에서 학술적 접근보다는, 교회들이 공감하고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실제적인 이야기를 한다.

교회에서 변화의 새 물결을 일으키고자 하는 리더들은 본서를 통해 많은 깨달음과 방법론을 얻게 될 것이다. 변화의 과정에서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라고 경악스럽게 외치는 리더가 되지 않으려면, 본서를 곁에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채천석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대표, 필리핀 선교사